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는 뛰어봐야 벼룩일 뿐
한국에서 유튜브를 이용해 가장 많이 돈을 버는 곳은 어디일까? 음모론으로 해가 뜨고 사생활 캐기로 해가 지는 강용석 일행의 주식회사 가로세로연구소일까? 아니면 출연자가 음식물을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도무지 분간하기가 힘든 이런저런 정신 사나운 먹방들일까?
정답은 모두가 예상하는 바대로이다. 한국에서 유튜브를 이용해 가장 많이 돈을 버는 곳은 유튜브 플랫폼을 소유ㆍ관리하는 주체인 구글 코리아이다. 구글 코리아가 자체적으로 작성한 회계장부에 의거하면 해당 기업이 작년 2020년에 대한민국 조세당국에 납부해야만 할 법인세 액수는 겨우(?) 96억 원이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물 좋기로 소문난 알짜배기 한국시장에서 그 정도 매출과 수익밖에 거두지 못했다는 구글의 주장은 그야말로 삶은 소대가리조차 앙천대소할 터무니없는 궤변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필자는 구글의 영악한 사업전략과 빈틈없는 장사수완을 진심으로 치하해주고 싶다. 구글이 한국인들을 재주 부리는 곰으로 부리며 철저히 실리를 챙기는 욕심쟁이 왕서방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 이유에서이다.
콘텐츠 사업자는 본질적으로 농부이다. 각종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도 종국에는 손에 낫과 쟁기 대신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쥐고 있는 21세기판 농노들일 따름이다. 반면, 구글과 애플 등의 거대 플랫폼 회사들은 오프라인 공간의 진짜 논밭과 달리 끝도 없고 경계도 없는, 가뭄도 지지 않고 홍수도 나지 않는 무한대의 기름진 디지털 농토를 보유ㆍ운영하는 현대의 대지주들이다.
필자가 신문 경제면에 지면이 모자라도록 되풀이해 소개되었을 이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왜 또다시 지루하게 반복하느냐? 알고 보면 이 세상에서 하나마나한 얘기들처럼 사람들이 귓등으로 허투루 흘려듣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귀중한 교훈도 드문 탓이다.
나는 내년 3월 9일에 치러질 예정인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질적으로 “기호 1번 김어준 대 기호 2번 이준석”의 양자대결로 전개될 거라고 오래전부터 신중하게 예견해왔다. 지난 6월 11일 실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일곱 살에 지나지 않는 미혼남 이준석이 남한 제1야당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됨으로써 이와 같은 격돌구도는 거의 기정사실화되었다.
김어준은 최고의 저사양 플랫폼
혹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김어준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아예 나오지를 않았으며, 이준석은 현행 헌법을 기준으로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할 자격이 부여되는 연령인 만 40세에 이르려면 아직 몇 년이나 남았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필자에게 면박을 줄지도 모르겠다.
많은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주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한결같이 시원치 않다고 혀를 끌끌 차며 명년의 2022년 대통령 선거는 사상 최악의 대선이 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허나 명심하자. 지금은 플랫폼의 시대이다. 이는 알맹이는, 즉 엑기스는 후보 본인이 아닌 후보가 올라타는 플랫폼이라는 뜻이다.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푸념어린 지적을 창조적으로 응용하자면 이제 대통령 선거의 무게중심은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 구실을 맡은 후보로부터, 후보자가 올라타는 플랫폼 역할을 담당한 인물들이나 세력에게로 진즉에 이동해갔다는 의미이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를 살펴보자.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정치인이 현재의 집권 여당의 공식 대선주자로 선출되든지 간에 그는 김어준으로 불리는 플랫폼에 깔린 싸구려 앱에 불과할 운명이다. 한마디로, 여당 후보는 여권의 구글 코리아로 규정되어야 마땅할 김어준의 배를 불려주는 유명 유투버의 위상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므로 내년 대선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전국의 무수한 길거리들의 벽에다 붙일 선거포스터 정가운데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얼굴 사진을 큼지막하게 박아 넣는 게 문재인 정권의 실제적 권력관계를 훨씬 더 정확하고 솔직하게 반영하는 길이 될 것이다.
김어준 플랫폼은 문재인이라는 이름의 앱과 맞물리면서 부와 권력과 명예의 절정을 맞이했다. 금년 4월 7일의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결정적 패인의 하나는 김어준 플랫폼의 위력이 예전과 비교해 확연히 감퇴된 데 있었다. 김어준 플랫폼의 정치플랫폼 시장 점유율이 두드러지게 하락한 중요한 요인의 한 가지는 김어준과 결합될 때 김어준-문재인 조합의 찰떡궁합에 필적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줄 숨 쉬는 앱을 더는 찾을 수 없었던 점에서 비롯되었다.
박영선은 김어준 앱에 탑재되기에는 완성도가 터무니없이 떨어지는 버그투성이였다. 김영춘은 김어준 앱에 설치되기엔 지나치게 고사양 제품이었다. 응용프로그램 김영춘 쪽이 아니라 운영체계 김어준 부분에서 흔한 말로 치명적 삑사리가 나버린 셈이었다. (②회에서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