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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 - 무연고 사망자 사후행정처리 지원

이승민 기자

  • 기사등록 2013-11-29 15: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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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 참가 주민들이 변호사인 법률홈닥터로부터 ‘임종노트 작성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가 가족구조 변화와 이웃과의 관계 단절에 따른 무연고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죽음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시선’이란 캐치프레이즈를 가진 이 프로그램은 ‘임종노트 작성’과 ‘아름다운 여행’으로 구성돼 있다.

서대문구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제작한 임종노트는 ▲꼭 연락해야 할 사람 ▲주요 물품 보관 장소 ▲원하는 장례방식 ▲장례를 부탁하고 싶은 사람 ▲받을 돈과 갚을 돈 ▲유산과 유품 처리 ▲구청에 대한 유언집행 의뢰 ▲남기고 싶은 이야기 등을 기록하기 위한 면으로 짜여 있다.

▲ 지자체 최초, 임종노트 제작

동 주민센터나 구청에서 임종노트를 받을 수 있으며, 여기에 있는 ‘임종노트 스티커’를 신분증에 부착하면 사망자 발생 시, 보다 신속하게 고인 의사가 반영된 장례와 행정처리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서대문구청을 유언 집행자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자필로 이 같은 희망사항을 임종노트에 기재한 뒤 구청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임종노트는 연고자가 있는 경우에도 미리 자신의 죽음과 의미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무연고자 사망 시, ‘상속인 없는 재산의 관리인’에 관한 민법 제1053조에 따라 오랜 시간 소요되던 유품 정리와 무연고 사망 당사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던 장례 절차도 개선될 전망이다.

▲‘아름다운 여행’ 통해 버킷리스트 작성

초등학생 4학년 이상 참여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여행’은 고양시에 위치한 서울시립승화원을 방문해 이뤄진다.
이곳에서 주민들은 죽음에 대한 인식개선, 화장 문화 바로 알기, 자살예방과 생명존중에 관한 강의를 청취한다. 청소년은 생명사랑서약서도 작성한다.

또 수골실, 봉안시설, 유택동산 등을 둘러보고 이별상자와 버킷리스트(bucket list)를 작성한다.

‘아름다운 여행’ 프로그램은 올해 7월 서대문구와 서울시립승화원 간의 MOU 체결에 따라 무료로 제공된다.

▲ 11월 8일 첫 ‘아름다운 여행’ 진행, 임종노트 작성교육도

이달 8일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신청한 60세 이상 주민 15명이 참여한 가운데 첫 ‘아름다운 여행’이 진행됐다.

이들은 승화원에서 강의 청취와 시설 견학을 한 뒤, 버킷리스트에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 best 5', '삶에 대한 나의 각오’ 등을 기록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서대문구청 회의실로 이동해 무료 법률홈닥터로부터 임종노트 작성 방법과 효력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또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제목이 붙은 임종노트를 직접 작성했다.

▲ 무연고자들의 든든한 사회안전망 만든다

문석진 구청장은 “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이 인생을 보다 값지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주위 무연고자들에 대해 우리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고 서대문구도 이들의 좀 더 든든한 사회안전망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대문구는 올해 5월 마을장례지원단 ‘두레’를 발족하고,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마을장례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이 과정에서, 무연고 사망자 사후행정처리 지원을 위한 ‘임종노트 작성’과 죽음을 생각하며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여행’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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