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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①] “문재인 정부의 가짜뉴스 단속은 제2의 복면금지법” - 장진영 바른미래당 동작을 위원장 인터뷰 ①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18-10-18 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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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가짜 뉴스’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문재의 정부의 단호한 방침이 가짜뉴스 자체보다도 더 큰 사회적 파문과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여당 지지자들에게는 필자의 이러한 진단과 분석 자체가 어쩌면 가짜 뉴스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가짜 뉴스 단속은 표현의 자유의 위축과는 당연히 동전의 양면 관계를 이룰 수밖에 없기 마련이다. 더욱이 표현의 자유의 거의 무제한적인 보장이야말로 이제껏 당명에 ‘민주’라는 두 글자가 들어가는 진보 성향의 정당들이 전통적으로 내세워온 자신들의 존재의 이유이기도 했다. 당 이름에 ‘민주’자가 들어가는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여당의 자리로 올라선 지도 벌써 1년하고도 절반이 가까워진 지금, 국민의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되레 커다란 위기에 직면한 역설적이고도 엽기적인 시대상황을 중심 주제로 삼아 전문가와 긴급 인터뷰를 나눠봤다.


그 전문가는 다름 아닌 장진영 전 국민의당 수석 최고위원 겸 현 바른미래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이다. 장진영 위원장은 현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정교하고 날카로운 법리를 펴는 젊은 변호사이자, 잘생긴 외모를 자랑하는 인기 방송인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터이다. 인터뷰는 서울지하철 이수역(총신대역) 근처에 위치한 장진영 위원장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전문 인터뷰어가 아닌 필자의 개인적 능력의 한계로 말미암아 정리에 비교적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탓으로 인터뷰를 몇 차례로 나눠서 게재해야 하는 점에 대해 독자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하는 바이다.


가짜 뉴스 단속은 민주당판 복면금지법


장진영 위원장(왼쪽)은 “정권은 짧고, 표현의 자유는 길다”는 신념을 거침없이 표명했다.

- 공희준 (이하 공) :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점이 묘합니다. 경제지표가 총체적으로 나빠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진 시점에 불쑥 그와 같은 화두를 꺼냈습니다. ‘가짜뉴스와의 전쟁’의 본질은,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요?


= 장진영(이하 장) : ‘데자뷰 현상’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예전에 이미 본 것 같은 인상을 준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필이면 예전이 박근혜 정권 당시라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 중반기였던 2015년 11월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복면을 착용한 시위대를 테러범에 빗대어 비난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갈등이 빚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 공 : 「복면가왕」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될 정도로 지금은 복면의 합법화를 넘어 아예 복면의 양성화까지 이뤄진 느낌입니다.


= 장 : 제가 복면시위 금지와 관련해 「MBC 100분 토론」에 토론자로 출연해서 정부의 방침을 강력히 비판했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법을 정부가 만들려고 획책했었기 때문입니다. 헌법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는 것은 헌법의 정신이 충분히 존중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사람들은 대기가 심각하게 오염되면 그때야 비로소 맑은 공기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논쟁의 근거로 헌법이 자주 인용된다는 사실은 그만큼 헌법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복면시위 처벌 계획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려는 짓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이와 같은 무모한 시도는 정부에 대한 민심만 더 나쁘게 만들고는 아무 성과 없이 유야무야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박근혜 정부의 복면금지법에 가장 앞장서서 반대한 단체들 중의 하나가 지금의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었습니다. 그런 민주당이 가짜뉴스 단속을 핑계로 표현의 자유를 왜 드러내놓고 억누르려는지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게 가짜 뉴스 단속에 나설 자격과 명분이 과연 있는지부터가 먼저 의심스럽습니다.


- 공 : 압권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광온 의원 같은 분들이 가짜 뉴스 단속에 총대를 멨다는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두 분 전부 언론인 출신입니다. 이낙연 총리는 신문 기자셨고, 박광온 의원은 방송 기자였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모진 시집살이 한 며느리가 나중에 더 독한 시어머니 된다는 우리나라 전래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이거 여성 폄하 발언 아니죠? (웃음)


= 장 : 아닐 겁니다. (웃음)‘


- 공 : 저는 이 두 분이 과잉충성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왜냐면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광온 의원 모두 소위 친문 성골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버해야 인정받는 것이 방계 내지 굴러온 돌들의 숙명이거든요. 제가 예전에 해봐서 압니다. (웃음)


= 장 : 동기가 뭐였건 자기들 나름대로는 계산법이 있을 겁니다. 관건은 충성을 해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을 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저는 박광온 의원이 가짜 뉴스 근절하겠다고 나서는 광경을 접하고서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자기들이 과거에 했던 말과 행동을 태연하게 부정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현재의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다고 얼마나 목청을 크게 높였었습니까? 그런데 “싸우다가 닮는다”고, 지금은 박근혜 정부와 똑같은 짓들을 하고 있습니다.


- 공 : 그런데 제가 관찰한 바로는 지난 박근혜 정부와 지금의 문재인 정부는 싸우다가 닮은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원래부터 닮았기 때문에 싸우는 걸로 보입니다. (웃음)


= 장 : 그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닭이든 달걀이든 결국은 다 닭과 아닌가요? (잠시 웃은 다음 목소리를 가다듬고). 가짜 뉴스 엄단은 문재인 정부가 자기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더 자격 없는 정당


- 공 : 그렇다면 정부여당의 가짜 뉴스와의 전쟁은 “진실을 위한 거짓과의 싸움”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돈키호테 식의 풍차와의 싸움”이라고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 장 : 의도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겠죠. 그렇지만 의도와는 달리 정부여당에게 오히려 크게 마니너스가 되리라고 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 공 : 그렇다면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여당의 무리수를 굳이 뜯어말릴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야당이 정부여당을 견제할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자기 자신을 ‘셀프(Self) 견제’하겠다는데 이것처럼 고맙고 반가운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 장 : 정부가 북 치고 장구 치면서 셀프 견제하는 거야 저는 고맙죠. 그래도 명색이 야당이 어떻게 정부여당이 자멸하기만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느긋하게 구경만 하고 있을 수 있겠어요? 그 사이에 국민들만 피해를 볼 것이 뻔한데. 이럴 때일수록 야당은 당리당략을 계산하지 않고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주를 막아야 합니다.


- 공 : 그런데 자기가 자기 발목 찍는 셀프 견제에 관해서라면 자유한국당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않나요?


= 장 : 웃기기야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도 몇 배는 더 웃기죠. 그 사람들도 자격이 없기는 매한가지이기 때문입니다.


- 공 : 자유한국당 사람들이 정권 잡았을 때 걸핏하면 해했던 소리가 ‘유언비어 엄단’이었잖아요. 난무하는 괴담들이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위협한다는 구실 아래에서요.


= 장 : 박근혜 정권 때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뻑 하면 나타나서 유언비어 엄벌하겠다고, 괴담 발본색원하겠다고 국민들을 상대로 엄포를 놓곤 했었습니다.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환자가 국내에서 발생했을 때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으로 여론이 갈렸을 때엗 국민들에게 음울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었습니다.


- 공 : 문제를 바라보는 각도를 조금 달리해서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부모가 특출 나게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닌 평범한 가정의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 1순위가 인기 유튜버, 즉 유튜브 스타입니다.


= 장 : 그건 있는 집 아이들도 똑같습니다.


- 공 : 저는 있는 집에 하루도 안 살아봐서. (웃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줄곧 고공행진을 거듭해온 것이 야당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중요한 요소들 가운데 한 가지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조금만 더 지혜롭고 민첩하게 움직이면 ‘정부여당 대 유튜버(유튜브 이용자)’들로 프레임을 전환시킬 수가 있지 않을까요?


= 장 : 야당이 가만히 있어도 정부여당 스스로가 그렇게 구도를 짜가고 있습니다. 핵심은 그걸 확실하게 대중의 인식 속에 규정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 공 : 저는 지금의 야당이 그런 부분에서 전혀 동조도, 동정도 가지 않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오늘날 야당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면 가짜 뉴스 정국은 ‘정부여당 대 2천만 유튜버’ 식으로 국면이 전환되어도 벌써 몇 번은 전환되었을 겁니다.


= 장 : 저도 그 지점에서 정말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현재 우리 바른미래당이 현안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무기력하기 때문입니다. 문제에 대한 통찰력 있고 명료한 성격 규정도,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도 모두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공 : 오히려 여당으로부터 규정을 당하고 있지요. 여당이 바른미래당을 보수로 규정하니까 바른미래당 안의 보수적인 인사들이 갑자기 기운이 솟는지 목청이 커지더라고요. 그분들은 여당이 야당을 규정해주는 걸 보약 다려준 걸로 생각하는 눈치입니다.


= 장 : 제가 지금 원외에 있다 보니 역할과 역랑에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유튜브에 선전포고를 한 것과 진배없는 이 상황에서요. (한숨)


박근혜 때도 플랫폼만은 안 건드려


- 공 : 저는 정부의 이른바 가짜 뉴스 단속이 유튜브를 자신들의 정치적 플랫폼으로 장악해나가고 있는 극우세력을 견제하려는 데 중요한 노림수를 두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그런 세력을 골라내는 것이 말과는 달리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느 매체에서인가 「베니스의 상인」에 빗대어 표현했듯이 피를 흘리게 하지는 않으면서 살을 베가는 일과 같습니다. 한마디로, 동그란 세모를 그리겠다는 것이거든요. 정부가 추진하는 외과수술식의 정밀타격이 과연 실현 가능할 목표일까요?


= 장 : 저는 유튜브에서 극우 가짜 뉴스만 골라내겠다는 정부여당의 발상은 망상에 가깝다고 봅니다. 유튜브라는 광대한 공간에게 우리나라 정치와 관련된 콘텐츠가 몇 퍼센트나 될까요? 1프로조차 안 될 겁니다.


- 공 : 말씀 들어보니 당장 저만 해도 유튜브에서 주로 시청하는 영상물이 결혼하기 전에는 우리나라 걸 그룹 소재의 이런저런 동영상이었고, 지금은 1990년대 중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댄스곡 공연물입니다.


= 장 : 네티즌들이 유튜브 공간에서 주로 소비하는 콘텐츠가 뭔지는 그 현황이 이미 확연히 나와 있습니다. 음악, 어학, 먹방, 게임물, 만화, 스포츠 중계 같은 것들입니다. 엄청나게 다양한 소재들이 폭발적으로 수요를 키우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비중을 따지면 빙산의 일각일 뿐인 정치 콘텐츠를 단속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플랫폼 전체에 규제를 가하려는 시도는 빈대 잡자고 초가집도 모자라 으리으리한 아흔아홉 칸 기와집마저 통째로 태우겠다는 무지막지한 발상입니다.


- 공희준 : 지금의 정부여당 사람들이 스케일 하나는 거의 나폴레옹 급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나폴레옹은 물리적 대륙에 봉쇄령을 내렸지만, 문재인 정부는 사이버 공간의 가상 대륙을 겨냥해 봉쇄령을 발동하려는 것이지요. 그런데 실제로 대륙 봉쇄령이라도 불사할 기세인 것이 엊그제 집권여당 정치인들이 구글코리아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특정한 콘텐츠의 삭제를 요구했다가 전문용어로 ‘펜찌’를 맞고 왔습니다. 이거야말로 진짜 나라 망신 아닌가요?


= 장 : 국격을 손상시키는 행위죠.


- 공 : 김대중 정부가 등장한 다음부터 우리나라의 주요한 성장동력이 정보통신기술 산업이었습니다. 정부여당의 가짜 뉴스 때려잡기가 민생경제만 때려잡는 부작용만 낳고 말 위험성이 큰 이유입니다. 그리고 구글 코리아로 집권당 사람들이 단체로 몰려가서 게시물을 지우라 마라 요구하는 일을 보니까 제가 다 얼굴이 화끈거리더라고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사실상 쳐들어온 일이 미국 현지의 구글 본사에도 뻔히 보고됐을 텐데, 그 순간 우리나라의 정보화 지수나 표현의 자유 수준이 어느 나라와 동급으로 취급됐겠습니까? 자칫하다가는 후진 독재국가들과 같이 엮일 수도 있어요. 문재인 정부의 지지자도 아닌 제 손발까지도 오그라드는 상황이었습니다. (웃음)


= 장 :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건 박근혜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거든요. 박근혜 정권 당시 정말 별의별 얘기들이 다 나돌았습니다. 대통령이 모 호텔에서 남자와 함께 있었다느니 하면서요.


- 공 : 그냥 실명 까죠. 롯데 호텔이라고. 저희 매체가 롯데 그룹에서 광고를 수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명 공개해도 됩니다. (웃음)


= 장 : 그러죠(웃음). 듣기에 엄청나게 민망한 출처 불명의 미확인 소문들이 여러 팟캐스트들을 중심으로 마치 진실처럼 마구 떠다녔어요. 그러니 박근혜 정부가 봤을 때 팟캐스트들과 그 팟캐스트가 올라가는 플랫폼 서비스들이 얼마나 얄밉고 싫었겠습니까? 그럼에도 팟캐스트를 본격적으로 규제하려는 작업을 차마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②편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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