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방 밤하늘을 수놓는 치명적인 유혹 오로라! 자연 현상 중 오로라만큼 강한 감동을 주는 현상도 드물 것입니다. 오로라 폭풍을 경험한 사람들은 세상을 오로라를 본 사람들과 보지 못한 사람들로 구분할 정도로 그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신의 영혼으로도 불리는 오로라! 과연 그 빛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오로라는 태양에서 오는 전기를 띤 입자(양성자나 전자)들이 지구의 자기장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태양풍이라고 불리는 이들 입자들은 지구 자기장을 따라 양쪽 극지방으로 모입니다. 그리고 극지방에서 대기와 만나 충돌하는데 이때 에너지를 받아서 흥분한 대기 입자들이 정상 상태로 돌아가면서 내보내는 빛이 바로 오로라입니다.
우리가 보는 오로라는 대부분 산소 원자에 의해 생기는 빛입니다. 보통의 대기에는 질소분자와 산소분자가 약 4:1의 비율로 분포합니다. 하지만 땅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는 그 분포가 다릅니다. 100km에서 200km 사이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것은 질소분자와 산소원자입니다. 200km 이상에서는 산소 원자의 비율이 제일 높습니다. 고층 대기에 산소원자들이 많은 이유는 낮 시간 동안 태양 자외선에 의해 산소분자들이 산소원자로 쉽게 분해되기 때문입니다. 질소 분자는 산소 분자에 비해 결합력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분해되지 않습니다.
산소원자는 태양에서 오는 입자들(전자나 양성자)에 의해 중간 단계(1D)까지 흥분합니다. 이 단계에서 원래의 안정된 단계(3P)로 돌아갈 때 내는 빛이 바로 붉은 빛입니다. 산소 원자가 붉은 빛을 내고 안정될 때까지는 약 2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고도가 150km 이하로 내려오면 입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그 시간 이내에 다른 입자들과의 충돌로 에너지를 잃게 됩니다. 따라서 산소 원자의 붉은 빛은 입자들이 적은 150km에서 250km 사이에서 주로 보이는데 드물게 600km 이상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100km에서 150km 사이에서는 주로 산소원자의 녹색 빛이 보입니다. 산소원자가 녹색 빛을 내기 위해서는 중간 단계보다 더 높은 단계(1S)로 흥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산소원자에 비해 훨씬 작은 태양 입자들과의 충돌로는 이 단계에 이르기 힘듭니다. 여기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질소분자들입니다. 150km 아래에선 질소분자들이 충분히 많기 때문에 태양 입자들과의 충돌로 질소분자들이 먼저 흥분합니다. 그리고 흥분한 질소분자들이 다시 산소원자와 충돌하면 산소원자는 높은 상태(1S)까지 흥분하게 됩니다.
산소원자가 이 단계에서 중간 단계(1D)로 내려가는 데는 약 1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이 때 나오는 빛이 바로 녹색 빛입니다. 하지만 주위에 입자들이 많기 때문에 안정된 단계(3P)에 이르기 전에 다른 입자들과 충돌하게 됩니다. 산소원자의 에너지 상태인 안정된 단계(3P), 중간 단계(1D), 높은 단계(1S)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대학교 화학 수준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태양 입자들이 100km 근처까지 내려오면 직접 질소분자(정확히는 이온화된 질소 분자)들을 흥분시켜 빛을 내게 합니다. 질소분자들은 붉은 빛과 파란 빛, 자주 빛을 내는데 이 빛들이 서로 합쳐져서 핑크 빛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녹색 빛과 합쳐지면서 노란 빛이나 흰색 빛이 되기도 합니다. 녹색의 오로라가 커튼처럼 휘몰아칠 때 그 아래에서 핑크 빛이나 노란 빛의 오로라가 보이는 데 이때가 바로 오로라폭풍(aurora storm)이라고 하는 최대의 오로라가 보일 때입니다.
태양 입자들이 100km까지 내려와 질소 분자들을 흥분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입자들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오로라폭풍은 태양 폭발이 있을 때 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요즘은 특별한 태양 폭발이 없는데도 자주 오로라폭풍이 나타납니다. 과연 어떤 이유에서 오로라폭풍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미국항공우주국 NASA는 오로라폭풍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 2007년 THEMIS라는 지구 자기장 관측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과연 오로라폭풍의 원인은 밝혀졌을까요? 오로라 이야기 3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
생활천문학 강좌가 3월부터 시작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페이스북에 친구 추천을 해 주시거나 메일 (byeldul@nate.com), 또는 네이버 블러그 http://blog.naver.com/byeldul 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