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윤승원 기자
산업은행이 17일 5000억원 상당 신주인수계약 및 3000억원 규모 교환사채인수계약 등 총 8000억원을 조달하는 내용의 투자합의서를 한진칼과 체결하면서 7대 의무조항을 부과했다. (팍스뉴스 자료사진ㅌ)오너 일가의 '갑질’ 사건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산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에 혈세를 투입해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 나오자, 산업은행은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책임 등 7개 의무를 부과했다.
한진칼은 17일 5000억원 상당 신주인수계약 및 3000억원 규모 교환사채인수계약 등 총 8000억원을 조달받는 내용이 담긴 투자합의서를 산은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또, 한진칼은 투자받는 조건으로 산은으로부터 7대 의무조항을 부과받았다.
7대 의무는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회위원 등 선임 ▲주요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 및 동의권 준수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책임 ▲경영평가위원회가 대한항공에 경영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감독할 책임 ▲인수 후 통합(PMI)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임 ▲대한항공 주식 등에 대한 담보 제공, 처분 등 제한 ▲투자합의서의 중요 조항 위반시 5000억원의 위약벌금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 등이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전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계획 발표에서 윤리경영위에 대해 “한진칼 및 주요 계열사 경영진 및 계열주의 윤리경영을 감독하기 위한 독립기구”라며 “상당한 수준의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엄격한 의무조항을 부과한 것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의 경영권 다툼이 불거진 상황에서 나랏돈으로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지원한다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3자 연합은 산은이 혈세를 퍼부어 조 회장의 경영권을 지켜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한항공의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등 소송을 예고한 상황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 측이 41.4%, 3자 연합이 46.71%를 갖고 있다. 산은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한진칼 3대 주주가 되는데 산은이 투자 합의의 실질적인 상대인 조 회장 편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산은은 항공업계 개편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최 부행장은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3자 연합 및 기타주주와 의견 나눌 것"이라며 "향후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게 되더라도 통합작업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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