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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과 장예찬을 비교한다 - 최종강자 이준석이 잠깐 흥한 장예찬을 포용해야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3-05-19 1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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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대표가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을 포용하는 일은 이준석이 적조차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리더로 거듭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미지는 이준석과 장예찬 양인 사이의 설전을 보도한 채널A 뉴스 화면

이준석과 장예찬은 정치적 체급과 대중적 인지도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고 있다. 개인적 위상과 이름값에서도, 지지자들의 질적인 수준과 양적인 숫자에서도 이준석이 장예찬을 압도하는 상황임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국민의힘에 똑같이 몸을 담고 있는 이 두 젊은 30대 정치인을 비교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준석과 장예찬이 정반대 지점에 포진한 데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의 주도 아래 당대표직으로부터 모질게 축출될 사건이 증명하듯이 윤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자 앙숙으로 자리매김했다. 장예찬 현 청년 최고위원은 윤석열에게 충성스럽게 맹종하는 가병(家兵) 역할을 서슴없이 자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준석과 장예찬 가운데 내년 4월 실시될 예정인 국회의원 선거에서 금배지를 달 확률은 어느 쪽이 높을까? 당연히 장예찬이다.

 

왜냐? 22대 총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의 공천권을 무대 뒤편에서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할 용산 대통령실이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온갖 궂은일에 더하여 심지어 꺼림칙하고 지저분한 일들마저 마다하지 않아 온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을 보수계열 정당의 텃밭인 영남권의 안전한 지역구에 사실상 전략공천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에서이다.

 

한 가지 질문을 추가로 던져보겠다. 이준석과 장예찬 중에서 장기적으로 정치적 전망이 훨씬 더 밝을 인물은 누구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이준석이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자마자 윤석열 색깔 지우기에 즉각 시동을 걸 게 확실시된다. 총선에서 받아든 지지부진한 성적표로 말미암아 용산 대통령실의 집권당에 대한 장악력이 급속도로 이완되면서 윤석열과의 거리 두기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집권여당 안에서 장예찬은 설령 국회에 입성한다고 한들 “한 명의 끈 떨어진 외롭고 쓸쓸한 초선 의원”일 뿐이다.

 

이준석의 경우는 이와 대조적이리라. 현행 헌법의 유지를 전제로 대통령 선거 입후보가 법적으로 가능한 나이인 만 40세가 매일매일 다가오는 이준석에게는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곳곳에서 몰려들 것이다. 사람이 몰리면 필연적으로 덩달아 따라오는 요소가 있다. 바로 돈 곧 실탄이다.

 

관건은 이준석과 그 지지자들이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 이준석 대(對) 끈 떨어진 초선 국회의원 장예찬”의 구도를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짜릿한 희열과 통쾌한 복수의 쾌감을 만끽하는 데만 만족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이준석이 큰 꿈을 이루려면 현재와 견주어 몇 배는 더 세가 불어나야 한다. 정당과 정치인이 어떻게 우호세력을 늘리고 지지기반을 확장해가야만 할지에 관한 금쪽같은 가르침은 이미 오래전에 나와 있다. “태산은 흙을 가리지 않아 태산이 되었고, 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아 바다가 되었다”는 격언이다.

 

내 생각과 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는 일은, 내게서 잠시도 멀어지지 않았던 인물들을 이끄는 일은 필자처럼 평범한 일반인도 약간의 노력만 기울인다면 거뜬히 해낼 수가 있는 상대적으로 손쉬운 일들이다. 반면에 내 의견과 다른 견해를 지닌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는 일은, 내 뒤통수를 세게 치고서 나를 떠난 인사들까지 아우르는 일은 위대한 지도자만이 능히 감당할 수 있는 힘든 난제들이다.

 

이준석이 장예찬을 대하는 자세는 분노와 조롱이 여전히 그 주요한 기조를 형성하고 있다. 만약에 이준석이 재치 있고 토론 잘하는 유명인에서 포용력 있고 안정감을 주는 믿음직한 지도자로 한 단계 도약하기를 바란다면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장예찬을 대하는 태도부터가 확 바뀌어야 한다. 당장의 단기적 이익을 좇아 이준석을 버리고 윤석열 품에 안겼던 장예찬을 이준석은 속으로 꾹 참으며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야만 하는 것이다.

 

이준석도 인간이다. 장예찬에 대한 미움과 원망을 어찌 깡그리 없앨 수 있겠는가? 장예찬을 욕하지 않고는 도저히 분이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이준석은 상계동의 자기 집에서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오늘을 위해 내일을 희생시킨 어리석고 안타까운 후배를 향해 온갖 막말과 극언을 퍼부으면 된다.

 

촉한의 황제 유비를 보필해 천하삼분지계를 이룩한 제갈량은 남만의 추장 맹획을 일곱 번 사로잡았다가 일곱 번 풀어줬다. 여기서 유래한 이야기가 삼국지 독자들이라면 익히 한 번쯤 들어봤을 ‘칠종칠금’의 고사이다.

 

그 지루하고 고단한 술래잡기의 결과로 맹획은 제갈량에게 마침내 진심으로 신복하게 되었다. 촉나라 승상을 충심으로 따르게 된 맹획이 꾸준히 조공품으로 진상하는 물자와 인력은 나중에 제갈량이 위나라를 정벌하는 북벌 전쟁을 수행할 적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그와 마찬가지다. 이준석 전 대표는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에게 이를테면 일곱 번 배신당할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해야만 한다.

 

장예찬이 단지 아부와 아첨에만 통달한 덕분에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과 총애를 받는 건 아닐 터이다. 나름의 재주와 수완이 있기 때문이리라.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려면 타인이 가진 수완과 재주를 모으고 끌어와 자신의 역량과 자산으로 온전히 승화시켜야만 한다. 윤석열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인재들의 재능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탓에 지지율이 폭락하고 말았다.

 

이준석은 장예찬에게 아직 일곱 번까지는 뒤통수를 맞지 않았다. 이는 그가 갈 길이 앞으로도 멀고 험하리라는 뜻이다. 유명인은 팬들의 인기와 박수를 먹고 자란다. 지도자는 배신당한 상처와 뒤통수를 맞은 고통을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한다. 이제는 이준석이 셀럽에서 리더로 거듭나는 대장정에 호시우행의 긴 호흡으로 첫발을 내디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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