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 기자
경주시 황남동 일원에서 발굴된 무덤에서 남⋅여 인골이 겹쳐진 상태로 발굴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여성의 무덤에 남성을 순장했다는 사실이 상당한 흥미로움을 주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최영기)이 실시한 경주시 황남동 일원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에서 20~30대로 추정되는 남⋅여 인골과 무덤 주인을 위한 금⋅은 장신구, 말갖춤(馬具) 등의 신라 시대 유물들이 출토됐다고 9일 밝혔다.
인골은 1호 '돌무지덧널무덤'(덧널 위에 돌을 쌓고 다시 흙을 덮어 만든 무덤)에서 2개체가 겹쳐진 형태로 출토됐다. 주 피장자(무덤에 묻힌 사람)로 보이는 아래쪽의 인골은 똑바로 누운 상태로, 허벅지 뼈가 얇고 두개골의 귓바퀴 뒤쪽 뼈 형태가 여성적 특징을 보인다.
다리뼈의 근육선이 두드러지고 치아의 크기와 닳은 정도 등으
위쪽의 인골은 주 피장자의 오른쪽 어깨 부근에서 치아가 노출되었고 다리뼈 등이 주 피장자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비스듬히 겹쳐져 있다. 안치 상태와 착용 유물이 없는 점으로 보아 순장자(무덤 주인과 함께 따라 묻힌 사람)로 추정되며, 종아리뼈의 가자미근선 발달 정도와 넓적다리뼈의 두께, 치아 등으로 볼 때 20대 정도의 남성으로 추정된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고대인의 무덤에 다른 사람을 같이 묻는 순장 풍습은 고구려⋅백제⋅신라⋅가야 모두에서 나타나지만, 이처럼 나란한 위치에서 성인인 주 피장자와 순장자의 인골이 발견된 경우는 처음인 것으로 확인했다.
여성의 무덤에 남성을 순장했다는 사실이 상당히 흥미로우며, 근육의 발달 정도와 함께 묻힌 말갖춤, 큰 칼 등의 유물로 볼 때 이 여성은 말을 타고 무기를 다루던 신라 귀족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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