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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방송은 박원순의 ‘혜경궁 김씨’가 되려는가 - 교통방송 사장으로 패리스 힐튼이 적임자인 이유는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18-11-29 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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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지도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초로 50퍼센트 이하로 떨어진 사태가. 해괴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프로 밑으로 주저앉은 여론조사를 의뢰한 발주처가 하필이면 TBS 교통방송이라는 사실이.


교통방송의 위기는 왜 말기암적 위기인가


교통방송은 권력투쟁을 위한 도구에서 시민들의 교통안전을 위한 길잡이로 복귀해야 한다. (사진=TBS)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두 달 계속 대책 없이 하락해온 데 대한 원인은 대략 세 가지로 분석‧집약된다.


첫째는, 민생경제의 총체적 난국이다.

둘째는, 북미 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지지부진이다.

셋째는, ‘이재명 파문’으로 웅변되는 여권의 자중지란이다.


드러난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위기 극복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조직적 노력과 체계적 움직임이 머잖아 본격적으로 활발해질 터이기 때문이다. 방금 언급한 3대 위기 요소를 필자가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 병증으로 진단하지는 않은 까닭이다.


반면에 파장과 증상이 아무리 작고 가벼울지언정 위기의 당사자들이 인지하고 의식하지 못하는 위기는 나중에 헤쳐 나가기가 불가능한 말기암적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는 그와 같은, 당사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위기로 교통방송의 위기를 꼽고 싶다.


교통방송의 위기는 세 가지 측면에서 말기암적 단계로 악화될 소지가 크다.


첫 번째로 교통방송 본연의 사명인 시민들에게 정확하고 안전한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될 테면 되라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방기할 수 있다.


지금의 교통방송은 염불보다는 잿밥이 우선인 형국이다. 당장 교통방송 홈페이지에 접속해 대문화면을 한번 관찰해보시라. 교통안전은 ‘안전한국’을 구현하는 필수불가결한 대전제이다. 한데 교통방송이 간판 진행자랍시고 자사의 홈페이지 대문화면에 떡하니 올려놓은 인물들은 교통 전문가들도 아닐뿐더러, 안전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다. 특정 정치세력 즉 친문세력이 선호하는 이런저런 유명 인사들일 뿐이다. 유명하니까 전문가라면, 지구촌 최고의 전문가는 무조건 패리스 힐튼일 게다.


두 번째는 첫 번째의 결과물로서 교통방송이 ‘통으로’ 존폐의 위기로 내몰릴 수가 있다.


박선숙 의원이 금년 10월 진행된 국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날카롭게 지적했듯이, 교통방송이 일반적 내용의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는 법률적 근거는 여전히 모호하다. 교통방송은 언제든지 한 방에 훅 갈 수 있는, 취약한 구조 위에 서 있는 근본 없는 방송인 셈이다. 박선숙 의원이 소속 정당이 애매하다면, 교통방송은 법적 기반이 모호하다.


세 번째는 첫 번째와 두 번째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생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게 어떤 일이냐?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생명 자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될 경우 승객들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교통방송을 강제로 청취 또는 시청하게 된다. 문제는 교통방송이 민심의 실질적 흐름과 진짜 세상사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뜬구름 잡는 소식들만 퍼뜨리려 주야장천으로 애쓴다는 점이다. 일례로, 교통방송의 화면 하단에 흐르는 자막만 보자면 현재의 문재인 정부 시대는 그야말로 단군 이래 최고의 태평성대다. 시민들이 낸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방송이 국민들을 상대로 너무나 태연하게 진실을 왜곡하고, 사전에 의도된 방향으로의 여론 유도를 시도하고 있다.


교통방송은 어떻게 조선일보가 되었는가


서울시청 산하 TBS 교통방송이 자랑하는 출연진들의 면면. '교통(Traffic)'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도 물류 전문가나 안전 전문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교통방송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문제는 교통방송이 아무리 열심히 사실과 진실을 가리고, 민심을 마사지한다고 해도 이제는 약발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통방송=친정부 방송」이라는 등식을 국민들은 이미 널리 공유하고 있다. 그러한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필자는 이따금씩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탑승할 때 교통방송을 틀어놓은 택시기사들을 별로 만나지 못했다. 교통방송이 대중교통 종사자 및 이용자들의 방송이 아니라, 청와대와 서울시청에서 별도의 운전기사 달린 고급 관용차 타고 다닐 고관대작들을 위한 방송이 돼버린 것이다.


필자는 TBS 교통방송이 비정상도 모자라 아예 적폐가 돼버린 근본적 요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리하고 성급한 대권욕망에 있다고 생각한다. 교통방송을 대다수 평범한 시민들의 편의를 제고‧증진하기 위한 신속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공급자가 아닌, 정부여당의 열성 지지층만을 염두에 둔 ‘박원순 홍보방송’으로 여긴 것이 교통방송이 급기야 대한민국 정치권력의 교통정리에까지 나서는 해괴하고 엽기적인 파행을 불러왔다고 해석될 수 있겠다.


자칭 보수언론과 타칭 진보매체를 막론하고 한국의 내로라하는 언론사들 전부가 하나의 정파가 되고, 정당이 되고, 총칼 대신 펜대와 마우스를 손에 든 군벌이 된 건 비단 어제 오늘만의 사건이 아니다. 조선일보 편집국도, 한겨레신문 정치부도, 손석희 사장의 JTBC 뉴스룸도, 심지어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경영진도 공공연하게 권력투쟁과 여론몰이에 골몰한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기성 언론의 정파성과 정치 놀음과 군벌 노릇을 웬만해서는 참고 견뎌왔다. 조선일보도, 한겨레신문도, JTBC도, 네이버도 본질은 사설 민간사업자인 이유에서이다. 저들은 불경기로 말미암아 가뜩이나 얇아진 서민대중의 호주머니를 교통방송처럼 세금 명목으로 털어가 사무실에 냉난방 빵빵하게 돌리고, 임직원들과 출연자들한테 인건비 펑펑 퍼주지는 않는다.


교통시장, 박원순 시장에게 오히려 독이 되다


고백하자면 필자는 전형적인 마키아벨리스트이다. 동기의 선악은 중시하지 않는다. 결과의 성패만 따진다. 교통방송을 돌격대로 앞세운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 행보가 그래서 여태까지 성공적이었느냐?


단언하건대 실패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형 핵발전소 수출의 꿈을 이뤄내고자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체코공화국의 수도 프라하에서 고군분투하는 바로 그날, 교통방송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뉴스를 시끌벅적하게 보도했으니 청와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어떻게 호의적 시선으로 평가하겠는가? 대통령 뒤통수 쳤다고, 빈집털이 시도했다고 속으로 부글부글 끓으며 박원순을 원망했으면 원망했지, 결코 칭찬했을 성싶지 않다. 안희정 다음 차례는 이재명이고, 이재명 다음 순서는 박원순이라는 여의도발 숙청 시나리오 괴담이 공공연히 난무하는 이 하수상한 시국에…. 박 시장 진영은 정무감각이 없으면 최소한 눈치라도 좀 있던가?


교통방송은 하루빨리 정상화되어야 한다.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신속한 교통관련 정보를 충실하게 공급하는 원래의 자리로 너무 늦기 전에 돌아와야만 옳다. 국민들을 위해서, 교통방송을 위해서, 그리고 박원순 시장 본인을 위해서도. 교통방송이 미국의소리(VOA)만큼이나 불편하고 불쾌한 방송으로 정권 수뇌부에 낙인찍힌다면 박 시장은 그 후과를 도대체 어떻게 감당할 요령인가? 역린을 건드려도 지나치게 요란하게 건드렸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로 불리는 트위터 계정의 진짜 주인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인 김혜경 여사인지 필자는 모른다. 솔직히 관심도 없다. 하지만 오지랖 넓고 시건방지게도 차기 정권의 향방까지 대놓고 자기네들이 교통정리하겠다는 교통방송의 총책임자가 누구인지 나라의 주권자이자 유권자인 국민들은 명백히 잘 알고 있다. 아니, 모르려야 모를 수도 없다. 교통방송의 인터넷주소가 다름 아닌 ‘http://tbs.seoul.kr’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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