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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제는 분당할 때다 - 한동훈의 중도보수와 윤석열의 극보수로 나눠져야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4-04-26 23: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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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제부터가 진짜 암흑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에 대한 ‘그립(Grip)’을 한층 더 단단히 쥐려 하는 현재의 흐름에서 한동훈이 대표하는 국민의힘의 비영남권 세력은 수도권 기반의 보수 신당의 과감한 창당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는 찐윤 이철규 의원의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설을 보도한 TV 조선 뉴스 화면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암흑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에 대한 장악력을 조금도 늦출 생각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철규 의원이 집권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소식이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이철규 의원 본인이 적극적 부인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그의 원내대표직 출마는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듯한 분위기이다.

 

이철규는 윤 대통령에게는 음지와 양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온 요긴하고 쓸모 많은 멀티 플레이어 같은 인물이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축출하는 데 선봉에 섰다. 이번 22대 총선 국면에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용산 대통령실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 시도할 적마다 한동훈의 이러한 몸부림을 초동 단계에서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기동타격대 구실을 톡톡히 해왔다.

 

윤석열의 호위무사이자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활동해온 친윤 중의 친윤, 곧 이른바 ‘찐윤’이 다름 아닌 이철규인 형국이다. 이런 이철규가 용산과의 사전 교감 없이 온전히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집권당의 원내 사령탑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얘기한다면 그야말로 소가 웃을 소리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이중으로 통제장치를 설치하려 하고 있다. 첫 번째 통제장치는 방금 필자가 분석한 것처럼 심복인 이철규를 원내대표에 앉히는 것이다. 두 번째 통제장치는 충남 지역구에서 낙선해 조만간 금배지를 가슴에서 떼어야만 할 처지인 정진석 의원을 신임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기용한 것이다.

 

여기서 잠깐 필름을 거꾸로 되돌려본다면 윤석열의 이준석 제거 작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는 바로 정진석이었다. 정진석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준석이 현지에 도착하기 무섭게 자당의 당수를 저격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고, 이를 계기로 이준석을 겨냥한 친윤석열 세력의 조직적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진석의 가히 기행에 가까운 윤 대통령을 향한 과잉충성 행각은 이쯤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며칠 전 지적한 바대로 당심 100퍼센트의 전당대회 경선 규칙을 급조해 공당인 국민의힘을 윤석열 대통령의 사당으로 완전히 전락시켰다. 정진석은 국민의힘을 3연패의 나락으로 빠뜨린 비민주적인 수직적 당정관계를 설계하고 집행한 당사자였던 셈이다.

 

정진석은 자신의 이와 같은 과오와 관련해 여태껏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본인의 실책과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도, 뉘우치지도 않는다는 측면에서 정 의원은 윤 대통령과 코드가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다고 하겠다.

 

윤석열의 암묵적 지시 또는 지지 아래 정진석이 도입을 밀어붙인 민심 빵 프로, 당심 백 프로의 룰은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에 의해 열렬히 찬양ㆍ옹호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홍 시장 사이의 느닷없는 밀월관계가 윤석열의 권위주의와 홍준표의 기회주의가 혼종ㆍ유착돼 탄생시킨 별로 거룩하지 않은 야합의 산물로 응당 평가절하돼야만 하는 까닭이다.

 

160인의 여당 낙선자들, 이대로 희망 없는 낭인이 되려는가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과 언론을 상대로 약간의 양보 섞인 유화책을 선보이는 중이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여야 영수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무려 522일 만에 대통령실 청사 1층의 브리핑실에 나타나 기자들의 질문을 직접 받았다.

 

반면, 여당을 절대로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결의만은 더더욱 확고해지는 모습이다. 이준석 징계와 추방에 혁혁한 공을 세운 정진석과 이철규 두 사람을 투 톱으로 내세워 국민의힘을 일사불란하게 관리하고 감시하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당심 100프로의 현행 규칙대로 실시될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차기 당대표의 행동반경이 김기현 전 대표나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유형의 윤 대통령 아바타이자 꼭두각시 노릇에 머물 터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윤석열의,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을 위한 사당 용도로만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기능할 국민의힘에서 한동훈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을까? 수도권을 중심으로 160명에 달하는 국회의원 선거 낙선자들의 활로가 과연 열릴 수가 있을까? 답은 당연히 “아니오!”이다. 개혁보수를 표방하고 지향하는 진영에게 아무런 희망과 대안도 제시해주지 못하는 게 극우 뉴라이트가 판치는 용산 대통령실이고, 비좁은 가두리 양식장 안에서 행복해하는 영남의 구태 기득권 정치인들인 탓이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을 비롯한 영남권 당선자들은 당이 일부 특정 지역에 기반한 강경 극우 노선으로 가일층 치달아야 한다는 식으로 목청을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설령 영남 자민련으로 위상이 추락하고 입지가 위축돼도 자기들은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게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주류의 공통된 반응이고 일관된 태도이다.

 

그러한 조건과 환경에서 영남권 이외의 곳들에 터전을 잡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과 당원들은 영원한 불가촉천민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당권파에게 그들은 기껏해야 ‘때마다 꼬박꼬박 당비 내는 기계’ 정도로 업신여겨지기 마련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중에 윤석열 정권의 공과를 주제로 장문의 정식 백서가 발간되면 악당(Villain)으로 등장할 게 명확한 이진복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안철수 의원의 당대표 출마 포기를 압박하며 협박조로 말했다는 이야기다. 나는 이진복이 발설한 기분 나쁘고 소름 끼치는 이 말을 한동훈을 필두로 하는 국민의힘 비영남권 인사들에게 이렇게 각색해 들려주고 싶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다.”

 

“사즉생, 생즉사”라고 했다. 한동훈과 160명의 낙선자들이 영남 자민련 내에서 살려고 들면 결국에는 정치적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게다. 반대로 영남 자민련 밖으로 분연히 나아가 죽기를 각오하면 미구에 살길이 열리리라.

 

이준석 대표 주도로 창당된 개혁신당은 그러한 교훈의 가치와 유효성을 이미 실천적으로 용감하게 증명해냈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제도정치권의 오갈 데 없는 미아이자 낭인으로 영구히 박제될지도 모를 160명의 국민의힘 총선 낙선자들이 특별히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소중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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