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원 기자
본사가 충남 부여에 있는 중견 건설사 성정이 기업회생절차 중인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전날 이스타항공의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성정에 매수권 행사 여부를 확인했고 성정은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이 단독 입찰하며 인수 의지를 드러냈지만 성정이 최종 인수를 사실상 확정한 것은 이번 매각 방식 탓이다. 회생기업이 공개입찰을 전제로 인수의향자와 사전에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입찰 공고 전 성정과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기존 인수의향자보다 더 높은 가격 조건을 제시한 곳이 있으면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인수 의향자는 그 가격 조건으로 계약을 이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성정은 입찰 공고 이전에 약 800억~900억원을 입찰가로 제안해 가계약을 체결했고 쌍방울은 본입찰에서 1000억원쯤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정은 쌍방울그룹과 동일한 인수금액을 다시 제시할 경우 이스타항공을 최종 인수할 수 있다.
형남순 회장이 이끄는 성정은 골프장관리용역업, 토공사업,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하는 회사다. 본사는 충남 부여군에 있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 등이 관계사다. 형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자본력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만큼 탄탄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성정이 이스타항공 인수로 골프·레저, 숙박, 개발 사업 등과 항공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21일 서울회생법원이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투자자가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 후 다음달 초 투자계약을 체결하면 인수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지난해 3월 모든 노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효력이 정지된 이스타항공은 현재 AOC 재취득을 준비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AOC 취득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10~11월에는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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