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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대선 출마론’을 해부한다 - 국민의힘 안에는 출마 만류할 사람 거의 없어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5-03-12 17: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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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멈추지 않는다


김건희의 대선 출마를 반대할 사람은 많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국힘의힘 밖에 있다는 점이다. 사진은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상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대통령실 공식 누리집)

내란수괴 혐의로 체포됐다가 52일 만에 풀려난 윤석열 대통령(이하 호칭 생략)이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한 말이다. 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윤석열이 한국 극우세력의 토대이자 강성 태극기 부대의 주력을 이루는 보수 기독교계를 염두에 두고서 자칫 종교적 편향성 시비를 부를 수도 있는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던졌다고 분석·진단하고 있다.


필자는 신학자도, 독실한 개신교도도 아니다. 그렇지만 성서에 담긴 핵심적 교리가 무엇인지는 비록 귀동냥일지언정 대충은 들어 알고 있다.


첫째는 “원수를 사랑하라!”이다. 예수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으로 신약성경의 핵심이다. 회개와 용서를 중시하는 기독교적 세계관의 긍정적 측면을 형성한다.


둘째는 영어로 “NEVER STOP!”, 우리말로 번역하면 “포기하지 마라!”이다. 구약성경 욥기의 행간에 서술된 가르침으로 온갖 시련과 고난을 이 악물고서 참고 견디면 종국에는 영원한 복락과 권세를 누리게 된다는 뜻이다. 성공과 물질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기독교적 가치관의 부정적 일단을 반영한다.


윤석열은 구치소를 들어가기 전이나, 구치소에 갇혀 있던 중이나, 구치소로부터 석방된 다음이나 변함없이 한결같다. 자기는 잘못한 게 없고, 작금에 벌어지는 모든 혼란과 갈등과 불안은 야당 탓, 언론 탓, 그리고 그를 지지하지 않는 전 인구의 절반을 훨씬 뛰어넘는 국민들 탓이라는 적반하장의 자세와 표정인 연유에서이다.


그러니 윤석열은 멈춰서도 안 되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지금 이대로 쭉 밀고 가야 한다. 왜냐?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친위 군사쿠데타가 시민들에 의해 즉각 진압·분쇄당한 일도,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사태도,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발부되어 두 달 가까운 기간 동안 혼분식 위주의 국가제공 급식을 옥중에서 홀로 꾸역꾸역 먹었던 굴욕도 그에게는 최종적 실패가 아닌 일시적 시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윤석열의 꺾이지 않은 마음이 아니다. 윤석열이 바깥세상과 차단된 휑한 독방에서 절치부심하는 와중에도 정부 여당, 특히 집권당인 국민의의힘이 그럭저럭 나름 잘 굴러갔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없었던 자생력이 국민의힘에 갑자기 생겨난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국민의힘은 항상 그래왔듯 여전히 의존적이고 타율적며 수동적이다.


그러므로 나는 아래와 같은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리지 않을 수가 없다. 여권의 최고존엄은 구치소가 아니라 다른 곳에 안전하게 머물러 있었다고. 바지사장이 유고상태에 빠져도 진짜 오너만 무사히 건재하면 조직의 운영과 존속에 큰 지장이 없는 건 기업이나 정당이나 시민단체나 피차 매한가지이다. 윤석열이 부재중임에도 국민의힘이 단 한 명의 현역 국회의원의 이탈 없이 대오가 유지된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을 테다.


이쯤 되면 집권 여당의 진정한 최고 영도자가 누구일지 충분히 짐작될 수 있으리라.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한남동 언덕배기의 대통령 관저에 굳건히 버티고 있으면서 국민의힘을 단단히 붙들어 매는 접착제이자 구심점 구실을 해온 셈이다. 윤석열이 여태껏 갖은 무리수를 무릅쓰며 김건희 사수에 매달린 것은 김 여사 국민의힘이라는 거대한 벌통을 지탱시켜주는 여왕벌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리라.


김건희 출마를 너나없이 환영할 국민의힘


김건희가 조기 대선에 출마할지 모른다는 대담한 추측이 몇몇 호사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나는 윤석열이 40년 넘게 박물관에 고이 간직되어온 계엄령을 박물관 전시실의 유리창을 난폭하게 부수고 다시 꺼내지만 않았다면 김건희 출마설을 몰지각한 일부 유튜버들이 이른바 코인 빨기를 목적으로 장삿속으로 내놓은 미끼 정도로 가볍게 치부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장한 군인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침탈하는 사건이 상상의 영역에서 현실의 지평으로 옮겨온 터이다. 김건희가 영부인 최초로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다고 한들 그리 놀랍지 않다. 단지 올 것이 드디어 왔을 뿐이란 느낌이다.


장난스러운 ‘김건희 출마설’을 그 타당성을 진자하게 검토해야만 할 필요가 있는 ‘김건희 출마론’으로 격상시킨 가장 강력한 동력은 김건희가 대선에 입후보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해도 이를 만류할 사람이 여당에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만류하기는커녕 되레 쌍수 들고 앞다퉈 환영할 인물들만 수두룩하다.


이를테면 군사쿠데타의 중시조 전두환의 사위 출신임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윤상현이 반대하겠는가? 윤석열을 각하로 존칭해야 한다고 동을 뜬 경북지사 이철우가 반대하겠는가? 몸에 묻은 한동훈의 흔적을 지우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기회주의적 장동혁이 반대하겠는가?


이준석이 숙청되고 한동훈이 도편추방을 당한 현재의 국민의힘은 김건희 대선 캠프에서 한 자리 차지하려고 아마 당내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됐으면 전개됐지, 김건희의 엽기적인 대권 도전 행각에 분연히 “NO!”라고 외치는 탈당자가 속출하지는 않으리라. 왜냐고? 이 당은 내란에 동조하고, 쿠데타를 옹호하는 정당이니까. 내란에 동조하는 짓과 쿠데타를 옹호하는 행동에 견주면 현직 영부인의 대선 출마를 두둔하고 부추기는 일은 일도 아니다.


나는 김건희 여사가 실제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할지 아직은 확실하게 예측하지 못하겠다. 허나 아래의 다섯 가지 사항은 확신을 갖고서 예언할 수 있다.


첫 번째로, 김건희는 경선이 아닌 추대 형식을 빌려 여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것이다,


두 번째로, 김건희 추대에 반발에 당을 뛰쳐나올 현역 의원의 숫자는 극히 소수일 터이기에 김건호는 양강 구도 진입의 교두보일 ‘기호 2번’을 무난히 확보할 것이다.


세 번째로, 김건희가 대선에 나오면 15퍼센트 이상의 득표해 선거비용 전액을 선관위에서 국고로 보전받을 것이다.


네 번째로, 김건희는 자신의 선거홍보물 일체를 직접 디자인하는 전무후무할 대선 후보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다섯 번째로, 김건희 후보가 토론자로 출연할 텔레비전 토론회의 시청률은 우리나라 공중파 방송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한국과 독일의 준결승전이나 막장 드라마의 대명사인 「아내의 유혹」의 최종회의 시청률을 여유 있게 상회할 게 틀림없다.


내 주장이 웃기냐? 김민석을 위시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정권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판을 일거에 뒤집으려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했을 때 필자도 처음에는 요란하게 웃었더랬다.


이제 궁금한 건 국민의힘의 금배지들 중에 누가 제일 먼저 김건희의 결단을 촉구할 것이냐이다. 한 명이 일단 테이프를 끊으면 봇물 터지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쏟아져 나올 것이 뻔하다. 쪽팔림은 잠깐이고 공천장은 기니까.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선거비용 보전액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각각 431억 원과 394억 원을 지급받았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이는 김건희 여사와 그의 모친인 최은순 씨 모녀에게는 귀가 솔깃한 소식이 아닐까? 김건희의 조기 대선 출마론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는 요소들과 조건들이 이래저래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더해보련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기획사 디자이너에게 줘야만 할 인건비를 본인의 선거공보물을 손수 도안한 후보자가 챙겨가면 합법인가, 불법인가? 지혜와 화신 솔로몬 왕도 쉽사리 유권해석을 하지 못할 난제일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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