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또 다시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김 전 실장은 지난 2006년 9월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던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 독일과 벨기에 등 유럽 국가를 방문하기에 앞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미화 10만달러(약 1억원)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지난 10일 '사실 무근'이라면서 "방문 초청자 측에서 항공료를 부담했다"고 밝힌 바 있다.
▲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그러나 김 전 실장의 이 같은 해명 내용을 반박하는 정황이 당시 박 대통령을 초청했던 독일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 측에서 제기된 것이다.
23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당시 박 대통령의 유럽 방문을 초청했던 독일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은 이 신문에 보낸 이메일에서 "박 대통령 일행에 대해 한국~유럽 구간 항공료는 지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일행이 당시 독일 베를린과 벨기에 브뤼셀에 머무는 동안엔 자신들이 숙박 및 교통편을 제공했으나, 그 외에 우리나라에서 이들 국가를 오간 항공료는 지불하지 않았다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김 전 실장은 지난 1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 유럽 방문과 관련, "(아데나워) 재단에서 비용을 부담했다. 내가 항공료나 체재비를 내지 않았다"며 "개인 돈을 많이 써야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방문 경비 등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을 이유 또한 없었다는 게 김 전 실장의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