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변희재의 ‘미국 망명’ 신청에 부쳐 - 돈키호테를 핍박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4-10-02 16:05:18
기사수정

변희재 미디어워치 고문의 미국 망명 신청은 윤석열 정권과의 싸움을 장기전으로 이어가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시로 읽힌다. 사진은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의 변 고문과 아내인 이새봄 씨의 모습 (사진 출처 : 미디어워치)

“포기를 모르는 남자, 동시에 농담을 못하는 남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이하 변희재로 호칭)과 사반세기에 걸친 질기디질긴 오랜 개인적 인연을 이어오며 필자가 인간 변희재에 관해 내린 결론이다.


내가 변희재와의 첫 만남을 가진 때는 그가 만으로 25살 되던 해였다. 그는 만으로 50세가 되는 올해 드디어 결혼에 성공했고, 나는 변희재의 결혼식에 당연히 참석해 그와 그의 신부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뜻을 전했다.


결혼식 직후 미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변희재가 미국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망명할 결심을 피력하자 대다수 사람들은 처음에는 나이든 새신랑의 치기 어린 신혼 기념 깜짝 이벤트쯤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나는 변희재가 루비콘강을 건너는 결단을 내린 로마인 카이사르처럼 자신의 인생에 커다란 분수령으로 기록될 중차대한 승부수를 띄웠음을 직감했다.


변희재는 현재 자유로운 신분이 아니다. 그가 몇 년째 공들여 진실 규명에 나선 최순실 씨(현재는 최서원으로 개명) 소유의 태블릿 PC를 둘러싼 문제로 말미암아 불우한 영어의 몸이 되었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는 상태이다. 만에 하나 보석이 취소되면 변희재는 그의 무릎 관절의 건강을 완전히 앗아간 구치소로 다시 돌아가야만 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변희재는 이 모든 위험과 불이익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사이에는 범죄자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다. 미국 정부가 망명을 불허하면 그는 한국으로 강제송환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변희재는 바보가 아니다. 그의 우직함이 그를 바보처럼 보이게끔 만들어왔을 뿐이다. 변희재가 제기해온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단지 권력, 그것도 집권세력의 이념적 성격과는 관계없이 한국사회의 영구권력처럼 작동해온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에 항거했다는 이유만으로 한 인간의 인신의 자유를 박탈하는 짓은 명색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70년 넘게 운용해온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나는 변희재가 포기를 아는 남자였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검찰권력과의 싸움도 모자라 강대한 언론권력과의 일전마저 불사하는 무모한 돈키호테적 행동은 하지 않았을 테기 때문이다. 나는 변희재가 농담을 잘하는 남자였으면 좋겠다. 그랬다면 변희재 역시 불리한 상황으로 내몰릴 때마다 남들처럼 ‘아니면 말고’란 식으로 위기에서 잽싸게 발을 뺄 수 있을 터였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변희재의 망명 요청을 허용할지 여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확실한 사실은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변희재에 대한 보석 취소를 법원에 청구할 가능성이 100퍼센트일 것이라는 점이다. 변희재 본인이 지난 수년 동안 뼈저리게 경험해왔듯이 대한민국 사법부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향하며 독립된 지식인으로 활동해온 돈키호테의 편이 절대 아니었다.


변희재는 공정한 재판 절차가 보장되면 그 즉시 망명 의사를 철회한 다음 자발적으로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갓 시집온 그의 아내는 남편의 의사를 전적으로 존중해 작금에 직면한 고난과 시련을 부부가 힘을 합쳐 함께 극복해나가겠다는 견결한 결의를 다부지게 다졌다는 소식이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돈키호테는 핍박당하고, 권력의 양지만 좇는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변희재 같은 돈키호테들을 용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용산 대통령실과 여의도 정치권과 정부 청사들에 득실득실한 기회주의자들의 기세만 더 올려주고 말 것이다.


그렇다. 변희재는 미국으로 망명하지 않았다. 돈과 이권과 인맥으로 대동단결을 이룬 한국의 기득권 세력이 그를 신대륙으로 추방한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자 실상이다. 변희재가 추방지인 미국에서나마 모국 땅에서 제대로 누리지 못해온 자유와 행복을 되찾았으면 하는 게 지금의 내 솔직한 바람이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axnews.co.kr/news/view.php?idx=46724
  • 기사등록 2024-10-02 16:05:18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우원식 국회의장, 한덕수 권한대행 대정부질문 불출석에 '강력 경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한 것에 대해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태도가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우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오늘 국무총리가 일방적으로 불출석했다. 양 교섭단체의 양해도 없었고 .
  2. 오세훈 시장, '땅꺼짐' 불안 잠재우기 총력… 철도 건설 현장 GPR 탐사 '강도 높은 안전 대책' 가동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잇따른 지반 침하 사고와 봄철 인파 밀집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14일(월) 오후 2시,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긴급 안전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관련 부서에 철저한 점검과 신속한 조치, 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여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문했다.이날 회의는 오 시장을 비롯해 행정 1·2&mi...
  3. “경기도 접경지, 버려진 집을 핫플로! 재탄생(Reborn)” 경기도는 접경지역의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접경지역 시군과 협력해 2025년도 빈집 정비사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도는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7개 시군(고양, 파주, 김포, 양주, 포천, 동두천, 연천)에서 신청한 117개 가운데 정비 기준에 맞는 대상지 32개를 최종 선정해 빈집 정비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선정된 대상지.
  4. 미아동 345-1 일대, 25층 규모 주거단지로 재탄생… 신속통합기획 확정 서울시는 23일, 수십 년간 개발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강북구 미아동 345-1 일대에 대한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획을 통해 해당 지역은 북한산 경관을 살린 조망과 녹지축을 기반으로, 25층 내외의 아파트 1,20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시는 이번 개발이 지역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주변과의 조화...
  5. 공장 보유 중소·중견기업 중 19.5%만 스마트공장 도입…대부분 기초단계 중소벤처기업부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이 28일 「제1차 스마트제조혁신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중소기업 스마트제조혁신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2023년 7월) 이후 처음 실시된 것으로, 중소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 현황을 파악했다.실태조사 결과, 공장을 보유한 중소·중견 제조기업 163,273개사 중 스마트공장을...
  6. 박찬대 “장애인 권리 보장, 대선 공약으로 실현할 것”… 정책제안 페스티벌 축사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장애인 정책제안 페스티벌’에 참석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박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장애인이 체감할 ...
  7. 홍준표,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이재명 심판, 선진대국 건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이재명 후보를 심판하고 사법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SNS에 공개한 대선 후보 출마선언문을 통해 "오직 국민의 심판과 주권자인 유권자의 선택만이 비리와 불법의 범죄자를 확실하게 단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홍 전 시장은 이번 대선을 "홍준표 정권이냐, 이재.
  8. 서울시, 대형 지하굴착공사 지반침하 ‘GPR 집중탐사’ 돌입 서울시는 연이은 지반침하 사고로 인한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 대형 지하굴착공사장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지표투과레이더(GPR)를 활용한 집중 탐사를 본격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특별대책은 도시철도·광역철도 공사구간과 자치구 제출 우선점검지역 등 총 45㎞ 이상에 걸쳐 이뤄진다.서울시는 우선 도시철도 건설공사장 3곳과 ...
  9.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더욱 편리하고 친절해진 서비스 제공 국세청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납부 기간을 맞아 납세자 편의를 대폭 강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4월 25일부터 신고 안내문을 모바일로 발송하며, 모두채움 안내문을 통해 가산세 걱정 없이 쉽게 신고할 수 있게 됐다.2024년도에 종합소득이 있는 개인은 2025년 6월 2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하며, 세무서 방문 없이 홈택스(PC), ...
  10. 한덕수 권한대행, '미국발 통상전쟁' 정면 돌파 선언… "마지막 소명 다할 것"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4일, 미국발 통상전쟁과 관련해 "그간의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네트워크 등을 십분 활용해 국무위원들과 함께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제 미국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의 시간에 돌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미국이 한국...
최신기사
책-퇴진하라
책-보수의종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