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과 친해지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별자리를 익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자리를 찾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별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 때문입니다. 시골에는 별이 셀 수 없이 많아서 별자리를 찾기 힘들고, 도시에서는 불빛 때문에 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틀린 생각입니다.
시골 하늘에서도 보통 사람들이 눈으로 셀 수 있는 별은 기껏해야 천 개 남짓입니다. 또한 서울 하늘에서도 가로등 불빛만 피한다면 맑은 날 밤에는 백 개가 넘는 별을 볼 수 있습니다.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들을 1등성이라고 합니다. 하늘에는 모두 21개의 1등성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중 15개가 보입니다. 북두칠성이나 북극성은 1등성보다 덜 밝은 2등성입니다. 1등성과 2등성을 모두 합쳐도 100개 정도입니다. 밤하늘에서 백 개 정도의 별만 알고 있으면 대부분의 별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서울이 복잡하긴 해도 100개 정도의 큰 건물 위치만 알면 웬만한 장소는 다 찾아갈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별이 많이 보이는 시골보다는 밝은 별만 보이는 도시의 하늘이 초보자들에게는 더 좋습니다. 희미한 몇 몇 별자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별자리가 밝은 별을 한 두 개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 하늘은 별자리 찾기의 ‘요점정리판’입니다.별이 다 똑같아 보이기 때문에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소한 100명 이상의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별을 찾을 수 있습니다. 파란 눈에 노란 머리의 외국 사람들을 보면 처음에는 다 똑같아 보입니다. 또한 몇 번 안본 사람은 머리 스타일과 옷이 바뀌면 쉽게 알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할 뿐 100명 정도의 사람을 구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별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같은 색깔과 같은 밝기로 빛납니다. 자세히 보면 색깔과 밝기,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별자리의 수도 88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중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는 대략 50개 정도입니다. 별 하나 하나의 이름은 어렵더라도 별자리 이름으로 별을 구별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무수히 많은 별빛이 쏟아진다고 노래한 시인들은 별과 친해지는 것을 어렵게 만든 장본인들입니다. 반대로 우리를 웃게 만드는 개그맨들은 별과도 더 친해질 수 있게 해줍니다. 개그맨들은 밤하늘에 별이 모두 840개가 있다고 합니다. 동서남북 사방에 별이 빽빽하게 보이고, 머리 위에도 스물 스물 보이기 때문이랍니다. 빽빽(200) 곱하기 4는 800이고 스물 더하기 스물은 40, 결국 합이 840개입니다.
비록 넌센스 퀴즈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눈에 보이는 별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별과 친해지는 데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별이 무수히 많다면 그 별들 속에서 별자리를 찾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주에는 눈에 보이는 별들보다 훨씬 많은 별이 있습니다. 지구보다 백만 배 이상 큰 태양 같은 별이 천억 개 이상 모인 것이 은하계이고, 그런 은하계가 우리 눈에 보이는 우주에만 천억 개 이상 있습니다. 즉, 태양과 같은 별이 10,000,000,000,000,000,000,000(천억 X 천억)개 이상 모여 있는 것이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입니다.
우주의 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하지만 우주에 얼마나 많은 별이 있든 별자리를 익히는 데는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백 개 정도의 밝은 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도시에서 별자리 찾는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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