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미국으로 유출됐던 조선 왕실의 의례용 도장인 '덕종어보' 반환식을 미국 시애틀미술관과 함께 개최했다.
어보(御寶)는 조선 왕실에서 국왕이나 왕비 등의 존호(尊號·덕을 기리기는 칭호)를 올릴 때 의례용으로 제작한 도장으로 종묘에서 신성하게 관리됐던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덕종어보는 고(故) 토마스 D. 스팀슨 여사가 1962년 미국 뉴욕에서 구입해 이듬해 2월 시애틀미술관에 기증했다. 문화재청과 시애틀미술관은 협상을 통해 지난해 11월 반환에 합의했다.
이날 반환식에는 킴멀리 로이샥 시애틀미술관장과 기증자의 외손자인 프랭크 베일리 시애틀미술관 이사가 참석,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덕종어보 반환과 향후 문화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했다.
가로 세로 모두 10cm크기에 무게는 4450g인 덕종어보는 조선 제9대 임금 성종이 세자 신분으로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인 추존왕 덕종을 기리며 '온문 의경왕'(溫文 懿敬王)이라는 존호를 올리기 위해 제작했다.
위엄 있고 단정한 모습의 거북 모양의 어보 손잡이가 도장 몸체인 인판(印板) 위에 안정감 있게 자리 잡고 있으며 거북의 눈과 코, 입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조선왕실의 위풍당당함과 굳건한 기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덕종어보 반환은 소장기관과의 협상을 통해 우호적으로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일본 유럽 등과 문화재 반환 협상에서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