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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기회소득이 준 힘…“평가 대신 관심, 계속 연주할 수 있다” - 거문고 연주자 김은선 씨가 말하는 보편적 지원의 의미 - 경기도, 3년간 예술인 2만7천 명에 기회소득 지급 - 경쟁·탈락 없는 지원으로 창작 지속성·연대 강화

임지민 기자

  • 기사등록 2025-12-15 12: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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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을 받은 거문고 연주자 김은선 씨는 평가와 탈락 중심의 기존 지원과 달리 보편적 지원이 예술 활동을 이어갈 힘이 된다며 “관심과 인정을 보여주는 정책 덕분에 예술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거문고 연주자 김은선 씨

부천을 중심으로 공연과 교육 활동을 이어온 경력 20년 이상의 거문고 연주자 김은선 씨는 예술인 기회소득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편성을 꼽았다. 김 씨는 “예술인 기회소득은 차별하지 않잖아요. 지원했고 어느 정도 일정 소득 같은 조건만 부합되면 모두 받을 수 있어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국립국악중학교와 국립국악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김 씨는 20년 넘게 초·중·고등학교에서 국악 교육을 해왔고, 경기·서울·인천을 중심으로 국내외 연주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수원에서 열린 예술인 기회소득 관련 포럼에 참석한 뒤 정책 의견을 제시하는 등 제도에 적극 참여해왔다.

 

김 씨는 기존 창작지원금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다른 예술인 지원사업은 기획서를 쓰고 선택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부터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데 문제는 심사위원들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선정된다는 점이다”라며, 탈락 과정에서 예술인들이 받는 상처를 언급했다. 그는 “탈락했을 때 지원금을 못 받은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예술인들이 가장 속상한 것은 ‘내가 인정받지 못한 건가’, ‘내 예술은 잘못된 건가’라며 많이 상처를 받기도 하더라”고 했다.

 

신청 절차의 간편함도 장점으로 꼽았다. 김 씨는 “손이 덜 간다. 지원 서류를 몇십 장씩 준비하고 인터뷰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작품성은 뛰어나지만 기획서나 인터뷰에 부담을 느끼는 예술가들에게 예술인 기회소득은 큰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회소득이 주는 책임감도 강조했다. 그는 “도민들이 봤을 때 한쪽에만 주는 혜택이나 차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더라”면서 “그래서 더욱 지역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결국 모든 지원사업은 도민들의 세금이니까”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보릿고개를 겪는 예술인들에게 월세나 관리비 같은 현실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데 엄청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씨는 예술인들 사이의 관계 변화도 언급했다. “다른 지원사업은 다 경쟁자다”라며 “하지만 예술인 기회소득은 공평하고 내가 저 사람 때문에 떨어진다라는 그런 염려나 두려움이 없다. 다들 ‘시작됐대’ 하면서 서로 챙겨준다”고 말했다. 금액 확대와 지급 방식 선택권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은 2023년 시작돼 2023년 7,252명, 2024년 9,172명, 2025년 1만 731명 등 3년간 2만 7,155명에게 지급됐다. 도내 28개 시군 거주 예술활동증명 유효자 중 19세 이상, 중위소득 120% 이하 예술인을 대상으로 연 150만 원을 지원한다. 경기도는 페스티벌과 상설무대 운영을 통해 재정 지원을 넘어 공연·전시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김 씨는 “우리의 활동이 모두에게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이렇게 관심받고 인정받는다는 걸 느꼈다”며 “주변 예술인들도 지치지 않고 계속 예술 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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