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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가 주는 최고의 감동!

이태형 박사 기자

  • 기사등록 2015-04-09 08: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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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철 작가가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찍은 서브스톰의 모습.

▲ 권오철 작가가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찍은 서브스톰의 모습.

겨우 내내 극지방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던 오로라도 이제 그 시즌의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점차 낮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622)를 전후로 네 달 정도는 북극권 지방의 백야 현상으로 오로라를 볼 수 없습니다. 여름 오로라가 시작되는 시기는 백야가 끝나는 8월 중순 이후입니다. 오로라는 계절과 무관한 현상입니다. 겨울에는 밤이 길기 때문에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조금 더 많을 뿐입니다.

하늘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감동 오로라! 하지만 실제 오로라를 보고도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로라의 정수인 오로라 폭풍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늘 군데군데서 서서히 움직이던 오로라가 갑자기 온 하늘을 뒤덮으며 빠르게 확산됩니다. 순간 무수히 많은 빛줄기가 하늘 저편으로부터 쏟아져 내립니다.
 
하늘이 온통 환하게 밝아지며 푸른 빛 아래로 흰 빛과 분홍 빛 덩어리가 휘몰이 장단으로 출렁거립니다. 짧게는 수 분, 길게는 수 십분, 오로라의 광풍이 온 하늘을 뒤덮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 계속됩니다. 그리고 서서히 하늘이 조용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최고의 오로라를 뜻하는 오로라 폭풍, 서브스톰입니다. 서브 스톰을 한 번 보게 되면 결코 그 감동을 잊기 힘듭니다. 그리고 다시 오로라를 찾아 그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러면 과연 오로라 폭풍은 언제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과연 이 폭풍은 미리 예측할 수 있을까요? 오로라가 태양으로부터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처음 알아낸 사람은 노르웨이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비르켈란(Kristian Birkeland, 1867~1917)이었습니다.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들이 많을수록 오로라는 더욱 화려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태양 플레어나 코로나 질량 방출 같은 태양 폭발이 있으면 엄청난 고에너지 입자들이 빠른 속도로 날아와 하루나 이틀 정도 후에 지구 자기장과 충돌합니다. 이 때 지구 자기장에 일시적 혼란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지자기폭풍(geomagnetic storm)이라고 부릅니다. 지자기폭풍이 발생하면 양 극지방에는 평소보다 화려한 오로라가 관측됩니다.
 
하지만 태양 폭발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태양에서 날아오는 입자들이 오로라폭풍을 일으킬 만큼 엄청난 양으로 순간적으로 극지방으로 모여들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오로라폭풍을 만드는 입자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그 원인이 밝혀진 것은 1960년대였습니다. 국제 지구물리의 해로 지정된 1957년부터 1958년까지 오로라에 대한 많은 관측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오로라폭풍을 만드는 엄청난 양의 고에너지 입자들이 태양 쪽이 아닌 그 반대쪽(지구 자기권의 꼬리 부분)에서 거꾸로 지구 쪽으로 날아온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지자기폭풍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서브스톰(substorm)이라는 말이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오로라만 놓고 보면 지자기폭풍보다는 서브스톰이 진정한 의미의 폭풍(main storm)입니다.
 
서브스톰이 발생할 경우에도 지자기폭풍처럼 무선 통신과 GPS 신호가 방해를 받게 되고, 심할 경우엔 지상에 정전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지자기폭풍은 태양 관찰을 통해 쉽게 예측이 가능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지구의 반대편에서 시작되는 서브스톰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 NASA는 서브스톰의 정확한 원인과 과정을 밝혀내기 위해 20072, 5대의 위성을 지구 자기권 꼬리에 배치하는 테미스(THEMIS,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질서와 정의의 여신)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테미스가 밝혀낸 오로라 서브스톰의 원인과 과정은 다음 시간에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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