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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촛불을 들어야 - 젤렌스키는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의 체 게바라이다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2-03-02 02: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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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체 게바라


체 게바라(左)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이념은 달라도 대의를 위해 최전선에 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처음에는 김제동으로 보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체 게바라였다. 러시아의 독재자 푸틴의 명령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압도적인 전력의 러시아군에 맞서서 해외로의 탈출 권유마저 물리치고서 수도 크이우(러시아식 발음으로는 키예프)에 남아 옥쇄를 각오하고서 결사항전에 나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이야기이다.

 

영웅은 난세에 등장한다고 했다. 국제관계 전문가가 아닌 필자는 푸틴이 어떠한 연유와 동기로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기로 결정했는지 알지 못한다. 수백 대의 강력한 최신예 전차들을 진격 대열의 선두에 내세운 20만 명의 러시아 대군이 굳이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선을 넘어와 총공격을 개시하지 않아도 젤렌스키는 조만간 제풀에 쓰러질지도 모를 처지였다.

 

민생경제는 엉망이었다. 흑해로 나아가는 관문인 크림반도에 이어서 철과 석탄 등의 지하자원이 풍부히 매장된 동부의 산업지역마저 친러시아계 반군들의 손아귀에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젤렌스키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는 정치 경력이 전무한 유명 코미디언일 뿐이었다. 그의 리더십은 국내외적으로 수시로 조롱받았다.

 

그러므로 러시아는 수도 크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에 사실상 무혈입성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젤렌스키는 미군이 카불에서 철수하자마자 막대한 현금과 귀중품을 바리바리 챙겨서 가족과 함께 황급히 외국으로 도주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허나 상황은 정반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군민(軍民)의 거세 저항에 가로막혀 도처에서 고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평시에는 사분오열됐던 우크라이나 인민들은 거국적으로 일치단결했다.

 

단구의 젤렌스키는 그가 전생에 혹시 나폴레옹이 아니었을까 의심될 정도로 과감하고 단호한 지도력을 발휘하며 세계를 통틀어 미국에 뒤이은 두 번째의 군사강국으로 평가되어온 불곰국 러시아와 감연히 싸우고 있다. 설령 그가 돌연 백기를 들고서 러시아를 향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다고 하여도 젤렌스키를 비겁자라고 손가락질할 인간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졌지만 잘 싸웠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분전과 젤렌스키의 활약상이 인류를 감동시키는 데에는 인터넷의 보급이 톡톡히 역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누리꾼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는 동영상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의 불굴의 용기와 숭고한 애국심을 지구촌에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스탈린에게 치이고, 히틀러에게 채이던 쓸데없이 미녀들만 많은 동유럽의 만만한 약소국이 결코 아니었다.


러시아가 잃은 건 파괴되고 유기된 값비싼 군용장비들만이 아니다. 그들은 전 세계 밀레니엄 세대의 믿음과 애정을 일거에 상실했다. 러시아의 전신인 옛 소련은 과거 세계 각국 청년들이 동경하고 흠모하던 평등과 해방의 나라였다. 피델 카스트로를 도와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체 게바라는 노동자와 농민이 명실상부한 주인이 되는 자유롭고 평등한 국가를 건설하기를 꿈꾸며 안데스 산맥에서 외롭지만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고, 그 결과로 영원한 청춘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20세기에 제3세계 무산계급의 해방을 목표로 투쟁한 혁명가 체 게바라의 동지이자 후원자였던 러시아가 21세기에는 압제의 사슬과 종속의 굴레를 강요하는 무도한 침략자의 얼굴로 끔찍하게 변해버렸다. 유튜브에 속속 게시되는 처절하고 선명한 영상들을 통해 러시아군의 만행과 침략상을 생생히 목도한 전 세계의 밀레니얼 세대는 중국과 북한 같은 몇몇 고립되고 폐쇄적인 비민주적 나라의 젊은이들을 제외한다면 러시아를 절대로 자신들의 친구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러시아 집권여당인가

 

문제는 한국의 현재의 집권세력인 더불어민주당 사람들만 이와 같은 역사의 급반전에 여전히 지독하게 무지하고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이재명의 경쟁자인 윤석열을 비난하는 데만 정신이 팔린 나머지 젤렌스키를 조롱하는 것도 모자라 우크라이나 인민들까지 능멸하다가 국제사회에서 대대적으로 망신살이 뻗치고 말았다. 푸틴을 드러내놓고 옹호하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취한 더불어민주당이 세계인들의 눈에는 대한민국 여당인지, 아니면 러시아연방공화국 여당인지 알쏭달쏭할 지경이다.

 

기득권 586 세대와 내로남불이 체질화된 ‘40대 진보대학생’들은 우리나라 2030 세대를 영토보전과 주권존중 같은 고귀하고 추상적인 가치에는 지극히 무신경한 채 오로지 구체적인 물질적 욕망에만 가득 찬 실리주의자일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막상 우크라이나가 푸틴의 군대에 육해공 삼면으로 침탈당하자 침략자 러시아가 자행한 불의한 전쟁에 한국사회에서 단연 격렬하게 분노하고 반발한 인구집단은 젊은 청년들이었다.

 

동유럽에서 불붙은 전쟁의 화마가 남한에 미칠 경제적 파급영향만을 따지며 먼저 주판알부터 바쁘게 튕기는 4050 기성세대와 달리 2030 미래세대는 우크라이나가 침략자 러시아군의 군홧발에 더 이상 잔인하게 짓밟히지 않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과 고통도 감내할 수 있다는 순수하고 정의로운 이상주의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증명하고 있다. 단군 이래로 가장 진보적 세대를 자처하는 4050 세대가 실상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악덕 고리대금업자 샤일록 뺨치는 냉혈한이었고, 당장의 먹고사니즘에만 민감한 걸로 통념적으로 여겨져온 2030 세대의 심장 속에는 혁명의 기린아 체 게바라의 뜨겁고 선연한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주한 러시아 대사관으로 지체 없이 부리나케 달려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으로 철수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의 촛불을 들어야 한다. 러시아군이 군사시설과 무고한 민간인 거주구역을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게 퍼붓는 총탄과 폭탄과 미사일 세례 앞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으며 무참하게 죽어나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인민들에게 한없는 지지와 진정한 위로의 마음을 표시할 때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좀처럼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도 뚜렷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1977년생 젊은 정치가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장서서 희생하고 솔선수범으로 헌신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위대한 미덕을 실천했다. 그의 아내와 어린 두 자녀도 러시아군이 발사한 포탄들이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크이우 도심에 가장과 함께 잔류하기를 선택했다. 입으로는 반미자주를 외치면서도 제 자식들만은 거액의 외화를 들여가며 악착같이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한국의 부패하고 위선적인 기득권 586 권력자들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면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들이 그토록 깔보고 무시해온 코미디언 출신의 초보 정치인이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와 전 세계인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어떻게 해서 받게 됐는지 너무 늦기 전에 진지하게 성찰하고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대선 투표일이 이제 불과 겨우 일주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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