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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호남 때리기’의 속셈은 - 이준석이 지은 호남 농사, 윤석열이 와서 다 망쳐놔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3-04-10 18: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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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선택적 충격과 공포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친윤 지도부가 정운천 전 의원에게 전주을 재선거의 참패 책임을 막무가내로 전가하는 행위는 의도적인 호남 포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미지는 여당의 정운천 징계 추진에 분노ㆍ반발하는 호남권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층의 동향을 보도한 MBC 문화방송 뉴스 화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


이 오래된 한마디 속담이 지금 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의 실체와 전말을 말해주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운천 전 의원을 며칠 전인 4월 5일에 실시된 전북 전주을 지역구 재선거 참패의 희생양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4월 5일 수요일 재보궐 선거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친위정당으로 완벽히 개조된 뒤 처음 치르는 선거였다. 성적은 이미 알려진 바대로 처참했다. 이준석 전 대표 체제 시기와 비교해 호남과 영남에서 골고루 득표율이 폭락했다. 윤 대통령의 극렬 지지층만 고집스럽게 외면하는 지극히 객관적 현실이다. 윤석열은 “이준석에도 불구하고” 대선에 승리한 게 아니었다. 그는 “이준석 덕분”에 대통령에 운 좋게 당선될 수 있었음이 요번 재보궐 선거를 계기로 명약관화하게 드러났다.


상대방이 저지른 불의한 행동에만 분개하는 ‘선택적 분노’는 문재인 정권과 윤석열 정권을 아우르는 공통된 특징이다. 윤석열 정권은 기존의 선택적 분노에 새로운 한 가지 범주를 추가한 양태다. 바로 ‘선택적 충격과 공포’이다.


울산은 윤석열 대통령이 체면이고, 염치고 모조리 내팽개친 채 기를 쓰고 당대표로 옹립한 김기현 의원의 안방 같은 도시이다. 게다가 시의원 보궐선거가 펼쳐진 울산 남구는 울산의 강남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영남권을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부촌이다. 이곳에서 국민의힘은 작년 6ㆍ1 지방선거와 견주어 무려 20퍼센트 가까이 지지를 잃었다. 재보궐 선거에서 나이 많고 보수적인 장노년층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도가 전통적으로 높았던 사실을 고려하면 낮은 투표율은 정권 측에 유용한 핑곗거리가 되기 어렵다.


현 정권은 시의원은 물론이고 교육감마저 진보진영에게 무기력하게 헌납한 울산에서의 선거결과를 애써 모르쇠하고 있다. 친윤계 김정재 의원의 표현을 잠시 빌린다면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필요가 전연 없는 ‘골목 선거’로 어떻게든 평가절하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정재는 방송에 출연할 적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맹목적 찬양과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한 막무가내식 흠집 내기로 일관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전형적인 윤핵관 호소인이다.


용산 대통령실과 집권 국민의힘을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기겁하게 만든 선거는 따로 있다. 필자가 서두에 언급한 전주을 재선거이다. 윤석열 정권은 영남에서의 예상 밖 완패에도 태연한 표정을 띠었다. 반면, 호남에서의 일찌감치 예고된 패배의 주범을 찾느라 당 전체가 호들갑을 떠는 분위기이다. 가히 선택적 충격과 공포의 극치인 셈이다.


다수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진노한 까닭은 호남 지역에서의 ‘윤석열의 국민의힘’의 지지도가 ‘이준석의 국민의힘’의 지지율의 정확히 반 토막이 나버린 데 있지 않다. 집권여당이 전주을 재선거에 공천한 출마자가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그리 아름답지 않은 주제의 이야기로 집요하게 저격해온 안해욱 씨에게조차 뒤지는 저조한 득표를 거둔 게 윤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후문이다.


나는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의 느닷없는 선거판 등장이 가뜩이나 국민의 불신과 조롱을 사고 있는 우리나라의 제도권 정치를 가일층 희화화시켰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김건희 여사가 철없던 젊은 시절 무슨 일을 했든지 간에 그건 이제는 어느 한 여인네의 지나간 과거사일 뿐이다. 만에 하나 안해욱 씨의 주장이 맞다고 한들 그래서 어쩌겠다는 건가?


관건은 김건희 여사가 “지금 이 순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개되는 상황만으로도 김 여사를 비판할 명분과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그러므로 안해욱의 출마에 관한 시시비비와 왈가왈부는 호사가들을 위한 유튜브 방송용 먹잇감은 될 수 있을지언정, 이준석 체제 당시 거침없는 기세로 조만간 호남 상륙에 성공할 것처럼 보였던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의 호남권 교두보 구축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온 정운천을 하필이면 부활절을 즈음해 십자가에 못을 박은 저간의 배경을 충분하고 소상하게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정운천 제거는 호남 때리기의 일환


본질은 안해욱 표가 왜 그렇게 많이 나왔느냐에 있지 않다. 국민의힘 후보자의 표수가 어째서 그렇게 적느냐에 달렸다.


윤석열에게 장악된 국민의힘과 창당 초기의 열린우리당을 단단히 묶어주는 확고한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다름 아닌 “호남을 때려야 영남에서 표가 나온다”고 철석같이 확신하는 망국적인 영남패권주의적 발상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계열 인물들은 전국정당화를 지향한다는 구실 아래 새천년민주당을 분당시킨 다음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며 공공연한 반호남 성향을 표출했었다. 그래야 영남에서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정략적 계산의 소산이었다.


유시민 일행은 전국적 차원의 판세를 염두에 두고 호남 때리기를 감행했었다. 방법은 몹시 졸렬했을망정 그들에게는 호남에서도 지지를 받고, 영남에서도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는 조야한 원초적 목적의식은 있었다. 반면, 윤석열 세력의 작금의 ‘호남 때리기’는 영남에서의 자신들의 몫을 극대화하려는 노회하고 구태의연한 꼼수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걸로 분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목표가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일 거라고 순진하게 믿은 사람들이 많았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필자 또한 그러한 무리에 잠시 속했다. 허나 이준석 숙청으로 시작돼 김기현 당대표 세우기로 마무리된 윤석열의 일련의 정략적 기동은 그가 바라는 것이 여당을 국회 다수당으로 만드는 게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고 말았다. 윤 대통령의 최우선적 소망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검찰 출신 인사들에게 안전하고 확실하게 금배지를 달아주는 것임이 근자에 확연히 판명된 탓이다.


윤석열은 당내 장악력을 높이면 전국적 지지기반이 줄어드는 진퇴양난에 봉착했다. 그는 정권의 지반이 축소되는 한이 있더라도 당내에서 자파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길을 택했다. 그와 개인적 인연을 맺은 수십 명의 전ㆍ현직 검사들을 원내로 입성시키고자 국민의힘이 영남자민련으로 추락하는 후과와 부작용을 기꺼이 감수하려들 태세다.


문제는 윤석열뿐만 아니라 이명박과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역시 영남의 맹주가 되기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테면 대구경북 지역 특정 선거구의 국회의원 공천을 둘러싸고 친윤석열계 후보와 친박근혜게 후보와 친이명박계 후보가 그야말로 치열한 삼파전 구도로 박 터지게 싸워야 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옹고집과 협량함 탓에 당심 100프로 정당이 되었다. 민심이 거세된 당심 100프로 상태의 경우에 진보 정당은 무책임한 좌경화를 계속하다 몰락한다. 보수 정당은 무모한 우클릭을 거듭하다 자멸한다. 당심 100프로 정당이 되고 만 국민의힘의 당심은 전광훈 목사의 탐욕이 좌지우지하는 비뚤어진 당심이다. 청년세대의 미래에는 일말의 관심조차 없는 고령의 태극기 부대가 주인으로 행세하는 시대착오적 당심이다. 극우 틀튜버들이 내지르는 근거 없는 가짜 뉴스가 진리로 통용되는 사이비종교스러운 당심이다.


이와 같은 구조에서 영남 지역의 공천권을 어떤 출마자가 제일 요령 있게 거머쥐겠는가? 호남을 야비하게 잘 때리는 출마자가 따내기 마련이다.


국민의힘의 호남 지역 지지율이 급락한 현상은 누가 봐도 광주항쟁을 모독하고 폄하한 수석 최고위원 김재원의 책임이다. 더 나아가서는 김재원 징계를 소심하게 주저하는 당대표 김기현의 책임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퇴임 후에 본인이 사법처리가 될 게 명확함에도 당무에 시시콜콜 개입해온 대통령 윤석열의 책임이다.


그럼에도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친윤 지도부는 엉뚱하게도 정운천에 대한 마녀사냥에 나섰다. 정운천을 잔인하게 박해하는 게 영남의 보수층 시각에서 바라보면 호남을 시원하게 때려주는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호남을 때려야 영남에서 표가 나온다고 착각했던 열린우리당의 최종적 말로는 구태여 두말할 나위가 없으리라. 호남을 때려야 영남의 지분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얄팍한 셈법에 물든 윤석열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은 과연 어떠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내년 이맘때쯤이면 그 윤곽이 뚜렷이 밝혀질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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