스펙보다 스토리에 자신 있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오디션이 있다. 기존 기업들의 채용방식을 통해 대학 서열과 영어점수로 줄 세웠다면 보지 못했을 다양한 인재들이 오디션을 통해 끼를 발산했다.
SK그룹 '바이킹 챌린지' 채용 오디션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충정로 L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간운데 끼를 발산하는 지원자와 숨은 원석을 찾아내려는 심사위원 간의 진땀나는 승부가 벌어졌다.
'바이킹 챌린지'는 스펙 없이 지원자의 '스토리'로만 평가하는 오디션 형식의 채용이다. SK는 '바이킹 챌린지'를 통해 상반기 인턴사원의 20%를 선발한다. 10분 내외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본인의 역량을 보여주면 된다. 정해진 형식은 없다. 각자 원하는 형태로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심사위원들에게 증명하면 된다. '바이킹 챌린지' 지원서에는 이름, 나이, 성별, 연락처, 최종 졸업연도만 적게 돼 있다. 말 그대로 '스펙파괴'다. 인턴과정 뒤 임원 면접을 통과하면 정직원이 된다.
이날 오디션 대상은 150명. 총 8개 방에는 과장~부장급 심사위원 2명이 앉아있다. 각 방 앞에는 오디션을 진행하는 스텝이 배치됐다. 지원자들은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이 띄워진 대형 모니터 앞에서 10여분간 자신의 열정과 자질을 뽐낸다. 이후 약 5분간 심사위원들이 심층 질문을 던진다.
이번 오디션에서는 청각장애임에도 IT분야에서 왕성한 대외활동 경험을 보유한 지원자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국내 최대 아르바이트 사이트의 '명예의 전당'에 오른 알바왕부터 김밥, 과일 노점상 등 자신의 경험을 엮어 책으로 펴낸 지원자도 있었다.
지원자들은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정장 차림이었지만 전날 오디션에는 인형 탈을 쓰고 온 지원자도 있었다. 지난해 오디션에서는 정비역량을 강조하기 위해 정비사복을 입고 오거나 해외활동 경력을 과시하기 위해 스리랑카 전통의상을 입고 온 이들이 눈길을 끌었다. 면접관 앞에서 과감하게 춤을 추거나 박수를 유도하는 지원자도 관심을 모았다.
관건은 자신의 끼와 재능을 직무와 연관짓는 것이다. 바이킹 오디션을 '슈퍼스타 K'로 착각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SK그룹 관계자는 오디션 특성 상 지원자의 자유도가 높다보니 단순한 '쇼잉'으로만 일관해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SK는 오디션 결과를 오는 28일 발표해 다음 달 중순부터 각 관계사별로 최종면접을 진행한다. 최종면접 결과는 6월 15~19일 발표되며 합격자는 7~8월 2달간 인턴을 거친다. 이후 임원면접을 통과하면 2016년 신입사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