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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단일화하면 영원히 죽는다 - 난닝구와 빽바지와 떨거지의 천하 삼분지계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5-05-23 19: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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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떨거지를 떨거지라 부르다


‘단일화 거간꾼’ 안철수와 ‘윤석열 아바타’ 김문수의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는 순간 이준석은 정치적으로 불귀의 객이 될 게 뻔하다. 사진은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떨거지.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겨레붙이나 한통속으로 지내는 사람들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이 ‘떨거지’가 대한민국 제도정치권의 사전에 드디어 공식적으로 편입·등재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내란수괴 피고인 윤석열 주변을 여전히 맴돌며 당내 기득권을 유지하려 광분하는 중인 친윤석열계 구태 정치꾼들을 ‘친윤 떨거지들’이라고 단호하게 규정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벌어진 새천년민주당 분당 사태 와중에 거의 동시에 등장한 ‘난닝구’와 ‘빽바지’가 사반세기 가까이 양분해온 한국의 정치생태계에 이로써 떨거지가 바야흐로 새롭게 진입하게 되었다. 난닝구와 빽빠지와 떨거지의 천하 삼분지계는 이념과 철학이 중심이 되지 못한 채 이권과 인맥을 매개고리로 삼아 이합집산을 거듭해온 우리나라 정치판의 쑥스러운 민낯이라 하겠다.


난닝구와 빽바지와 떨거지들 동급으로 취급해선 곤란하다. 이들 사이에는 명확한 위계와 우열이 엄존한다. 민주주의의 발전과 정착에 이바지한 공로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빽바지는 난닝구 앞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이를테면 군사독재 정권 아래에서 겪은 고초의 총량과 밀도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감히 견줄 바가 못 된다.


반면, 나라와 국민에 미친 해악을 따지면 떨거지들이 단연 압도적이다. 단적으로, 국민의힘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현 원내대표 부류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과연 어떠한 긍정적 기여를 해왔는지는 안철수 의원이 한때 표방했던 ‘새정치’만큼이나 아직껏 오리무중이다.


총화하자면 난닝구는 공이 8할에 과가 2할이다. 빽바지는 공과의 무게가 엇비슷하다. 윤석열 정권에서 급속히 번식·득세한 떨거지는 공로는 쥐꼬리요, 과오는 그야말로 태산만 하다는 측면에서 실로 독보적 존재라 하겠다.


난닝구와 빽바지와 떨거지의 천하 삼분지계는 과연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까? 떨거지들의 숙주 역할을 해온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현재로선 법원에서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짙다. 윤석열은 내란죄 하나만으로도 여생을 감옥에서 썩어야 한다. 김건희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혐의들은 역대 영부인들이 흔히 연루됐던 권력형 비리가 사소한 경범죄로 보이게 만들 지경이다. 그는 비유적 맥락이 아닌 실질적 의미에서 한국의 이멜다 마르코스로 자리매김할 게 확실하다. 김건희는 국정농단 차원을 훌쩍 뛰어넘어 아예 국정을 주도했다. 윤석열 정권 패망과 보수진영 종말의 일등공신일 그는 여러모로 중형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친윤 떨거지들은 윤석열과 김건희의 합성어인 세칭 ‘윤건희’를 대체할 새로운 생존수단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떨거지들의 상당수는 윤석열이 강행한 12·3 불법 비상계엄을 적극적으로 동조·옹호해왔다. 정치생명의 연장은 차치하더라도 언제 사법처리 대상으로 분류돼 검찰이나 경찰, 또는 공수처의 포토라인에 서야 할지 모르는 처지이다.


국민의힘의 당권은 떨거지들에게는 최후로 의지할 수 있는 피난처이자 보호막이다. 제1야당 당권을 악착같이 틀어쥐고 있어야 ‘정치 보복’ 타령과 ‘야당 탄압’ 프레임을 필요할 때마다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연유에서이다. 야당에서 당권을 놓치고 비주류로 전락하면 정치 보복도, 야당 탄압도 맘대로 외치지 못하는 게 한국의 비정한 정치 현실이다.


이준석 후보 대선 캠프의 공보단장인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 대변인은 친윤석열계 인사들이 국민의힘의 당권을 양도해주는 조건으로 후보 단일화를 흥정하려 했다고 까발렸다. 여느 때 같았으면 이 대변인의 느닷없는 폭로를 정치공세용 허장성세쯤으로 치부했으리라. 그러나 상대는 한동훈 전 대표가 떨거지라고 비판하며 치를 떤 자들이다. 윤석열처럼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인간들이 다름 아닌 친윤들인 탓이다.


준비된 토사구팽 음모, 후보 단일화


친윤들이 그 아까운 당권을 매물로 내놓은 데는 저들 나름의 계산속이 작용하고 있다. 이준석에게 잠시 위탁한 당권을 곧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바로 그 속내이다.

 

이준석은 회사의 정상화를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영입한 전문경영인일 뿐이다. 회사의 정상화, 곧 대통령 선거의 승리를 이루지 못했으니 곧장 용도폐기돼야만 한다는 게 친윤석열 세력이 이준석을 두 번째로 토사구팽하면서 내세울 알량한 명분일 것임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김문수와 이준석은 단일화해도 이재명에게 왜 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


첫 번째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영혼 없는 표 찍는 기계들처럼 고분고분 찍어줄 리 만무하다. 이준석 지지자들은 후보자로 막대기를 꽂아놔도 찍어주기 일쑤인 거대 양당의 집토끼들을 무척이나 혐오해온 터이다.


두 번째로, 소위 범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에 위기감을 느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층이 더 강력하게 결집할 게 명약관화하다. 이로 말미암아 수도권에 거주하는 4050 세대 유권자들과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개연성이 높다.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일 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지지자들이 김문수를 어떻게든 떨어뜨리는 역선택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김문수와 이준석이 단일화를 한들 패배할 게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친윤들이 정치개혁의 기수에서 후보 단일화의 거간꾼으로 업종을 전환한 안철수를 삐끼로 앞세워 이준석을 국민의힘으로 끌어들이려는 근본적 동기는 한동훈 저격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을 복당시키고, 윤석열의 딸을 자처하는 입 걸쭉한 새댁 김계리 변호사를 전격적으로 입당시킨 속셈과 똑같다. 눈엣가시 같은 한동훈을 흔적 없이 깔끔하게 제거해줄 살인 청부업자로 이준석을 싼값에 써먹겠다는 고도의 이이제이 전략이다.


문제는 한동훈 숙청에 성공하면 장예찬과 김계리에게는 두둑한 보상이 따르겠지만, 이준석은 또다시 잔인하게 토사구팽을 당할 게 뻔하다는 데 있다. 이준석을 당대표에서 축출한 1차 토사구팽이 치밀하게 계획된 토사구팽이었다면, 그를 비대위원장에서 내쫓을 2차 토사구팽은 철저히 준비된 토사구팽인 것이다.


이준석 후보가 정치에 입문한 이래로 걸어온 궤적을 삐딱하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물들은 이준석이 투표일 임박해 단일화를 받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준석의 후보 사퇴를 예견하는 이들 중에는 이준석과 최근까지 당을 함께한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 그들의 주장이 맞을지, 틀릴지는 대선 본투표 시간이 시작되는 2025년 6월 3일 오전 6시가 돼봐야 확실하게 검증될 것이다.


이준석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온 필자가 확신을 갖고서 단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준석 후보가 잠시 살되 영원히 죽는 길을 가겠다면 김문수 후보 측의 단일화 제안에 쌍수 들고 호응해야 한다.


반대로, 당장은 배고플지언정 오랫동안 사랑받고 지지받는 대중정치인으로 대성하겠다고 작심했다면 이준석은 기자회견에서 약속한 바대로 개혁신당의 대통령 선거 입후보자로서 21대 대선을 이 악물고 완주해야 옳다. 요번 대선에서 이준석을 찍기로 결심한 국민들보다는 다음 대선, 혹은 다다음 대선에서 이준석을 지지하겠다고 마음먹은 유권자들이 훨씬 많을 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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