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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한류스타가 된 날 -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고친 다음에 밖으로 내보내야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2-09-23 09: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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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K-디스’를 창시하다


국제연합(UN) 총회에 참석한 우리나라의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의 한 건물 안에서 느닷없이 내뱉은 욕지거리 섞인 말투는 윤 대통령을 부정적 의미의 한류스타로 만들어줬다. (이미지는 윤 대통령 욕설파문을 다룬 YTN 뉴스 화면 갈무리)“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진중권 광운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다수의 논객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48초짜리 약식 정상회담(Door Summit)을 마치고 나오며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했다는 비속어 뒤섞인 발언에 관해 내보인 반응이다.


도어 서미트는 약식 기자회견을 뜻하는 도어스테핑(Doorstepping)과 정상회담을 의미하는 서미트(Summit)를 합성해 필자가 급조해낸 신조어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까지 끌고서 영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부부 동반으로 뉴욕의 국제연합(UN) 본부로 날아간 터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고작 48초밖에 만나지 못한 일이 필자는 한국인 입장에서 엄청 자존심이 상하는 사건으로 느껴지는지라 정체불명의 근본 없는 신조어를 황급히 만들어서라도 한미 양국 정상의 회동이 정상적인 정상회담의 하나였음을 어떻게든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에서는 안으로는 부끄러움도, 밖으로는 자존심도 늘 국민들의 몫이었다.


그런데 자존심이 상하기는 조 바이든에게 바람을 맞은 것과 진배없을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허나 천하의 윤석열조차 방금 전 얼굴을 맞댄 미국 정부의 수반을 차마 드러내놓고 타박하기는 부담스러웠는지 “이 XX들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며 꿩 대신 닭으로 미합중국 의회를 질타한 건 아닐까?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 Inflation Reduction Act)이 상하 양원을 차례로 무사히 통과하지 못하면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유권자들에게 톡톡히 망신살이 뻗칠 게 빤한 탓이다.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비속어를 내뱉은 거라는 군색한 해명을 부랴부랴 내놨다는 소식이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한미 동맹의 건실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우리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타로 기꺼이 통 크게 욕을 먹어주겠다’는 취지의 대변인 논평을 언론에 넌지시 공개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을 그야말로 완전히 궁지에 몰아넣는 절묘한 신의 한 수가 되리라.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욕설을 영어식 표현으로 옮기느라 한바탕 부산을 떨고 있는 양상이다. 좋게좋게 선의로 해석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K-POP으로부터 시작된 ‘K’시리즈에 ‘K-디스’를 추가한 셈이다. 디스는 무례 또는 결례로 흔히 번역되어온 Disrespect의 약어로 타자를 모멸적으로 비난하는 말과 행동을 뭉뚱그려 가리킨다. UN 본부에서 윤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뱉어낸 불미스러운 막말이 윤석열을 K-디스의 열풍과 물결을 지구촌 전역으로 퍼뜨린 새로운 한류스타로 등극시켜줄지도 모른다고 필자가 희망사항 가득한 개인적 바람을 피력하는 까닭이다.


촛불과 태극기의 합체를 표명하며 유튜브 채널 「강동서」를 최근 출범시킨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변희재 미디어워치 고문은 진중권 교수를 김건희 여사의 가병에 불과하다며 연일 맹공해왔다. 「강동서」의 기획자인 필자 역시 진 교수가 윤석열 정권에 과도하게 친화적 태도를 띠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 진중권마저 윤석열 대통령의 상스럽고 돌발적인 언급을 역대급 대형사고로 비판하고 나선 점을 감안하면 아쉽게도 윤 대통령이 긍정적 맥락의 월드스타로 떠오르지는 않을 듯싶다.


오히려 그는 백주대낮의 국제무대에서 서슴없이 욕지거리를 늘어놓은 품격 없는 불량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윤석열 대통령이 안방에서 줄줄 새는 바가지 상태 그대로 대책 없이 집 바깥으로 나가도록 방치하고 부추겨온 현 정권의 구조적 결함과 해이한 인식에 있다고 하겠다.


중앙일보 이상언 논설위원이 쓴 “윤석열의 박제된 자유”라는 제목의 기명칼럼에 의하면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11분 길이의 기조연설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무려 21차례나 얘기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그의 국제연합 연설문을 실질적으로 기획ㆍ작성했을 대통령실의 실무 담당자는 윤석열에게 제2차 세계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견인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이미지를 입히려 부단히 노력한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의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1941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발표한 연두교서는 네 가지 종류의 자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현대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은 위대한 역사적 명연설로 평가돼왔다.


과거 우리나라 대학입시 수험생들의 필독 참고서로 군림했던 「성문종합영어」에서 중요한 예문으로 수록된 해당 연설에서 루스벨트는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전 세계 인류가 마땅히 구가해야만 할 기본적 4대 자유로 규정했다.


필자가 감히 부연한다면 표현의 자유는 언론과 출판의 자유이기도 하다. 신앙의 자유는 사상과 이념의 자유이기도 하다.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는 가난과 경제적 불평등으로부터의 자유이기도 하다. 공포로부터의 자유는 독재와 전쟁으로부터의 자유이기도 하다.


루스벨트가 자유를 지탱하는 네 기둥들 가운데서도 우선적으로 중시한 덕목이 표현의 자유였다. 한데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입각해 움직이는 로봇 같은 존재들일 윤핵관들이 지금 무슨 황당무계한 짓을 벌이고 있는가? 그들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성상납으로 무리하게 엮어 숙청하려는 시도가 여의치 앉자 그가 당과 정부에 해로운 표현을 남발했다는 이유를 들어 다시금 징계를 강행하려 들고 있다. 루스벨트가 자유 중의 으뜸으로 역설한 표현의 자유를 윤 대통령과 그의 심복들이 앞장서서 무참하게 유린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준석 대표 중징계가 마침내 욕설의 자유로 귀결돼


윤석열 대통령은 어떻게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됐을까? 윤 대통령을 비판하면 나중에 어떤 몹쓸 봉변을 당하는지를 이준석 대표의 경우가 생생하게 증명한 일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게다. 새다 못해 거의 깨질 지경인 구멍투성이 바가지를 향해 물이 샌다고 말만 해도 내부총질이나 일삼는다며 괘씸죄를 적용해 당에서 몰아내려고 하니 그 누가 윤 대통령의 품위 없고 몰상식한 언행에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겠는가?


필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밖에 나가서는 안에 있을 때와는 달리 언행과 품행을 점잖고 단정하게 해야만 한다고 솔직하게 조언하는, 진심으로 충성스러운 참모들이 현재의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단 한 명도 없는 까닭에 유엔 본부에서의 희대의 볼썽사나운 욕설 파동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마디로, 언젠간 필연적으로 터질 사고가 터졌을 뿐이다.


윤석열 정권의 불순하고 왜곡된 자유의 개념을 국민들에게 몸소 친절(?)하게 설명해준 주인공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다. 그는 자유에는 징계할 자유도 있다는 터무니없는 궤변을 천연덕스럽게 언죽번죽 늘어놓았다. 홍 시장은 작년 가을 무렵 치러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살벌하기 짝이 없는 거칠고 감정적인 진흙탕 싸움을 펼친 바 있다. 그만큼 켕기는 구석도 많고, 찔리는 부분도 수두룩할 사람이 홍준표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일종의 반성문 겸 자구책 차원에서 징계의 자유 운운하며 이준석 제거 정치공작의 정당성을 강변하자 윤 대통령 진영에서는 예상대로 열렬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군상들이다. 징계의 자유는 실은 보복의 자유인 동시에 박해할 자유일 따름이다. 그와 같은 폭력적인 징계의 자유를 정권 수준에서 가장 마음껏 누리는 인물은 다름 아닌 북한의 최고존엄 김정은이다, 북녘땅 곳곳의 정치범 수용소들에 갇힌 수십만 명의 죄수들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대를 이어 계승된 징계의 자유의 소산이다.


북한 못잖게 징계의 자유를 압도적으로 즐기는 나라들은 또 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무고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징계의 자유를 관철하고 있고,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애꿎은 대만을 희생양으로 삼아 징계의 자유를 시도 때도 없이 행사한다. 홍준표는 징계의 자유라는 전대미문의 억지논리를 동원해 결과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김정은, 푸틴, 시진핑 부류의 악명 높은 권위주의적 폭군(Strongman)들과 도매금으로 묶어버리고 말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를 취임 이래 줄곧 외쳐오고 있다. 징계의 자유가 최고의 자유로 신봉되는 윤석열 정권이 연대해야 어울릴 동맹국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와 독일 같은 전통적 민주주의 체제 국가들이 아니다. 권력자의 정적으로 낙인찍힌 인사들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모질게 탄압하고 겁박하는 러시아, 중국, 북한이 내용적으로 윤석열 정권과 훨씬 더 자연스럽게 코드가 통할 나라들이다.


어쩌면 윤석열 대통령이 갖고 있을 비단주머니에도 그의 표면적 귀감일 루즈벨트처럼 네 가지 비장의 자유가 야심차게 준비돼 있을지 모른다. 첫 번째는 징계의 자유임이 이준석 숙청 사태 와중에 여지없이 밝혀졌다. 두 번째는 욕설의 자유임이 바이든과의 조우 직후 백일하에 드러났다. 세 번째 자유와 네 번째 자유로는 어떤 엽기적이고 기상천외한 자유들이 등장할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웅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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