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별에 대한 기억은 아마 초등학교 때 배웠던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가 전부인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과 W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는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으며 북극성을 찾는 기준이 된다는 사실은 거의 진리처럼 머리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서울과 같은 도시에 살면서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 같은 별을 찾아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늘 볼 시간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로 빌딩 숲이나 가로등 빛 근처에서 이들 별을 찾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이용해서 북극성을 찾는 것은 말 그대로 이론일 뿐입니다. 실제로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를 이용해서 북극성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나 될까요? 두 자리 수가 나오기는 힘들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도시에 살면서 동서남북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물론 스마트 폰에 나침반 앱을 까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일 좋은 것은 감각적으로 방향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특히 선천적으로 방향 감각이 무딘 분들은 이 방법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하늘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대상은 해와 달입니다. 해와 달의 위치를 이해하면 하늘에서 방향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북반구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는 해와 달이 남쪽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해와 달이 가장 높이 떴을때를 남중(南中)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해와 달이 정확히 남쪽에 있다는 말입니다.
이제부터 해와 달이 보이면 그것을 제주도라고 생각하세요. 여러분이 지도 위에 서서 제주도를 본다면 제주도의 왼쪽, 즉 성산 일출봉 쪽이 동해안이고 오른쪽, 즉 차귀도 쪽이 서해안인 것은 쉽게 알 것입니다. 물론 제주도에 사는 분들이라면 더 남쪽에 있는 마라도나 이어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와 달이 하늘 높은 곳에서 보이면 그 쪽은 남쪽입니다. 그리고 해와 달의 왼쪽이 무조건 동쪽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이 서쪽입니다. 물론 오전에는 해가 있는 곳이 남동쪽이고, 오후에는 정확히 남쪽이나 남서쪽일 것입니다. 하지만 결코 북쪽은 될 수 없습니다. 방향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남동쪽이냐 남서쪽이냐까지 처음부터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인 시간이 지나서 하늘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레 깨닫게 될 것이니까요.
해와 달이 없는 밤에는 어떻게 할까요? 일단 금성이나 목성 같은 밝은 행성이 보이면 이들을 해와 달처럼 제주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행성들도 태양이 움직이는 길인 황도를 따라 남쪽에서 움직입니다. 목성이 보이면 목성의 왼쪽이 동쪽, 오른쪽이 서쪽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비나 눈이 올 때는 어떻게 할까요? 물론 이럴 때는 땅에서 방법을 찾아야 하겠지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아파트 베란다나 건물 창가에 있는 SkyLife용 위성 안테나를 찾는 것입니다. 위성안테나들은 지구 정지 궤도에 위치한 방송 위성의 전파를 받는 장비입니다.
지구 정지궤도는 지구의 적도 위쪽 약 36,500km지점으로 우리나라에서 볼 때 남쪽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건물이나 아파트에 설치된 위성안테나가 가리키는 방향이 바로 남쪽입니다. 위성 안테나가 가리키는 방향이 남쪽이면 그 왼쪽은 당연히 동쪽, 오른쪽은 서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