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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프랑스한국문화원,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강이연 개인전 ‘Illumination’ 개최 -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 작가, AI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조명하다 - 피민코 재단의 압도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몰입형 전시

임지민 기자

  • 기사등록 2026-04-23 12: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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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연 개인전 설치 작품 구성 예상도 © YIYUN KANG STUDIO

주프랑스한국문화원(원장 김동일, 이하 문화원)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오는 4월 24일(금)부터 6월 21일(일)까지 피민코 재단(Fondation Fiminco)에서 디지털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의 개인전 ‘Illumination’을 개최한다. 문화원과 피민코 재단의 협업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기술 가속화가 초래한 현대 사회의 혼돈을 시각화하고, 인공지능(AI) 시대가 마주한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조명한다.

 

전시 제목인 ‘Illumination’은 ‘깨달음’이나 ‘각성’ 등 단순히 빛을 비추는 행위를 넘어, 보이지 않는 구조와 숨겨진 메커니즘을 ‘드러내고 폭로하는’ 비판적 각성을 유도하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강이연 작가는 피민코 재단의 상징적 공간인 라 쇼프리(La Chaufferie)의 압도적인 규모(높이 14m, 면적 1200㎡)의 공간적 특성을 극대화해 공간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변모시킨다.

 

동 전시는 대규모 데이터 기반 설치 작업, 첨단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영상 작품, 몰입형 오디오 비주얼 작업, 드로잉 연작으로 구성된다. 인공지능(AI)에 대한 두려움과 마주하는 것에서 출발해 분리 불가능한 연결의 총체적 네트워크를 제시하는 여정으로 전개된다.

 

‘Great Anxiety’ 인공지능이 촉발한 집단적 불안의 가시화

 

전시의 서막을 여는 1층 메인홀의 ‘Great Anxiety’는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이 촉발한 집단적 불안을 가시화하는 대규모 설치 작품이다. 금속 필름으로 직조된 거대한 막이 빛과 소리에 반응하며 공간을 장악하고,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흐름을 물리적 파동으로 변환해 인공지능(AI)에 대한 불안이 개인을 넘어선 사회적 집단 현상임을 역설한다.

 

관람객은 라 쇼프리 공간 전체를 메우는 몰입형 감각장 안에서 AI의 매혹적이면서도 동시에 섬뜩한 실체를 동시에 직시하며, 기술 가속화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성찰하게 된다.

 

‘Echo Chamber’ 알고리즘이 가둔 이분법적 세계와 주체의 자각

 

2층 갤러리에 설치된 ‘Echo Chamber’는 오늘날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담론의 극단적 양극화를 직접 체험해 보는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이다.

 

인공지능(AI)의 근본적 불투명성은 대중으로 하여금 그 공백을 ‘장밋빛 환상’ 혹은 ‘두려운 공포’라는 극단적 서사로 채우게 만들며, 알고리즘과 자본의 논리는 이러한 분열을 더욱 심화시킨다. 관람객은 챗봇과의 대화를 시작하지만, 그 흐름은 이내 맹목적 찬사와 압도적 부정이라는 두 가지 극단 중 하나로 강제된다.

 

이 시스템 안에서 중간 지대의 뉘앙스는 허용되지 않으며, 탈출 또한 불가능하다. 그러나 바로 그 막힘의 순간, 역설이 발생한다. 극단으로 내몰리는 경험을 통해 이분법적 틀을 감각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관람객이 오히려 자신의 주체적 의지를 자각하고 그 너머를 상상할 수 있는 내면의 동력을 일깨운다.

 

‘Entanglement’ 이분법을 넘어선 ‘얽힘’과 공존의 가능성

 

2층 암실에서 전시되는 ‘Entanglement’는 인간과 기계를 끊임없이 분리하고 통제하는 이분법적 사고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몰입형 영상 설치 작품이다. 뇌와 양자 컴퓨터, 신경망과 유기체가 뒤엉키는 몰입형 영상 속 관람객은 스크린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모든 존재의 복잡한 상호 연결을 마주하며, 모든 것이 서로 ‘얽혀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불안은 비로소 공존의 가능성으로 전환된다.

 

‘Illumination’ 전시의 개별 작업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연작 ‘Plotter Drawing Series’도 함께 전시된다. 작가가 직접 설계한 AI 코딩과 생성형 툴의 데이터 흐름을 플로터를 통해 종이 위 정밀한 선으로 옮기며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을 탐구한다.

 

강이연의 개인전 ‘Illumination’은 기술의 방향과 의미를 결정하는 것이 결국 인간의 성찰과 주체성에 달려 있음을 제안한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불안을 직시하는 데서 나아가, 두려움을 넘어 기술과 인간 그리고 생명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공존을 상상하게 할 예정이다.

 

김동일 문화원장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성사된 강이연 작가와 피민코 재단의 이번 협업은 첨단 기술과 예술적 성찰이 만나는 지점에서 양국 문화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미학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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