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원 기자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가 경제성장률 하락을 방어해 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코로나 장기화로 재택근무, 즉 재택 생산활동이 중요해지면서 기업의 수요도 늘어 재택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은 비재택근로자에 비해 약 3배가량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완충 효과’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9만5000명(전체 근로자 대비 0.3%)이던 재택근무자는 지난해 기준 114만명(4.2%)으로 증가해 12배 가량 급증했다. 감염병 위험 특성상 재택근무가 늘어난 데다가 기업들 역시 재택이 가능한 직군을 중심으로 채용을 늘리면서, 재택근무에 따른 우리 경제 성장 기여도 또한 함께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중 재택근무 확산의 GDP 기여도를 추정한 결과 특히 팬데믹 발생 초기에 그 완충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2020년 1분기와 2분기 우리나라 GDP는 각각 전기 대비 1.3%, 3.2% 가량 감소했는데, 이는 근무지 생산 감소(-2.9%포인트, -5.5%포인트) 영향이 컸다.
반면 재택근무 생산 기여도는 같은 기간 4.3%포인트, 1.0%포인트 가량 기록해 성장률 감소의 추가 하락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삼일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재택근무의 GDP 기여도를 전기 대비로 분석한 결과 2020년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기여도를 보였다”면서 “지난해 2분기 들어서는 방역 단계 조정 등의 영향으로 기여도 감소하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분석 결과로는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재택근무가 꾸준히 늘어나 경기 하락의 완충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택 생산의 기여도를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보면, 이동 제한 조치 등 방역 강도가 우리나라보다 더 심했던 일본, 프랑스 등의 국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분기 우리나라 재택근무 생상의 GDP 기여도는 4.2%포인트 수준이었으나, 일본(25.8%포인트)과 영국(4.5%포인트), 프랑스(5.6%포인트) 등의 국가들의 수치가 더 높았는데 이는 해당 국가들의 감염병 확산과 그에 따른 방역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강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생산 대체 여부는 GDP 기여도 뿐만 아니라 근로자 개인의 임금상승률과 고용지속 여부에도 영향을 미쳤다. 재택근무자의 임금상승률이 20~21년중 11.8%, 8.2%인 반면, 비재택근무자의 임금상승률은 4.0%, 2.7%에 불과했다.
재택근무의 요인을 보다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 개인의 성별 및 연령이나 직업 특성을 배제한 모형 분석 결과에서도 재택근무 활용 여부가 임금상승률을 3~5%포인트 가량 더 끌어 올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고용 지속 여부 역시 재택근무자가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자가 1년 후에 취업상태를 유지할 확률은 86.0%로, 비재택근무자(74.9%)에 비해 높았다.
재택근무 활용은 업무내용, 업무활동, 디지털 인프라 등에 영향을 받으며 차이를 보였다. 개인별로는 저연령층, 고학력일수록 재택근무 비중이 컸고 일자리 특성별로는 상용직, 대기업(300명 이상), 고숙련 직업일수록 재택근무 활용도가 높게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24.8%), 금융보험(15.7%), 전문과학기술(14.1%) 등에서 재택 비중이 높았고 숙박음식(0.3%), 보건복지(0.9%)는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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