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은 기자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입은 여성 고용을 회복하기 위해 올해 78만개의 새로운 여성 일자리를 만든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여성 일자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당장 시급한 일자리 위기를 극복하고자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을 4일 공개했다.
여성 일자리 현황…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소
여가부에 따르면 2019년까지 상승 추세를 보이던 여성 고용률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여성 고용률을 견인해 온 30∼50대 여성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는데, 지난해 30대 여성 취업자는 209만 1000명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또한 50대 여성 취업자는 269만 3000명으로 2.7% 감소했다.
정부는 여성 대부분이 대면 서비스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로 열악한 근로 여건에 처한 특성 때문에 코로나19가 고용 분야에 일으킨 충격이 여성 고용에 더 큰 위기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했다.
공공‧민간 총 78만개 여성일자리 확대
이에 따라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올해 총 78만개의 여성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어낼 계획이다. 특히 돌봄이나 디지털 분야, 방역 업무 등 앞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에서 여성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 5만 7000개를 새로 만든다.
경력단절 여성에게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주고 해당 기업과 개인에게 총 380만원의 보조금을 주는 새일여성인턴제 참여 인원은 기존보다 2000명 더 늘린 9777명으로 확대한다.
중소기업이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을 채용하면 정부가 1인당 월 최대 100만원씩 6개월간 지원하는 특별고용촉진장려금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모두 1만 8000명의 여성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노동시장 복귀 취‧창업 지원 강화, 'W-브릿지 사업' 진행
40∼50대 중장년 여성층을 위해서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활용해 5만명을 고용할 수 있는 선발형사업을 시행한다. 올해 안에 추가 예산을 확보해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에 경력단절여성 특화형을 신설한다. 정부가 올해 지원하는 78만개의 일자리 중 7만 7000개는 추경을 통해 생겨난다.
여성이 과학기술 등 전문분야 직업훈련을 수료하면 새일센터를 통해 원스톱으로 취업연계를 하고 사후관리까지 제공하는 '경력단절여성 범부처 통합취업지원서비스'를 8개 부처가 협업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디지털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여성을 위해 기본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K-디지털 크레딧' 사업규모를 2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대학을 대상으로는 '디지털 혁신공유' 사업을 펼쳐 인문계와 예체능 등 과학기술 비전공 여대생에게 신기술분야를 중심으로 수준별 교육을 제공한다.
초·중·고 여학생 등 미래의 여성과학기술인에게는 이공계 진입 초기부터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교육과 경력관리 자문 등을 지원하는 'W-브릿지 사업'을 진행한다. 정부는 총 5000명에 대한 지원을 목표로 이번 달 말부터 시범 사업에 착수한다.
정부는 2006년부터 시행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제도에 15년만에 처음으로 절대평가 요소를 도입한다. 현재는 업종별 평균 여성 고용률과 관리자 비율이 70%가 안 되는 기업에만 여성고용 개선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데, 앞으로는 일정 숫자 이상을 충족하도록 절대평가 요소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제도 적용 대상도 상시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에서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하루 5만원 최대 10일간 긴급 돌봄비용 및 고용유지 지원
코로나19로 돌봄 부담을 더 크게 떠안게 된 여성들을 위해 정부는 지난해 한시적으로 지원했던 가족돌봄비용 긴급지원을 코로나19 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하루에 5만원씩 최대 10일간 긴급 돌봄비용을 지원한다. 아이돌보미는 당초 목표했던 8800명에 3000명을 더 확충할 예정이다.
벌이가 일정치 않아 생계에 곤란을 겪는 방문 요양사 등 재가돌봄근로자에게는 1인당 50만원씩 생계비를 지원하는데, 올해에는 당초 9만명에게 지원할 예정이던 계획에 6만명을 추가해 총 15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유연근무를 하는 근로자가 있는 기업에는 해당 근로자 한 사람의 몫으로 연간 최대 520만원의 간접노무비를 지원하는데, 이 대상은 기존 2만 1000명에서 3만명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가사근로자의 직접 고용을 추진하고, 플랫폼 노동과 같은 비정형 일자리를 대상으로 여성 현황과 근로실태 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노동시장에서 여성 고용 유지와 신속한 회복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여성 일자리의 체질 개선을 위한 과제들도 함께 포함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대책을 관계부처와 함께 충실히 추진해 나감으로써 여성 일자리가 신속하게 회복되고, 미래 노동시장에서도 여성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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