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그레고리력- 로마 달력의 역사

이태형 박사 기자

  • 기사등록 2015-03-06 08:30:53
기사수정

율리우스력은 그 정교함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128년에 하루의 오차를 가집니다. 16세기 중반에 이르렀을 때 실제 춘분은 교황청이 정한 춘분일인 3월 21일보다 10일이나 빠른 3월 11일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그레고리우스 13세 교황은 천문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1582년 2월 24일 교황칙령으로 달력 개정을 공포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그레고리력입니다.

기독교인들이 이렇게 춘분을 중요하게 여긴 것은 예수가 부활한 날이 춘분 무렵에 뜨는 보름달 이후의 첫 안식일 다음날(일요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활절을 정하는데 춘분일은 매우 중요했고, 그 춘분일이 실제 춘분과 10일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은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불만이었습니다.

그레고리력은 일단 춘분점을 서기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의 결정대로 3월 21일에 고정하기 위해 달력에서 10일을 빼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1582년 10월 4일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이 10월 15일이 되었고, 그 해의 10월 5일부터 14일까지는 역사상 없는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스페인, 포르투칼 등 로마 교황청의 세력이 미쳤던 지역 사람들은 역사상 가장 긴 10일 동안의 잠을 잔 샘입니다.

1년을 길이도 365.2425일로 율리우스력(365.25일)보다 정교하게 정하면서 이에 따른 새로운 윤년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율리우스력에서는 4로 나누어지는 해에 모두 윤년을 두었지만 그레고리력에서는 4로 나누어지는 해 중 100으로 나누어지는 해에는 윤년을 두지 않고, 다만 400으로 나누어지는 해에만 윤년을 두게 했습니다. 조금 복잡하지만 이렇게 하면 1년의 오차가 26초(365.2425-365.2422 = 0.0003일 = 26초)로 줄어들어 3300년이 지나야 하루의 오차가 생기게 됩니다.

자, 그럼 그레고리력에 의해 윤년이 어떻게 결정되는 지 한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내년 2016년은 윤년일까요? 2016은 4로만 나눠지기 때문에 윤년이 되고 2월은 29일까지 있게 됩니다. 자, 그러면 이번에는 2100년을 보겠습니다. 2100은 4로 나눠지고 100으로도 나눠지기 때문에 윤년이 아닙니다.

결국 2100년 2월은 28일까지입니다. 끝으로 지난 2000년을 보겠습니다. 2000은 4로 나눠지고 100과 400으로도 나눠집니다. 따라서 2000년은 윤년이 되어 2월이 29일까지 있었습니다. 좀 복잡한 것 같지만 보통 사람들은 율리우스력과 마찬가지로 ‘4로 나누어지는 해는 무조건 윤년이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이 조건의 예외가 되는 2100년까지 살 수 있는 분이 있다면 그 해가 윤년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현재는 모든 나라들이 그레고리력을 쓰고 있지만 개정한 시기는 나라마다 틀립니다. 특히 개신교나 동방교회(정교회) 국가들은 오랫동안 기존의 율리우스력을 고수했습니다. 영국은 170년이나 지난 1752년에 와서야 그레고리력을 채택했는데, 9월 2일 다음날을 9월 14일로 바꾸면서 11일을 뺐습니다. 영국은 1751년까지 한 해의 시작을 March 25일로 했기 때문에 1751년은 December 31일까지로 282일밖에 안됩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axnews.co.kr/news/view.php?idx=14692
  • 기사등록 2015-03-06 08:30:53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윤석열의 72시간 침묵에 담긴 의미는 윤석열 각본, 윤석열 연출, 윤석열 주연의 엽기적인 부조리극의 발단과 결말 사이에 굴곡과 요동이 있었다면 도입부에서 텔리그램 메신저 프로그램의 앙증맞은 체리따봉 이미지로 등장했던 주인공이 마지막 대단원 부분에 이르러서는 자신의 우울한 표정과 무뚝뚝한 육성을 관객들을 향해 생생하게 드러냈다는 점이다
  2. 홍준표의 실패는 현재진행형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윤석열은 홍준표를 후계자로 낙점할까? 홍준표는 윤석열의 신임을 받아낼 수완은 차고도 넘친다. 그러나 폭넓은 국민의 지지를 확보할 역량은 빈곤하고 부실하다. 선수로서는 특급이되 지도자로선 이른바 폐급인 모순되고 역설적인 모습은 생계형 정치인의 최종 진화형인 생존형 정치인의 치명적 한계로 평가될 수...
  3. 윤석열, 이제야 정치인이 되려는가 전쟁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상대방과 총탄과 포화를 주고받는 일이다. 정치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교환하는 일이다. 윤석열은 야권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을 노려볼 만한 원내 의석을 확보한 연후에야 정상적 의미의 정치를 비로소 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의 검사에서 정치인으로의 때늦고 마지못한 변신이 그 ...
  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 앞두고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 열려 5월에는 서울 곳곳이 매력적인 정원으로 가득해질 전망이다. 오는 16일(목) 개막을 앞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자치구가 각 지역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경쟁을 벌인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협업하여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별로 정원을 조성하고 행...
  5. 환경실천연합회, 건설 현장 오염토양 무단 반출 여전 환경실천연합회(이하 환실련, 회장 이경율)가 최근 논란이 된 건설 현장의 오염토양 무단 반출에 따른 농지 불법 매립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양오염 정밀조사 단계를 거쳐 정화 처리하는 동안 건설공사 현장의 공정은 중단돼야 하고, 이에 따른 공사 지연 부대비용 발생과 오염토양으로 확인된 토사의 정화 처리 비용은 책정...
포커스 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