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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리더십 오디세이

이승민 기자

  • 기사등록 2015-04-24 17: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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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기 지음·나남·2만2000원

현대사회에서 기업이나 국가기관 리더의 중요성이 커지며 '리더십'의 제목을 달고 나오는 책은 별처럼 많아졌다. 그럼에도 이들 책 중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며 어떻게 발휘해야 하는지를 이론적으로 잘 정리 했을지라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리더십오디세이'는 실용서이면서도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가며 열심히 산 한 중년의 진솔한 전기로도 읽힌다. 성공한 사람 특유의 허세도, 오만함도 없이 자신의 삶에 대해 담담히 전하는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어떤 거창한 경영서보다 큰 설득력과 울림을 남긴다. 

시장에서 어린 아들에겐 만두를 사서 먹이면서 자신은 막걸리 반사발을 먹고는 '배부르다'고 하는 어머니와 그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속깊은 아들. 아들은 어머니의 희생에 마음 아파하면서 만두를 맛있게 먹으며(먹는 척 하며?) 가난을 극복해야겠다는 다짐을 차돌처럼 단단히 한다. 

 

아들은 가난 때문에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아는 사람이 있어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고향인 떠나 전라도 군산까지 와서 학교를 다녀야했다. 이같은 처지에서도 이를 악물고 공부한 그는 군산상고를 수석졸업하고 꿈의 직장인 한국산업은행에 입사한다. 직장에서의 학력 중심 ‘넘사벽’을 넘기 위해 1974년엔 건국대학교를 졸업하고 1982년 미국 국제금융연수를 다녀오는 등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하지만 입사 후 13년 만에 그는 당시로는 신설은행인 신한은행으로 전직한다. 돈을 관리하고, 공공은행이기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산업은행보다 새로 출범해 새롭고 실험적인 경영을 선보이고 있던 신한은행이 리더로서의 꿈을 펼칠 공간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몇 군데의 지점장과 임원을 거쳐 부행장이 됐고,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인수된 직후인 2003년 외환은행으로 옮겨 수석부행장을 지낸 후 2014년 3월 퇴직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규모와 형태를 가진 조직의 리더로 성장했다. 또한 여신심사가 주요 업무였기에 온갖 종류의 기업 리더를 만나면서 어떤 리더가 조직을 살리고 죽이는지 체감했다. 이 책은 그가 이렇게 44년간 리더십을 고민하고 경험하고 얻은 산물이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오를 수 있는 곳 이상의 자리를 탐하지 말자'는 저자의 소신대로 맨주먹에 순전히 실력과 성실함으로 얻어낸 리더십인 것이다.

자전적인 내용의 1부에 이어 저자는 2부에서 베토벤이나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리더의 모습을 추출해내고, 노자와 공자, 한비자 등의 동양의 사상가들이 표방한 리더십 등을 찾아보고 있다. 이는 기존의 경영서나 정치서와는 다른 독특하고 알찬 느낌을 준다.

또한 3부에선 우리사회에 대한 반성과 진단을 담은 저자의 소신을 잘 보여줘 '돈'으로 수렴되는 기존 경영서와 리더십 서적과는 다른 진지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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