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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는 권력에 맞서고 진중권은 권력을 맛본다 - 황의원⑤, “손석희와 홍석현을 파니 윤석열과 한동훈이 나왔다”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3-02-10 21: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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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사랑에 목숨을 바친다. 어떤 사람은 생명을 걸고 돈벌이에 열중한다. 미디어워치의 변희재 고문과 황의원 대표를 실제로 만나본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놓는 반응이 있다. 너무나 반듯하고 멀쩡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황의원과 변희재를 엉덩이에 뿔이 난 별난 인간들로 이제껏 치부해온 터였다.

작심하고 먹고사는 일에만 몰입했다면 우리 사회에서 남부럽지 않게 번듯하고 안정된 생활을 누렸을 변희재와 황의원은 왜 물질적 기준에서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삶을 자처하면서까지 사서 고생을 하고 있을까? 황의원 대표는 단도직입적 대답을 내놨다. 본인들은 권력에 맞서는 일에 목숨을 걸었기 때문이란 것이었다.

권력과 바이러스는 변신의 귀재

 

황의원 대표는 당대 최강의 권력과 맞서겠다는 미디어워치의 이념과 정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최강의 권력이었던 JTBC와의 고통스럽고 실천적인 싸움을 마다하지 않도록 이끌었다고 회상했다. 이미지는 변희재 고문의 화제의 신간인 「그해 겨울 그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의 책 표지

황의원(이하 황) : 조선일보의 의제설정 능력은 뉴미디어 시대의 전성기가 도래하면서 뚜렷하게 힘이 빠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물간 종이신문만 죽어라 때리는 건 시대착오적 행위라는 게 변희재 고문의 시각이었습니다.

 

공희준(이하 공)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록을 잠깐 빌리면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는데 안티조선의 주축 세력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을 계속 서성대는 모습에 비견될 수가 있겠네요.

 

황 : 권력은 그 외피와 양태를 변화무쌍하게 바꿔가며 진화를 거듭해왔습니다. 미디어 권력의 무게중심 또한 여기에 조응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갔습니다. 권력을 올바르게 감시하는 파수꾼이라면 당연히 디지털 시대의 절대강자를 이제 주적으로 삼아야 옳았습니다. 변 고문과 저는 우파가 권력자일 때에는 우파의 권력 남용을 견제했습니다. 권력이 좌파의 수중에 있는 경우에는 좌파 권력의 과잉팽창에 제동을 걸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그즈음의 인터넷 여론을 관찰하면 닥치고 변희재 욕하는 게 대단한 유행이나 되는 것처럼 성행했습니다.

 

공 : 변희재 고문을 조롱하고 희화하는 내용의 밈 콘텐츠가 사이버 공간에서 봇물을 이뤘던 기억이 납디다. 그를 ‘변듣보’라 불러대며 국민 놀림감처럼 모욕하고 능멸하기 일쑤였습니다.

 

황 : 변희재가 권력과 싸울 때 그와 정반대로 늘 권력에 편승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공 : 누구죠? 황 대표 답변이 대략 짐작은 갑니다만.

 

황 : 진중권 현 광운대학교 특임교수입니다. 권력이 좌파에 있건, 우파에 있던 진중권은 거의 항상 양지를 좇았습니다. 그는 언제나 당대의 사실상의 여당을 추종했습니다. 진중권이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좌파로 일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21세기에 들어온 한국에서는 좌파세력이 줄곧 강세였다는 정치사회적 맥락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 : 종신여당 내지 모태여당?

 

황 : 예,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꽃도 움직이는 해바라기 같이요.

 

공 : 변희재가 권력을 까는 ‘권까’라면, 진중권은 늘 권력을 빠는 ‘권빠’? (웃음)

 

황 : 저보다 더 정확하시네요. (웃음) 진중권은 포털이 낳은 괴물입니다. 진중권이 무슨 얘기만 했다 하면 심각하건 시시껄렁하건 상관없이 ‘진중권 가라사대~’가 네이버와 다음 같은 거대 포털사이트의 대문 화면을 수시로 장식했습니다. 진 교수가 입에 달고 다니는 단어가 개념과 상식입니다. 자기가 말하는 게 개념이고 상식이라고 주장하는 건 스스로가 권력의 일부, 아니 권력의 본체가 됐음을 자인하는 꼴입니다.

 

공 : 중권이 형의 개념과 상식은 자세히 알고 보면 무개념의 극치이자, 몰상식의 백미라는 말씀인가요?

 

황 : 예, 그렇죠. 주류의 특권의식과 꼰대의 권위의식으로 몸과 마음이 똘똘 뭉치지 않으면 함부로 개념을 규정하고, 상식을 정의할 수 없는 법입니다. 그건 그들만의 특수한 관점이자, 한정된 관점일 따름입니다. 진중권은 ‘한남’과 ‘마초’라는 거친 표현을 동원하면서까지 자신이 페미니즘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음을 과시했습니다. 심지어 페이스북 친구로 여성만 받겠다고 선언하는 꼴불견을 연출한 적도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을 시쳇말로 나와바리로 삼고 있는 거야 진중권 교수의 영업의 자유겠지요. 그러나 그와 같은 속물적인 마케팅 전략을 개념과 상식으로 포장하는 행위는 현재의 한국 진보좌파가 거대한 장사꾼 집단이 됐음을 진중권이 앞장서서 드러내는 셈입니다.

 

공 : 「이솝우화」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의 동화작가 아이소포스는 높이뛰기 세계 챔피언을 자처하는 어느 허풍선이에게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봐라!”고 일갈했다고 합니다. 변희재와 황의원에게는 언제나 지금 여기가 로도스네요, 가까이에서 현존하는 실체적 권력과의 투쟁을 불사하니.

 

황 : 「다크 엔젤(원제 Fallen)」이라는 제목의 미국 영화가 있습니다. 그레고리 호블릿 감독에 덴젤 워싱턴 주연으로 1998년 초봄에 개봉된 범죄 스릴러 장르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는 인간의 육체를 옮겨 다니며 연쇄살인 범행을 저지르는 악마가 등장합니다. 경찰이 살인범을 체포해도 범죄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저는 영화를 관람하고선 악의 뿌리를 뽑는다는 게 얼마나 버거운 과제인지를 좀 더 명료하게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공 : 권력이란 바이러스는 숙주를 끊임없이 바꾸며 생존하고 번성하는 법입니다. 악과 권력이 비슷한 생존법칙 위에서 작동하는 느낌입니다. 황 대표의 지적은 조선일보 반대자들이 바이러스와 싸울 생각은 하지 않은 채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만 때려잡는 데 골몰해왔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를테면 바이러스가 조선일보에서 포털로 전이해 더욱더 활개를 치는데 안티조선 진영은 조선일보란 환자에게만 열심히 주사 놓고 약을 처방하는 돌팔이 의사가 되고 만 형상이네요.

 

황 : 저는 권력이 이동하는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외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입니다. 그거야말로 부당한 권력에 대한 인류의 부단한 도전과 저항의 결과물이니까요.


공 : 손석희와의 싸움도 그런 도전과 저항의 연장선상에 가로놓여 있나요?


황 : 권력이 종이신문으로부터 종합편성 채널로 옮겨가자 저와 변 고문이 벌써 몇 년째 겪어온 고초와 수난의 시발점이 된 JTBC의 태블릿 조작 사건이 터졌습니다.

 

공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의 JTBC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 것처럼 실로 막강했습니다. 손석희 사장의 말이 정의이자 진리이고, 빛과 소금이었습니다.

 

황 : 지금은 JTBC의 힘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공 : 떨어져도 아주 많이 떨어졌지요.

 

황 :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할 무렵에는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가 JTBC였습니다. 어마어마한 영향력이었어요.

 

공 : 손석희 사장이 마치 로마제국의 황제 네로 같았습니다. 심판의 대상이 그 누구였든 간에 손석희가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세우면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고, 아래쪽으로 눕히면 그냥 골로 가는 세태였습니다.

 

황 : 현재는 권력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나 유튜브로 이동한 양상입니다. 그 여파로 포털개혁 운동의 필요성과 당위성이 변희재 대표가 그 깃발을 최초로 들었을 시점과 견주면 그리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제가 태블릿 PC 조작을 파헤치고 한국사회의 해묵은 강박관념인 반일 문제를 다루는 데 주로 힘을 쏟다 보니 포털 개혁이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리게 됐습니다.

 

저는 안티조선 운동에서 발생한 착오와 한계를 여러모로 반성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가령 “때려잡자 조선일보!”, “무찌르자 문화방송!” 식의 단순하고 과격한 일차원적인 감정적 대응은 지양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보다는 포털을 대체하는 새롭고 창의적인 혁신적 플랫폼이 빨리 개발되고 출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과 사회적 여건을 마련하는 일에 주력해야 합니다. SNS가 대세이고, 유튜브가 권력이면 이를 대신할 새로운 양식의 미디어가 너무 늦기 전에 나와야겠지요.

 

공 : 우리나라에선 그걸 정부, 곧 국가가 주도하려고 합니다.

 

황 : 새로운 플랫폼의 연구개발과 대중적 보급은 시장, 즉 민간기업의 몫이 돼야 마땅합니다.

 

공 : 정부가 개입해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하면 좌파이고, 기업의 창의성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놔두자면 우파입니다. 황 대표께서는 시장에 믿고 맡기자는 편이네요.

 

황 : 정부는 문제를 푸는 시늉만 하지 문제의 실질적 해결에 책임감을 갖고서 진정성 있게 임한 적이 없습니다. 플랫폼 이슈도 매한가지입니다.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습니다. 결국은 기업과 사용자들이 꼬인 매듭을 최종적으로 풀게끔 해야만 합니다.

 

욕망과 공포가 박근혜 지지층의 집단 변절을 불러와

 

황의원 미디어워치 대표가 태블릿 PC의 진실을 끝까지 파헤쳐 세상에 알리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포즈를 조금은 코믹하게 취하고 있다. (사진 김한주 사진전문기자)

공 : 변희재 고문과 황의원 대표가 불우한 영어의 몸이 된 사건은 JTBC 손석희 전 사장의 JTBC가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일이 발단이 됐습니다. 두 사람이 작게는 JTBC에, 크게는 검찰을 필두로 한 우리나라 기존 제도권 권력에 미운털이 박혀 옥고까지 치르게 된 근본적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때 분위기는 가장 먼저 혼쭐내줘야 할 괘씸한 녀석들이 변희재와 황의원이었거든요.

 

황 : 저는 애초에는 미디어워치를 짓밟고 탄압한 주역이 손석희 전 사장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일 거라고 예상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저희를 탄압하고 핍박한 진짜 배후였습니다. 그 뒤에 또 뭐가 나타날지는 아직은 제가 정확히 예견하지 못하겠습니다. 「다크 엔젤」이 묘사했듯 권력이란 악마는 쉬지 않고 얼굴을 교묘하게 바꿔가며 발현되기 때문입니다. 사법절차인 재판을 통해 물론 형식적 종결이야 나겠죠. 그럼에도 저는 태블릿 PC 조작의 진상을 규명하느라 몇 해를 이리 뛰고 저리 뛰니 이게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차츰차츰 명징하게 인식하게 됐습니다. 물이 흐르듯 권력도 흐릅니다. 저희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당대의 최강 권력에 두려움 없이 맞서왔습니다. 권력의 분노와 미움을 사는 게 거의 숙명이었습니다.

 

공 : 변희재와 황의원은 우리 시대의 스파르타쿠스이고 만적이고, 로빈후드이고 임꺽정일 수가 있겠네요.

 

황 : 저는 이 부분에서 조금은 철학적 사색과 고찰을 행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탐욕의 포로입니다. 공포의 노예입니다. 저는 박근혜 지지에서 윤석열 추종으로 집단적으로 갈아탄 사람들의 변절과 배신을 추동한 두 가지 동기는 세속적 이해관계로부터 비롯된 욕심과, 자신의 안위에 대한 두려움이 낳은 공포감이었다고 봅니다.


공 : 공포라면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원초적 두려움인가요?

 

황 : 한국사회의 출세하고 성공한 60대 이상의 인사들은 여기에서 한번이라도 밀리면 끝장이라는 본능적 강박관념에 짓눌려왔습니다. 그 나이에는 재기와 권토중래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죠. 저는 나이 먹은 보수 엘리트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따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 : 공포와 탐욕이 동전의 양면 관계를 이루고 있는 셈이네요.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젓지 못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는 초조함과 조바심이 저변에 깔려 있으니까요

 

황 : 인간은 연약한 존재입니다. 태블릿 PC의 진실을 파헤치는 일은 엄청난 고급 기술이 요구되는 난이도 높은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현대 물리학에서 말하는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역학의 법칙’처럼 평범한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곤란한 난해한 과학적 지식이 필요하지도 않았습니다.

 

공 : 방송이 순진한 일반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농락했다는 건가요?


황 : 예. 방송에서 말하는 내용이 도무지 앞뒤가 맞지를 않았습니다. 방송을 유심히 봤던 사람이면 누구나 그 모순과 맹점을 쉽사리 눈치 챌 수 있었습니다.


공 : 전형적 가짜뉴스였다는 말씀인가요?


황 : 본질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진실을 직시할 용기만 발휘하면 대번에 손쉽게 해명될 수수께끼였습니다. 부유하고 권세 있는 삶을 향한 욕망이, 이 기회를 놓치면 나만 낙오된다는 공포심이 인간들로 하여금 진실을 외면하도록 부추기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왜 십자가에 못이 박혔겠습니까? 소크라테스가 어째서 독배를 마셔야만 했겠습니까? 권력자들이 감추고픈, 대중이 눈감고 싶어 하는 불편한 진실을 무엄하고 발칙하게도 세상에 널리 알린 탓이었습니다. 저희가 수난을 당했다고는 하지만 그들처럼 목숨을 잃은 건 아닙니다. 그만큼 인류 문명이 착실하게 발달하고 진보해왔다는 증거입니다.


황의원 대표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와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감히 싸움판에 끌어들이는 만용 아닌 만용을 부리고 있었다. 변희재와 황의원 두 사람이 태블릿 PC 문제에 그들의 삶을 모두걸기하고 있음을 웅변하는 한편으로는 비장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염려스러운 대목이었다. (⑥회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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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2-10 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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