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화가 페이스북에 자신의 현재 심경을 밝혔다.
곽현화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부터 문자오고 전화가 왔다. 역시나 올것이 왔구나 했다. 인터넷 실시간에 오르고 기사가 도배되고 좋지도 않은 소식이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이걸로 실시간에 오르는 게 싫었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곽현화는 "그 사람은 거짓말 탐지기에서도 거짓말로 나오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도 있고, 스태프 2명의 녹취도 증거로 제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이번에 법정 소송으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곽현화의 상반신 노출 영화를 동의 없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이수성 감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이에 대해 곽현화가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이다.
곽현화는 지난 2012년 이수성 감독과 영화 '전망 좋은 집'을 촬영했다. 상반신 노출 장면은 찍지 않기로 했지만, 감독은 노출 장면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을 하고 곽현화를 설득해 노출 장면을 찍었다.
이후 곽현화는 편집 과정에서 노출 장면 공개에 동의하지 않았고 영화는 해당 장면이 삭제된 채 개봉됐다. 하지만 이후 곽현화의 동의 없는 노출 장면이 담긴 영화가 '무삭제 노출판' '감독판' 등의 타이틀을 달고 IPTV 및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에 유료로 유통됐다.
이에 곽현화는 2014년 4월 이수성 감독을 고소했고, 이수성 감독 역시 "사전에 합의해 영상을 촬영했고 결과물의 모든 권리는 제작자에게 있다. 허위사실로 고소한 곽현화를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며 맞고소했다.
이와 관련하여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주완 판사는 무고 및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이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작품 계약 체결 당시 노출 장면을 촬영하지 않기로 했다면 이 감독은 곽현화에게 갑작스럽게 노출 장면을 촬영하자고 요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이 감독은 이를 요구했고 곽현화도 거부하지 않고 응했다”면서 “곽현화가 원할 경우 해당 장면을 제외하는 것은 감독의 편집 권한에 관한 이례적인 약정임에도 배우 계약에 기재되지 않았다. 곽현화가 이 감독의 구두약정만 믿고 상반신 노출 촬영에 응했다는 사실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약서에 따르면 이 감독은 영화로부터 파생되는 직·간접적인 지적재산권의 독점 권리자”라면서 “이 감독이 곽현화의 요구에 따라 노출 장면을 삭제해줬다고 해도 추후 감독판, 무삭제판 등에서도 해당 장면에 대한 배포권한을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곽현화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로한 심경 글 전문이다.
▲ 곽현화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을 고백하는 글을 올렸다 아침부터 문자오고 전화가 왔다. 역시나 올것이 왔구나 했다.
인터넷 실시간에 오르고 기사가 도배되고... 좋지도 않은 소식이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이걸로 실시간에 오르는게 싫었다.
무죄...
그 사람은 거짓말 탐지기에서도 거짓말로 나오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도 있고, 스텝 2명의 녹취도 증거로 제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거짓말탐지기 결과는 참고용일뿐 증거로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 사람의 녹취는 자연스러운 상황이 아니라, 내가 녹취하겠다는 의도아래 녹취했기 때문에.
그리고 두 명의 스텝은 녹취록을 제출하고 나니, 자신의 말은 경황이 없어 한말이니 취소해 달라고 해서 인정 안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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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법정 소송으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1.거짓말 탐지기는 증거로 쓰이지 않는 것. 그래도 한다는 것.
2. ‘합의하에 찍는다’라는 계약 문구 외에는 더 이상 내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합의해서 빼기로 약속한 노출신을 넣어 재배포 했을 때 너무 화가 나고, 충격을 받았지만 시간은 2년이나 지난 후였고, 증거는 감독과의 구두계약 밖에 없었다. 녹취라도 해야 증거가 남겠다 생각해서 전화하고 녹취를 했다.
하지만 이것은 자연스러운 상황이 아니고 내가 녹취하고자 하는 의도아래 한거라 크게 인정 안된다는 것.
2년 전으로 시간을 다시 돌려서 그때 상황을 떠올려보자면...
노출신은 찍지 않기로 했지만, 상황에 필요할지도 모른다. 나중에 빼달라면 빼주겠다. 편집본을 보고 현화씨가 판단해라는 감독의 구두약속.
편집본을 보고 빼달라고 했으나 감독이 바로 대답을 않고 뜸을 들이자 나는 겁이 났다. 이러다 안 빼주는 거 아닐까. 그대로 극장에 걸리는 게 아닐까 하고...
그래서 울면서 “빼주셔야 해요. 약속했잖아요. 제발 빼주세요.” 라고 말했었다.
감독과의 녹취에서 감독이 스스로 잘못했다, 현화씨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길래 다 된 줄 알았다.
하지만 “그때 제가 울면서 빼달라고 했었잖아요.” 라고 얘기한 것이 이번에 문제가 되었다. 당연한 계약이었으면 울면서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 해야 하는 것도 정의 아닐까.
하지만 법은 그렇지 않다는 것. 상황, 입장. 이런 건 고려되지 않는다는 것.
3. 스텝 2명은 전부 감독의 말을 인정하지 않고 나를 지지하는 말을 했지만 결국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사람들은 영화계에서 계속 먹고 살아야하고, 감독과의 관계에서는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나의 증거 모으자고 녹취한 것, 그 분들께 죄송하다. 그리고 그들이 말을 취소한 것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내부고발 하시는 분들, 정말 큰 용기 가진 분들이라는 것.
이것외에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억울하다는 말이 무슨뜻인지.
대학교 다니면서 배웠던 여성학. 그때는 이런게 왜 필요하지 했었다.
사회의 많은 곳에서 여성은 소비되고, 이용된다는 것. 그래서 여성이 처한 사회적 위치, 그 의미를 배우는 학문이 아직은 필요하다는 것.
사람을 믿는다는 게 나에게 쉽지 않은 일이 됬다는 것.
글을 쓰는 동안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셨어요.
너무 고맙습니다.
저 이정도로 무너지지 않아요. 힘낼께요!
당당함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갈께요.
제가 요즘 시사, 경제프로그램 하다 보니 저보다 힘들고, 억울한 분들 많으시더라구요.
그분들께 위로되고 힘드리는 방송인 곽현화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