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과 김재원은 언젠가는 반드시 응징당해
변희재(이하 변) : 친박이라고 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권을 도모하는 정도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탄핵이 원천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소리 높여 외쳐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자유한국당의 모습을 보세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드러내놓고 요구하는 정치인들조차 거의 보이지를 않습니다. 그런 자유한국당에 무슨 친박이 있습니까? 저는 자유한국당이 명실상부한 탄핵무효당으로 환골탈태하면 국민들이 친박이라고 규탄하는 정치인들은 그 정당 내에서 싹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희준(이하 공) : 그러면 친박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사람들은 지금은 전부 우리공화당으로 갔다는 뜻인가요?
변 :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조원진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우리공화당의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으니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관건은 우리공화당 인사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응분의 책임감을 느끼고 아스팔트 우파가 되어 고난의 길을 자청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에 대한 재평가를 국민들로부터 받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런 분들은 탄핵무효당에서 충분한 역할과 공간을 확보할 수가 있습니다.
공 : 변 대표님은 친박 청산을 촉구하는 사람들이 있지도 않은 친박을 일부러 만들어냄으로써 친박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강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하십니까?
변 : 자유한국당 내부에 더 이상 친박이 없는데 거기에 무슨 청산이 있고, 단절이 있겠습니까? 만일 탄핵무효당이 등장하면 이 정당에서 친박에 대한 대단히 강력한 비판이 제기될 게 분명합니다. 친박들이 제대로 박살이 난다면 탄핵무효당 때문에 박살이 나겠지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조원진 의원이나 홍문종 의원 같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항한 의리와 충성심을 나름 끝까지 견결히 지킨 인물들이 나머지 기회주의적 친박 인사들을 미구에 철저히 응징할 것이라고 한껏 기대하는 눈치였다. 이러한 간절한 바람이 마음에 있어서인지, 그는 박근혜 정권이 집권기간 동안 저지른 실정과 패착에 대한 언급은 어떻게든 피해가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변 : 김재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처럼 중간에서 어정쩡하게 굴었던 사람들이 완전히 박살이 나겠죠.
문재인 대통령 빼면 홍준표 전 대표 받아줄 사람 없어
공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악의 정치적 환경과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2등까지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재작년 대통령 선거에서 발휘했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대선 후에는 자유한국당이 되살아나려면 친박이 사라져야 한다며 친박세력에 대한 맹공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김세연 의원은 친박을 ‘좀비’라는 끔찍한 괴물에 비유했고, 홍준표 전 대표는 친박들을 주야장천으로 징그러운 바퀴벌레에 빗대왔습니다. 변 대표님은 이 두 분이 지금 허깨비와 싸우고 있다는 견해인가요?
변 : 다름 아닌 허깨비와 싸우고 있지요. 홍준표 전 대표도, 김세연 의원도 본인들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다지려는 목적에서 가상의 적을 창조해내 싸우고 있을 따름입니다. 친박이 왜 없느냐? 다 변절하고 배신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지금 길거리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국민들만큼 친박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또 없습니다.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분들에게 친박은 배신자입니다. 겁먹어서 도망간 비겁자들입니다. 친박을 욕하려면 그분들이 욕해야 옳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친박을 욕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공 : 자격이 없다?
변 : 나중에 친박을 심판하게 되면 탄핵무효당이 친박을 확실하게 심판할 겁니다. 홍준표에 대해서라면 저는 그분이 더불어민주당에 갈 것 같아요.
공 : 그건 또 무슨 말씀인가요?
변 : 저는 홍준표 전 대표가 집권여당 소속 후보로 대구에서 출마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분이 지금 달리 갈 곳이 없거든요. 무엇보다도 탄핵무효당이 홍준표를 받아줄 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홍준표 전 대표는 말이 너무나 경박합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제일 혐오하는 유형이 바로 홍준표 같은 부류의 정치인입니다.
둘 사이에 특별한 개인적 원한관계도 없으련만 변희재 미디워어치 대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그야말로 극딜했다. ‘극딜’은 총력을 기울여 상대를 타격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인터넷상의 신조어이다.
저는 천하삼분지계의 한 축인 탄핵당이 창당되면 그 정당의 소유주는 홍석현 중앙일보 명예회장이 되고, 전문경영인(CEO)은 김종인 전 대표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홍준표는 김종인이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니 홍준표를 흔쾌히 받아줄 만한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밖에는 없습니다.
필자는 큰웃음으로 그의 정국전망에 대한 반응을 갈음했다.
진실은 보수우파의 편이다
공 : 청년층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기득권 586 세대에게 환멸과 염증을 느낀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청년세대에게 태극기 부대로 표상되는 세대는 586 세대와 견주어 더 비호감이면 비호감이지, 호감의 대상은 결코 아닙니다. 변희재 대표께서는 진보의 '조국기부대'도 싫고, 보수의 '태극기부대'는 더 싫은 20~30 밀레니얼 세대들을 영원히 남으로 돌리고서라도 태극기부대의 대오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변 : 제가 사실 과거에 청년운동을 활발하게 벌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단호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청년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 : 청년들이 단연 경원하는 인간형이 자기들을 가르치려고 드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꼰대들입니다. 그래도 기어이 청년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단언하시는 근거는 뭔가요?
변 : 청년들에게 진실을 알려줘야만 하는 이유에서입니다. 저는 태블릿 PC 문제로 감옥까지 갔다 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빌미로 작용했던 태블릿 PC가 왜 최서원 씨 개인 소유가 아니고 청와대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던 물건이었는지를 5분이면 청년들에게 명명백백히 증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변희재 대표는 「손석희의 저주」라는 책을 써내는 등의 활동을 통해 손석희 사장을 비롯한 JTBC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유죄선고를 받고서 구치소에 갇혀 있다가 금년 5월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가까스로 풀려난 바가 있다. 그는 필자와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대중에게 익숙히 알려진 ‘최순실’ 대신에 ‘최서원’이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했다. 필자는 그의 의향을 존중해 금번 인터뷰에서는 최순실 씨 이름을 개명 후의 성명인 최서원으로 표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청년들은 탄핵이 왜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는지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째서 무죄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저는 여기에 관한 진실을 가르쳐주면 그걸 알아듣는 사람들과만 대화를 해야지, 알아듣지 못하는 청년들에게까지 굳이 비굴하게 비위를 맞춰가며 아첨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정치는 대중에게 자신을 맞추는 일이다. 운동은 대중을 자신에게 맞추는 일이다. 변희재의 이야기를 들으며 필자는 그가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보수우파 운동가로 확고하게 설정하고 있음을 명징하게 재확인했다.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은 진실입니다. 이 진실에 고집스럽게 눈감은 유권자의 지지까지 얻으려고 시도하는 순간 탄핵무효당은 지체 없이 와해되기 마련입니다. 저는 청년들을 대할 때에도 진실을 우선시하겠다는 원칙이 흔들림 없이 견지‧관철돼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공 : 변 대표님의 지금 선언은 영원히 소수자(마이너)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 웨이(MY Way)’의 외침처럼 들립니다. 기본적으로 대중은 사실(Fact)이 아니라 정서(Emotion)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동서고금의 인류사를 통틀어 팩트로 민중을 격동시키는 경우는 좀처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정서적 존재인 대중에게 고집스럽게 사실만 들이미는 건 예전에 숭례문 화재사건 당시에 불은 안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데, 소방차들이 출동해 멀쩡한 기와지붕 위에만 물를 뿌리는 것과 같은 무의미한 헛고생이 아닐까요?
변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여론조사를 실시해보면 이제는 30퍼센트가 웃돕니다. 양자 대결의 경우에는 상대가 7이고 우리가 3입니다. 저희가 소수파입니다. 그렇지만 3자 구도를 전제한다면 판도가 확 달라집니다. 우리가 다수파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당 3, 홍석현-김종인의 탄핵당 3, 탄핵무효당이 4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지지하는 30프로의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늘 염두에 둬야만 하는 까닭입니다.
공 : 정치건, 운동이건 종국에 승리하려면 외연 확장이 필수적 과제입니다. 변 대표님의 전략과 논리는 외연 확장을 포기한 채 그저 집토끼만 열심히 간수하겠다는 매우 수세적 발상으로 여겨집니다.
변 : 보수우파의 외연 확장의 핵심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있습니다. 진실은 우파가 보유한 가장 강력하고 위력적인 무기입니다. 우리가 하는 얘기를 잠시만 주의 깊게 듣는다면 그 어떤 국민도 곧바로 우리의 대의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공 : 그건 전형적인 586적 사고방식 아닌가요? 옛날 1980년대에 운동권 학생들이 자신감 넘치게 떠들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기네들이 KBS 한국방송을 1시간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면 세상이 완전히 뒤집어질 것이란 말이었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KBS는 물론이고 MBC, YTN, TBS, 각종 지역방송 등 거의 모든 크고 작은 방송사들을 평정했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길거리 민심은 가히 민란 분위기입니다.
변 : 제 주장의 정당성과 효용성은 2012년도 가을에 저와 진중권 교수가 펼친 「사망유희 토론배틀」에서 이미 명약관화하게 입증된 적이 있습니다.
필자가 변희재 대표에게 시전에 발송한 질문지에는 그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런저런 사건사고들과 연관된 사람들 가운데 교과서적 차원의 공인들을 제외한 인물은 단 한 명도 들어가지 않았다. 당연히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와 관련된 질문도 없었다. 그러나 변희재 대표 스스로 진 교수의 이름을 거명했으니 그와 진중권의 파란만장한 인연을 다루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관한 내용은 다음회인 ④편에서 싣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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