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홍구 지음·한겨레출판·1만2000원
오늘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기시감(旣視感)을 이야기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1970년대와 과연 얼마나 다른가. 1940, 50년대와는 또 얼마나 다른가. 왜 부끄러운 역사는 극복되지 않고 반복되는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역사 앞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그리울 뿐이다. 절망의 오늘을 견디는 이들에게 던지는 역사학자 한홍구의 역사 에세이 '역사와 책임'이 출간됐다.
이 책은 한홍구가 지난 2013년부터 한겨레에 쓴 글 열편을 모은 것이다. 박근혜 정권 2년차, 구체적으로는 비서실장 김기춘의 등장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까지의 기간 동안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한국 현대사에서 교훈을 찾고자 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이들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어 현대사를 복기한다. 속옷 바람으로 도망친 이준석 선장, 북한의 공격으로 함락 위기에 빠진 수도 서울에서 가장 먼저 달아난 이승만과 그 주변 세력을 조명한다.
책의 가장 마지막에 실려 있는 '어제의 야당'은 역사의 시곗바늘이 역주행하고 있는 이 시점, 지난 역사에서 야당이 정부의 잘못에 맞서 단호하게 싸울 때 국민들은 이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야당에 충고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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