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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이명박, 홍준표 손에 달렸다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19-02-07 16: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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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된 지가 햇수로 벌써 3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는 아직 대법원에서 형량이 확정되지 않은 까닭에 미결수 신분으로 경기도 의왕시에 자리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박 전 대통령처럼 미결수 신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동부구치소에 갇혀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석기시대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헌신당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순교당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존재가 절실하다. 반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기 집으로 돌아와 조용히 자숙하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필요하다.

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았다.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박근혜와 이명박, 이명박과 박근혜 모두 남은 평생 감옥 밖으로 다시는 나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허나 이 세상이 우리네 솔직한 마음대로만 돌아간다면 인류의 문명 수준은 여전히 석기시대에 머물러 있으리라. 석기시대에는 감옥이 필요 없었다. 죄인은 그냥 즉석에서 살해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석기시대에는 죄인이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따지는 면밀한 수사과정도, 신중한 재판절차도 존재하지 않았다. 부족장, 곧 추장의 기분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랐다.


이명박과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가뜩이나 퇴영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대한민국 특유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돌도끼 들고서 사람이고 짐승이고 가리지 않고 모조리 때려잡고, 고인돌 머리에 이고서 영원한 잠자리에 들던 석기시대의 추장제로까지 한참 더 역주행을 시켰다. 그러므로 그들이 오늘날 겪고 있는 치욕과 고통은 자업자득 반, 인과응보 반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촛불, 사화와 변혁의 갈림길에 서다


제도와 체제(System)는 온존한 채 사람만 바뀌면 사화이다. 제도와 체제를 바꾸며 피까지 본다면 혁명이다. 제도와 체제를 바꾸면서 피는 안 흘리면 변혁이다.


필자 나름으로 분류해본 세 가지 사회변동의 길이다. 문제는 문재인 시대가 제도와 체제는 그대로인 채 사람만 바뀌는 사화의 시대, 곧 당쟁의 시대로 역사책과 국민들 머릿속에 기억될 가능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은 박근혜 정권의 종북척결을 닮아간다. 국정원의 관제 댓글공작은 드루킹 무리의 사제 댓글조작과 본질적 성격상 똑같다. 그 결과 한국에서의 정권교체는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던 자들이 유튜브 방송으로 쫓겨나고,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하던 자들이 공중파로 진출하는 일종의 ‘페이스오프’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문재인 정부는 너무나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말았다. 사약과 곤장만 소품으로 등장하지 않았을 뿐, 21세기 한국 민주정치가 과거 조선시대의 붕당정치와 달라진 구석이 과연 무엇이냐는 일반대중의 의구심과 회의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유이고 배경이다.


사화와 당쟁이 가해자와 피해자만 달리하며 지루하게 반복되는 구도에서는 권력을 가진 집권세력도, 권력을 빼앗긴 예전의 집권층 못잖게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기는 매한가지이다. 권력은 충전되지 않는 일회용 건전지와 같아서 쓰면 쓸수록 종말이 가까워지는 법이다. 권력을 내놓은 집권자들을 반겨주는 건 영광스러운 은퇴와 편안하고 평화로운 노후생활이 아니다. 그들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는 개인과 집단의 증오와 원한, 광기와 적개심이다.


퇴임 후의 안전을 염두에 두고서 나중에 앙갚음 당할지도 모를 위험성을 최대한 줄이려면 현직에 있을 때 권력을 더더욱 잔인하게 사용해야만 하고, 권력을 내놓은 다음 맞닥뜨려야 할 보복의 강도와 양상은 그와 정비례해 가일층 혹독해지기 마련이다.


김정은과 트럼프도 두 번이나 만나는데


언론과 정치비평가들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정치권의 자유인으로 묘사해왔다. 이는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유시민의 실제적 위상은 21세기판 사화와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복수와 복수를 주고받는 세력들 가운데 하나의 핵심적 구성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한국정치의 진정한 자유인이자 얽매인 곳 없는 명실상부한 보헤미안일까? 그 주인공은 뜻밖에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다. 그는 군사쿠데타의 후예가 아니다. 왕년의 민주화투사도 아니다. 참여정부 최고존엄의 불행한 죽음과도 별 상관이 없다.


홍준표는 이명박 정권의 실세나 수뇌부가 아니었다. 그는 친박은 아니지만, 유승민 의원이나 김무성 의원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국회에서 주도하지도 않았다. 홍준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합세해 제3세력 실험에 앞장선 적도 없다. 기존 정치권 전체를 상대로 자산도 없고 부채도 없는, 한마디로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홍준표이다.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 오랫동안 구금된 상황에 가장 큰 정치적 부담감을 느낄 인물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촛불집회보다도 더 길게 지속돼온 시위가 태극기부대의 시위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문 대통령 임기 내내 태극기부대의 서울도심 점거 및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장악력에 대해 머잖아 커다란 물음표가 찍히기 쉽다.


때마침 2월 27에서 28일 양일간 베트남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는 희소식이 들려온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싸웠던 두 나라 사이의 관계정상화를 밀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담에서는 북핵 폐기와 한반도 종전선언을 통한 북미 평화협정 체결 문제 또한 아울러 다뤄질 전망이다.


북미 대립도 해소되고, 남북관계도 해빙 분위기를 맞았다. 이제는 남남갈등 극복에 본격적으로 매진할 차례다.


남남갈등 극복의 최대 걸림돌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장기간의 수감 사태다. 이 나라는 촛불만의 것도 아니고, 태극기만의 것도 아니다. 촛불만의 나라는 춥고 가난한 후진국으로 굴러 떨어지는 지름길이다. 태극기만의 나라는 망국의 치욕으로 향하는 직행로이다. 엽기적인 군상이기 짝이 없을 “직업이 촛불인 사람들”의 잇따른 창궐과 발호는 필자로 하여금 이와 같은 양비론을 펴지 않을 수 없게끔 자꾸만 압박해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와 이명박을 풀어줄 명분과 출구를 누군가 마련해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핵심 지지층의 고질적 폐쇄성과 완고한 경직성으로 말미암아 운신폭의 한계가 넓지 못한 탓이다. 친박세력과 태극기 부대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옥중에서 순교하기를 은연중에 바란다. 그들은 한국사회의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 수습 불능의 지경으로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홍준표는 자유한국당 안에서 태극기부대의 후견과 지원 없이도 독자생존과 자력갱생이 가능한 거의 유일무이한 정치인이다. 바로 이 지점이 홍준표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갈라지는 결정적 차별성이자 분수령이다. 친박 없이도 선거에 나올 수 있고, 정치를 할 수가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홍준표가 황교안에 대해 확보하고 있는 확실한 변별력인 동시에 비장의 비교우위인 셈이다.


‘헌신당하는’ 이명박과 박근혜


홍준표는 홍준표다워야 한다. 홍준표다운 홍준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방해하려고 일부러 이달 말에 잡혔다는 식의 허접한 음모론을 신봉하지도, 확산시키지도 않는다. 그 따위 저렴하고 상투적 음모론은 김어준 총수 부류의 디지털 선무당들에게나 딱 어울릴 망발인 연유에서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친문세력의 눈치를 보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홍준표가 대권을 잡아 청와대 입성의 꿈을 현실에서 이루려면 태극기 세력의 얄팍한 복수심에 편승하지 말아야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옥중에서 결단(決斷)당하는, 순교당하는, 순국당하는, 옥쇄당하는, 헌신당하는, 희생당하는 사건을 계기로 보수진영판 민중총궐기에 나서겠다는 태극기부대의 작전계획이 하릴없는 백일몽에 지나지 않음을 홍준표가 널리 일깨워줘야만 한다.


홍준표는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전폭적 환영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라. 그와 함께 이명박과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석방을 청와대에 요란하게 요구해라. 전두환-노태우의 사면‧복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염화미소의 합작품이었다. 양 정치 거목이 두 쿠데타 수괴들을 놓아준 결정은 좋아서 한 일이 아니었다. 필요해서 한 일이었다. IMF 외환위기를 조기에 수습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


문재인과 홍준표가 이심전심으로 추진하는 이명박과 박근혜 석방 작업 역시 선한 일도, 정의로운 일도 아니다. 단지 필요한 일일 따름이다. 이는 복수가 복수를 부르는 사화와 당쟁의 시대로 후퇴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도 모자라 아예 석기시대 추장권력으로 화끈하게 역진해버린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현대화(Modernization)를 위한 극약처방이다. 경제 근대화에 걸맞은 정치 근대화를 이룩하려는 고뇌에 찬 공동의 결단이다.


박근혜와 이명박이 옥중에서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면 태극기 세력만 수지맞고 행복해짐을 직시하자. 부활한 폐족이 나라를, 특히나 민생경제를 어떻게 말아먹는지를 우리 국민은 이미 지겹고 징글징글하게 목격해온 터이다. 대한민국은 부활한 폐족을 둘씩이나 안고 있다가 맥없이 제풀에 주저앉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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