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4호선이 월요일 아침 일찍부터 갑자기 고장이 난 탓으로 인하여 출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었던 듯싶다.
회현역이 목적지였던 필자 또한 평소와는 달리 종합운동장역에서 9호선을 타고서 노량진역에 도착한 다음, 1호선으로 환승해 서울역에 내려서 걸어가는 노선을 선택했다. 평소에는 잠실새내역에서 2호선에 탑승한 후 동대문역사박물관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곤 해왔다.
솔직히 나 같은 작은 온라인 매체의 늦깎이 수습 비정규직 통신원 입장에서는 충분히 견딜 만한 불편함이었다. 문제는 대부분의 다른 승객들은 결코 그렇지 않으리라는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고가 쌓이면 쌓일수록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그 명분과 동력을 크고 급격히 상실하게 된다는 데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대북정책의 중요한 축은 남북 철도연결 사업이고, 남북 철도연결 사업의 핵심은 낙후된 북한의 철도망을 현대화하는 일이다. 그런데 남한의 전철망도 수시로 말썽을 일으켜 수백만 명이 번번이 불편을 꺾는 판국에 적지 않은 남한 민중의 혈세가 투입될 북한 철도망 현대화 작업이 폭넓은 국민적 동의와 공감대의 기반 위에서 과연 힘차게 이뤄질 수가 있겠는가?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세간의 통념과는 달리 왕년의 이름값 하나로 정치를 해온 인물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공부를 열심히 해온 사람이다. 과거에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을 역임한 86 세대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 가운데에서는 매우 드물게 해박한 식견과 탄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실력파이다.
그러므로 오영식 사장이 진정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철도인이 되고 싶다면 그는 청와대가 아닌 평범한 남한의 인민을 염두에 두고서 회사를 운영해나가야만 한다. 그리고 평범한 남한의 인민은 끊어진 남북의 철도 때문이 아니라, 출퇴근길에 하염없이 오지 않는 전철로 말미암아 고통 받고 분노하기 마련이다. 오래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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