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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성군이 되었는가 - 민주당의 대선 패배는 과연 이재명만의 책임이었을까
  • 기사등록 2022-05-03 23: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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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은 더불어민주당의 예상된 도주로

 

문재인 대통령 열혈 지지자가 그려 헌정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초상화 모습. 유달리 얇은 입술이 보수주의자도 아니고 진보주의자도 아닌 영약하고 약삭빠른 ‘보신주의자’ 문재인의 현란한 처세술과 극강의 생존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공포하였다. 그러나 국회에서의 입법 과정에서 온갖 기상천외한 꼼수와 엽기적인 무리수가 남발ㆍ동원된 이 말 많고 문제 많은 법안의 생존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사자인 검찰은 물론이고 법조 3륜의 한 축인 대한변협, 그리고 다수의 양식 있는 법학자들까지 일제히 나서서 검수완박 법안을 헌법재판소로 가져가 반드시 위헌심판을 받아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최대 수혜자인 경찰에 대한 통제권이 며칠 후에는 윤석열 정부로 완벽히 넘어가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검찰총장이 아닌 법무부 장관에 파격적으로 임명한 결정은 문재인 정권이 그야말로 야반도주하듯이 검수완박을 국회에서 강행처리할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가 있다. 검수완박 체제 하에서 경찰조직을 움직이는 데는 검찰총장의 지위보다는 법무부 장관 자리가 훨씬 덜 편리하고 효율적일 수 있는 까닭에서이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둘러싼 법의 그물은 끊어지지도, 성겨지지도 않았다. 단지 범인의 도주로를 예상한 수사팀에 의해 포위망이 더 광범위하게 쳐졌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었던 모양이다. 인간 문재인을 몰라도 너무나 모르는 순진하고 안이한 발상이라고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의 현직 대통령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건 검수완박 법안이 정부가 아닌 국회에서 만든 것이라고 나중에 형식논리학적으로 둘러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3인방에 대한 사면을 단행하지 않았다. 이들 세 명의 사면복권은 다른 사람의 소행으로 전가할 명분이 약했던 탓이다. 차후에 조금이라도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와 위험성이 있는 사안에 직면하면 어떻게든 제3자 또는 방관자의 위치에 남으려고 안간힘을 써온 게 대통령 문재인의, 시야를 확대하면 정치인 문재인이 걸어온 그간의 행적의 저변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흐름이었다. 검수완박 법률안과 사면 조치 앞에서 문재인의 이와 같은 현란한 처세술과 집요한 보신주의는 한층 더 강력히 관철되었다.

 

이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한 남조선 사회의 부패하고 특권적인 기득권 세력에게 치외법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무권유죄, 유권무죄’의 악법으로 지탄받아온 검수완박에 대한 분노한 민심의 역풍으로 말미암아 더불어민주당이 6월 1일 치러질 예정인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패배의 책임은 문재인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의 초선 강경파 무리인 처럼회의 책임이고, 처럼회의 노선에 야합한 비대위원장 윤호중과 원내대표 박홍근의 책임이고, 서울시장 후보로 송영길을 경기지사 후보자로는 김동연을 각각 밀어주며 막후에서 공천을 주도한 전 대선후보 이재명의 책임이 된다. 국무회의장에서 단지 의사봉만 두드린 게 전부인 문재인은 깔끔하게 세탁ㆍ면책되는 것이다.

 

허나 더불어민주당이 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리라. 이럴 때는 검수완박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문재인이 수훈갑으로 얼렁뚱땅 등장하는 구도가 완성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가면 로또를 맞고, 뒤로 가면 잭팟을 터뜨리는 ‘배산임수의 진’을 친 형국인 셈이다. 배수진이 사즉생의 결연한 각오로 채택하는 진법이라면, 배산임수의 진은 먹물들이 즐겨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려 획책하는 이기적인 인사들이 특히 선호하는 고도로 계산된 진형이다. 한마디로, 자기 손해는 손톱만큼도 보지 않는 사람들이 배산임수의 진을 치기 마련인 것이다.

 

문재인의 화장품 모델 마인드

 

내 손해는 절대로 보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고비마다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피해가며 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렇지만 이게 말이 쉽지 실제로 행하기는 결코 녹록하지가 않다. 평범한 일반인들조차 살면서 책임질 일을 숱하게 감수해야만 한다. 이를테면 은행에 통장을 개설하면서 약관 옆에 하는 서명도 책임질 일을 하는 것이요, 주민등록번호 입력한 다음 회원으로 가입한 인터넷 웹사이트의 게시판에다 실명으로 글을 남기는 짓도 책임질 일을 하는 것이다.

 

문재인식 정치의 요체는 기실 책임질 일을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부동산 가격 폭등은 무능하고 미숙한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미의 불찰이었고,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이 낳은 여러 심각한 부작용들은 대통령에게 소신 있고 단호하게 “NO!”라고 외치지 않은 경제부총리 김동연의 부덕의 소치였으며, 윤석열을 결국에는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추윤 갈등은 법무부 장관 추미애의 무모한 망동이 초래한 부산물이었다.

 

기본 레퍼토리야 언론 탓, 야당 탓, 국민 탓이었으나 만약 이 세 가지 탓탓탓조차 통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은 내각에 격노하고, 청와대에 격노하고, 집권당에 격노했다. 문재인의 격노를 유발시킨 내각과 청와대와 집권당의 주요 구성원은 당연히 문재인이 직접 고르고 임명한 인물들 일색이었다. 이쯤 되면 웬만한 사람 같으면 스스로에게 화가 날 법도 하건만 문재인 대통령은 자기 자신에게 한없이 너그러웠다. 왜냐, 나는 소중하니까! 문재인의 심리구조(Mentality)는 책임윤리에 투철해야만 할 대통령의 마음자세보다는, 공주병에 걸린 유명 화장품 광고 모델의 허세 찌든 자부심에 압도적으로 가까웠다.

 

그러므로 대한민국 제20대 대선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인 국민의힘에게 패배한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하며 정권 상실의 귀책사유를 오롯이 전적으로 이재명에게 덧씌운 정치학자 조기숙의 중앙일보 칼럼은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좋아요’ 만 개를 눌러줘도 모자랄 희대의 명문이었다. (다음 글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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