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우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21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장'의 인터뷰를 방송한 KBS 1TV '오늘밤 김제동'에 대해 다수의견으로 '문제없음'을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위원 다수는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독특한 사회현상의 하나로 해당 인터뷰를 소개했다는 점, △출연자들이 인터뷰 내용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한 점, △북한체제를 찬양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고의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적단체인 북한의 지도자를 찬양하는 내용을 방송한 것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이 이루어진 만큼 법적 판단이 있을 때까지 의결을 보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있었다고 방심위는 전했다.
이날 방심위는 성폭행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인터뷰와 성폭력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내용 등을 방송한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내렸다.
등장인물들의 자살 장면을 수차례 방송하고 이를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재방송한 KBS-2TV '오늘의 탐정'에도 '주의'를, 간접광고주가 운영하는 선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tvN과 XtvN의 '탐나는 크루즈'에는 '경고'를 각각 결정했다.
이 밖에 화장품 성분분석가가 출연해 제품사용을 추천한 화장품 방송광고 '아이소이 코어탄력 크림&세럼'을 송출한 3개 방송사에 각각 '주의'를 의결했다.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 지역을 부동산 투자기피 대상으로 단정한 부동산 전문채널 'R토마토'에 대해선 원래 의결한 과징금의 절반인 1천만원을 물리기로 했다.
한편, 방송독립시민행동(시민행동)은 앞서 이날 오후 2시 방심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자유한국당의 공영방송 흔들기에 휘둘린 정치심의, 청부심의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행동은 작년 12월 4일 '위인맞이 환영단' 김수근 단장 인터뷰를 다룬 KBS '오늘밤 김제동'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기로 한 데 대해, "심의로 포장된 방송 독립성 훼손이자 제작 자율성 침해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시민행동은 "'오늘밤 김제동'은 한반도 평화와 협력이라는 시대정신에 따라 사회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는 하나의 목소리를 다룬 것"일 뿐이라며, "방심위는 방송의 다양성과 제작 자율성을 위해 '문제없음'으로 결론 내 저열한 정치 공세에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대응"해줄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발족한 시민행동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전국 241개 언론·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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