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승민 기자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이모(40·여) 전 부산지검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내연관계인 부장판사 출신 최모(53) 변호사로부터 고소 사건을 청탁받은 시점이 2010년 9월인데 벤츠 승용차를 받은 것은 이보다 2년7개월 전인 점 등으로 미루어 알선 대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전검사가 신용카드 및 벤츠 승용차를 받은 시기와 청탁 시점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존재한다"며 "제공 받은 금품은 내연관계에 기한 경제적 지원이지 대가를 바라고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 사건 쟁점은 이 전검사가 최 변호사로부터 받은 신용카드와 벤츠 승용차를 받아 사용해 오다가 최 변호사로부터 청탁을 받은 이후에도 이를 보관 및 사용한 것이 직무 대가성이 있는지 여부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전검사가 받은 벤츠 승용차 등은 내연관계에 의한 경제적 지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직무관련 알선의 대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전검사는 2010년 9월 최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창원지검 A검사에게 전화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신용카드와 벤츠 승용차, 명품백 등 5591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은 "내연관계에 있는 변호사로부터 청탁과 함께 알선의 대가를 받아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징역 3년과 추징금 4462만여원에 샤넬 핸드백, 명품의류 등 몰수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사건 청탁이 이뤄지기 2년7개월 전에 벤츠 승용차를 받아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이 전검사가 받은 벤츠 승용차는 여자관계가 복잡한 최 변호사에게 '사랑의 정표'를 요구해 받은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한편 변호사법 위반, 감금치상, 상해, 무고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는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0만원 등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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