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만 보이고 정책은 통째로 실종된 올해 지방선거가 과연 자치행정의 진정한 주인이어야만 할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팍스뉴스는 경기도 가평군수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진용 예비후보와 가평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가평군민의 미래를 주제로 심층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는 봄비가 마른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준 2026년 4월 10일 금요일 오전, 가평군 읍내에 위치한 이진용 가평군수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되었다.
공희준(이하 공) : ‘에코피아 가평’은 이진용 후보님께서 현직 가평군수로 재임하셨던 기간 동안 이루어놓은 대표적 성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에코피아 가평의 기획의도와 목표방향을 저 같은 외지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가평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군민들의 소득증대로 이어져야
이진용 가평군수 예비후보(무소속)가 경기도 가평군 읍내에 자리한 선거사무소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이진용 예비후보는 ‘에코피아 가평’의 설계자 겸 기획자로서 ‘에코피아 가평 2.0’으로 가평을 미래로 다시 뛰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 팍스뉴스 취재팀)
이진용 가평군수 예비후보(이하 이) : 에코피아 가평에서의 에코피아는 세 가지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에코는 생태를 뜻하는 (Ecology)와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미(Economy)를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토피아는 이상향을 가리키는 유토피아(Utopia)에서 비롯됐습니다.
에코피아 가평은 경기도 가평군이 갖고 있는 천혜의 축복받은 아름다운 생태환경이 주민들의 소득증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와 목표 아래 기획•실행되었습니다.
공 : 후보님께서 에코피아 가평을 구상하진 시점은 구체적으로 언제쯤인가요?
이 : 에코피아 가평을 구상하기 시작한 때는 제가 군수 선거에 처음으로 출마하기 이전부터였습니다. 제가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중요한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가평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군민들의 경제활동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해 민선 5기 가평군수로 취임하자마자 ‘에코피아 가평 추진단’을 출범시킨 다음 제가 구상한 방안들을 본격적으로 구현하는 데 나섰습니다. 따라서 에코피아 가평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시점은 2008년 무렵부터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
공 : 에코피아 가평과 관련해 제일 먼저 착수하셨던 일은 뭔가요?
이 : 신재생에너지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가평군의 농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민선 5기 가평군수직에 취임할 당시 가평군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전체 군민의 20퍼센트가 웃돌 정도로 많았습니다. 지금은 14퍼센트 약간 넘는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농업이 가평군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저는 가평군민의 20퍼센트에 달하는 농업인구가 잘살 수 있는 길은 친환경 유기농에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그러한 배경과 고민에서 신재생 에너지 도입 사업과 친환경 유기농 사업이 에코피아 가평의 중요한 축을 이루게 됐습니다.
가평이 가진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우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왜냐? 아름다운 자연경관이야말로 최강•최고•최대의 관광자원인 이유에서입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가평의 관광산업은 전통적 형태의 유원지 사업이 주축이 됐습니다. 펜션은 이제 막 들어오기 시작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기존의 관광 산업에 질적인 변화를 속도감 있게 추구해야 했습니다.
수도권은 대한민국 제일의 인구 밀집 지역입니다. 당연히 학교들도 많이 분포해 있습니다. 저는 답답한 회색빛 콘크리트 교실에 갇혀 수업을 받고 있는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이 자연을 가까이에서 벗하며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가평군에 짜임새 있게 조성해놓으면 학생들이 가평에 오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도 좋아할 테고요.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 공간의 마련이 에코피아 가평의 세 번째 기둥이 됐습니다.
공 : 가평에도 각급 학교가 여럿 있지 않나요?
이 : 가평군에는 고등학교가 다섯 곳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과 학업 성과가 상당히 높습니다.
공 : 농어촌 지역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탁월한 학업 성취도네요.
이 : 가평군 학생들의 높은 학업성취도는 대학입시에서 확실하고 뚜렷하게 증명돼왔습니다. 가평군 관내의 고등학교인 가평고등학교와 설악고등학교와 조종고등학교와 청심고등학교와 청평고등학교에서는 서울의 상위권 대학교들에 신입생을 꾸준히 입학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가평의 학생들에게 고향의 친환경적 분위기에서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주자는 생각을 가지고 해당 학교들은 물론이고 교육청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교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착실하게 늘려나갔습니다.
정리해 말씀드린다면 저는 신재생에너지 도입, 유기농 농산물 사업 확대, 관광 산업 현대화, 그리고 교육 여건의 정비와 개선이라는 네 가지 분야에 역점을 두고서 에코피아 가평 프로젝트를 힘 있게 추진해나갔습니다.
공 : 후보님께서 해주신 답변에서 제가 인상적으로 들은 부분이 있습니다. 관광 산업 진흥에 열심인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객 유치에만 주로 신경을 쓰는데, 후보님께서는 가평군 학생들의 교육 환경 향상에까지 관심을 기울이셨던 점이 매우 참신하고 혁신적입니다.
이 : 작가님께서 저를 너무 과찬해주신 것 같습니다.
데이터 센터 가동에 필수인 수자원이 가평에는 풍부해
이진용 가평군수 예비후보는 제주 올레와의 협의를 거쳐 야심차게 시작한 프로젝트인 가평 올레가 자신이 군수직에서 물러난 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데 대해 커다란 아쉬움을 표시했다. (사진 팍스뉴스 취재팀)
공 :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진용 예비후보님께서는 얼마 전에 경기도 가평군수 출마선언을 하시면서 에코피아 가평을 ‘에코피아 가평 2.0’으로 이제 업그레이드하시겠다고 역설하셨습니다. 에코피아 가평 2.0은 기존의 에코피아 가평을 어떤 내용과 측면에서 발전시킨 건가요?
이 : 에코피아 가평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업데이트한 버전이 에코피아 가평 2.0입니다. 가평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로 연결하겠다는 본래의 개념과 취지에는 물론 변화가 없습니다.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일들을 분야별로 구체적으로 제시해보겠습니다. 우선은 신재생 에너지 보급 여건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가평군수로 일할 때는 중앙정부와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지원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따라서 가평군 차원에서 보다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과 확대를 추진할 필요성이 증대했습니다.
어기에 더하여 지난 십 수 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성과들를 가평군이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끌어안아야 합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뒷받침 없이는 행정 목표의 효율적 달성이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평군에서는 데이터 센터 건설 사업이 진행되는 중입니다. 가평과 이웃한 강원도 춘천시에 자리한 네이버 데이터 센터와 견주면 가평군에 들어오는 데이터 센터의 규모가 그 세 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총 사업금액은 1조 6천억 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춘천의 네이버 데이터 센터는 데이터의 저장과 관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노력은 그리 보이지 않습니다. 가평군에 세워지는 데이터 센터와는 그것과는 명확히 달라야 합니다. 문명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매김한 인공지능(AI) 기술의 개발과 혁신을 선도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해야만 합니다.
AI 산업은 데이터와 에너지의 두 날개로 날기 마련입니다. 데이터 센터는 냉각수가 필요합니다. 즉 수자원이 풍부한 곳이 데이터 센터 최적의 입지로 각광을 받습니다.
가평군은 물도, 동력도 풍부한 곳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을 식혀줄 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건 수집•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급속도로 발전시킬 우수한 인재들입니다. 에코피아 가평 2.0은 가평이 천혜의 자연자원과 우수한 첨단기술 인재가 공존하는 21세기적 의미의 유토피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공 : 농업 부문과 관련해서도 변화가 있나요?
이 : 저는 군수를 하면서 친환경 유기농이 거부할 수 없는 대세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친환경 유기농의 육성에 진력했습니다. 그렇지만 ‘관행 농업’에만 머물려고 하는 분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공 : ‘관행 농업’이 무슨 뜻인가요?
이 : 기성의 전통적 방식의 농업을 뜻합니다. 친환경 농업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농업 생산 방식입니다. 전통적 농업을 소비자들의 고급화된 기호에 맞게 개선하고 발전시킨 것입니다. 건강을 생각하고 안전을 우선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은 날이 가면 갈수록 더욱더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농업이 생존하려면, 농민들이 생계를 유지하려면 친환경 유기농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동시에 산지의 특성에 걸맞은 고유한 브랜드 개발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그 결과 예전에는 관행농업만 고수하던 분들도 지금은 친환경 유기농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상황입니다.
저는 군수로 재직하며 가평을 친환경 유기농업의 선두주자로 만드는 데 농정의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친환경 유기농을 육성하려면 소비자들과의 만남과 소통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저는 학교 급식에 친환경 유기농으로 지은 식자재를 공급하는 협약을 교육청과 맺었습니다. 그게 발판이 되어 가평의 여러 농가들이 도시의 수요자들에게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공급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개별 농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친환경 유기농 사업을 가평군이 책임지고 육성에 나서는 일은 에코피아 가평 2.0의 중요한 지향점입니다.
공 : 후보님께서 정치를 쉬시는 동안 본래의 에코피아 가평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했나요?
이 : 학생들의 현장 체험학습은 전인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평군은 우리나라 현장 체험학승의 중심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한 고장입니다. 그러나 이 좋은 여건을 아쉽게도 제대로 살리지 못해왔습니다.
가평에서 멀지않은 남양주에는 아이들이 딸기 농사를 직업 지으면서 농업에 관한 체험하습을 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개설돼 참가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가평군은 남양주와 비교해 농업에 관계된 체험학습 조건이 나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에코피아 가평 2.0은 가평을 대한민국 체험학습의 성지로 만드는 걸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공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습니다. 에코피아 가평 2.0에서는 가평 여기저기에 흩어진 구슬들을 차례차례 질서정연하게 꿰어 보배로 만들겠다는 말씀이시네요.
이 : 예, 그렇습니다. 저는 군수로 있으면서 제주 올레 측과 협약을 맺어서 가평에서 올레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다음 가평군 내에 올레 코스를 속속 개설했습니다. 120개 가량의 코스를 목표로 개설을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평 올레를 만든 동기는 가평군민들은 물론이고 서울시민들도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이곳을 걸으며 건강도 다지고 마음의 휴식도 취하라는 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군수직을 물러난 이후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가평군청에 복귀하면 가평 올레를 꼼꼼하게 재단장해 가평을 대표하는 관광 코스로 키울 생각입니다.
공 : 제주 올레를 기획한 서명숙 이사장님이 엊그제 돌아가셨습니다.
이 : 저도 그 소식 듣고 무척이나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서명숙 이사장님께서는 생전에 가평까지 손수 오셔서 올레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협약식을 체결하셨습니다. 저도 가평 올레를 만드는 데 영감을 얻으려고 제주 올레를 찾아 오랫동안 걸었습니다.
공 : 후보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제가 추가로 떠오른 의문이 있습니다. 가평은 조용한 전원도시 이미지가 강한 지역입니다. 여기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신축하면 자연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이 : 가평균의 총면적은 서울시 전체 면적의 1.5배에 달합니다. 그런데 인구수는 서울의 150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도 부정적 결과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가평에 짓고 있는 데이터 센터는 8만㎡ 크기입니다. 평수로 환산하면 2만 4천 평 넓이입니다. 가평군의 물리적 면적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많은 공간을 점유하지 않습니다.
공 : 경기도 서남부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도로와 철도 같은 사회간접자본도 탄탄하게 구축돼 있고요. 그곳들과 비교하면 가평은 첨단 제조업 유치가 곤란하지 않을까요?
이 : 가평이 수원이나 용인 같은 인구 100만의 특례시를 꿈꾸지는 않습니다. 인구 10만여 명의 소박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대규모 생산설비와 이를 관리하고 운용할 인력이 따라오는 산업은 저의 1차적 유치 대상이 아닙니다. 저는 인구는 많지 않지만 삶의 질이 높은 가평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 : 제가 서울에서 자동차를 타고서 가평으로 오면서 육안으로 관찰해보니까 가평에는 넓은 평야가 없었습니다.
이 : 가평은 들이 넓은 곳은 아닙니다. 따라서 농산물이 대량으로 생산되지는 않습니다. 양으로 승부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품질로는 언제나 최고 수준을 유지해왔습니다. 가평은 양이 아닌 질로 농산물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월적 지위를 누려왔습니다. 일례로 가평 포도는 맛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오직 품질로 명품포도가 된 사례입니다.
가평 포도는 특별합니다. 무작정 달기면 하면 사람들이 금방 질립니다. 하지만 가평포도는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입니다. 가평 사과 역시 맛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축산물로 눈을 둘리면 가평에서 사육되는 소의 마릿수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가평 한우는 신선한 육질의 맛 좋은 쇠고기로 평판이 자자합니다.
공 : 가평 농수축산물의 경쟁력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 : 첫째로 맑은 물입니다. 둘째로 깨끗한 공기입니다. 셋째로 산지가 많은 내륙 지방이다 보니 일교차가 큽니다.
가평 쌀도 빼놓아서는 안 되겠네요. 가평 쌀이 조금은 값이 나갑니다. 그러나 가평 쌀로 밥을 지어 드신 분들은 백이면 백, 만족감을 표시합니다. 밥맛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공 : 사람에게도 소수정예가 있지만, 농산물에도 소수정예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평산 농산물들이 바로 그러한 소수정예에 해당하겠네요?
이 : 작가님께서 정확히 보셨습니다. (②회에서 계속됨…)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