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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부르는 북두칠성 이야기

이승민 기자

  • 기사등록 2015-03-27 08: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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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만 밤 하늘의 북두칠성.

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한 부부와 어린 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부부는 항상 열심히 일하면서 이웃들을 돕고 살았습니다. 심한 가뭄과 기근이 든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부부는 양식을 아끼며 어려운 시기를 버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 무렵 노승 한분이 목탁을 두드리며 시주를 받으러 오셨습니다. 부부는 식사로 준비하던 감자를 모두 스님에게 드리며 다음에는 꼭 쌀을 시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안해하는 부부를 뒤로 하고 스님이 막 싸리문을 나서려는 순간 밖에서 놀던 아들이 들어왔습니다. 아들의 얼굴을 본 스님은 갑자기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혀를 찼습니다. 스님을 배웅하던 어머니는 너무 놀라 스님께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몇 번을 망설이던 스님은 아이가 열 살을 넘지 못할 운명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운명을 바꾸려면 그 달 보름 산에 올라 바둑을 두는 두 노인을 찾아 그 중 한 분에게 부탁을 드리라고 합니다. 검은 옷을 입은 칠성님과 흰 옷을 입은 육성님이 바로 그 노인들입니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두 신선이 도술을 부려 모습을 감출 수 있기 때문에 기회는 단 한번 뿐이라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과연 어머니는 어느 신선에게 도움을 구해야 할까요?
 
밤하늘에서 북두칠성을 자세히 보면 일곱 개의 별 중 가운데인 네 번째 별이 조금 흐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별들은 모두 2등성인데 이 별만 3등성입니다. 북두칠성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작은곰자리(작은국자)의 북극성도 2등성이랍니다. 이런 이유로 어떤 전설에서는 북두칠성을 가진 큰곰이 작은곰을 잡아 북극성을 뺏으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그것을 막기 위해 용자리가 북극성을 감싸고 있다고 합니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끝에서 두 번째 별을 자세히 보면 작은 별 하나가 더 붙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물론 시력이 나쁜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이 작은 별은 시력검사의 별로도 불렸습니다. 2009년 한창 인기 있었던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하시나요? 그 드라마에서 북두칠성이 북두팔성이 되는 날 미실에 대적할 자가 나타난다는 진흥왕의 예언이 나옵니다. 북두칠성에 별 하나가 더 있다는 것은 바로 이 별을 가리키는 것인데, 물론 신라시대에 갑자기 나타난 별은 아닙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산에 올랐고, 드디어 두 신선을 찾았습니다. 칠성님은 성격이 괴팍하고 무서운 신선이라 절대로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것입니다. 한 번의 기회는 바로 육성님에게 부탁을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착한 육성님은 부탁을 받은 상태에서 바둑을 계속 둘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칠성님은 바둑을 계속 두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명록을 펴서 아이의 수명 옆에 0을 하나 더 써 넣었습니다. 아이의 수명이 100살로 늘어난 것입니다.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는 우리나라 옛 전절의 한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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