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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김진욱의 큰 그림 - 바바리코트를 입은 전두환의 출현
  • 기사등록 2021-11-10 1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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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의 정권은 왜 교체됐을까

 

공수처장 김진욱의 돌연한 부상은 합수부장 전두환의 갑작스런 출현만큼이나 음산하고 을씨년스럽다. (사진 공수처 누리집)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으로 임명된 김진욱 씨에 관해 서초동 법조계 사정에 정통한 변호사 여러 명으로부터 전해들은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필자는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선 일절 관심이 없는 까닭에 대외적 활동과 관련된 이야기들에만 한정해 묻고 들었다. 

 

김진욱 씨는 바로 직전에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냈던 이찬희 씨의 추천으로 공수처장에 발탁될 수 있었다고 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법원 및 검찰과 더불어 법조 3륜의 하나로 불려온 곳이다. 이찬희 씨는 변협회장으로 재직할 무렵 당시 현직 법무부 장관이었던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공식석상에서 조폭들처럼 허리를 90도로 굽히는 이른바 폴더 인사를 불사했다가 변호사 사회에서 크게 빈축을 산 바 있었다.

 

이찬희 씨의 문재인 정부를 향한 사대주의적인 굴종적 자세는 나중에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왔다. 차기 변협회장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그가 선호한 후보자가 현 변협회장인 이종엽 변호사에게 압도적 표차로 참패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전신인 참여정부가 설립을 강행한 법학전문대학원, 곧 로스쿨을 졸업한 젊은 소장파 변호사들마저 이종엽 후보에게 몰표를 던질 지경이었으니 이찬희 회장 체제에 대한 변호사 직역의 민심 이반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뚜렷이 확인될 수 있다.

 

김진욱 씨는 추미애 전 대표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인 이찬희 전 변협회장의 천거로 초대 공수처장으로 단숨에 벼락출세했다. 그의 정치적 성향이 어떨지 굳이 따져볼 필요조차 없으리라. 그러므로 공수처가 문재인 정권의 친위대 겸 한국판 게슈타포가 돼버린 건 일종의 필연이고 숙명이었다.

 

어느 영남 변호사의 정치적 야망

 

김진욱 씨도 한국사회의 여느 출세하고 성공한 변호사와 매한가지로 상당한 재력가이다. 그는 초대 공수처장으로 본인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내릴 즈음 나름 튀는 복장을 즐겨 착용하고 다녔다. 올드팬들에게 추억의 미국 드라마로 기억되는 「형사 콜롬보」의 주연 배우 피터 폴크(1927~2011)가 극중에서 사시사철 제복처럼 입었던 낡은 바바리코트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외투 차림을 고집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자주 포착된 것이다.

 

김진욱 씨가 옷 살 돈이 없어서 단벌 신사 노릇을 자청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옷차림도 전략이라고 했다. 그는 콜롬보 같은 민완 형사 즉 유능한 수사관 인상을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려는 고도로 계산된 의도적 연출 아래 외모는 소탈하고 두뇌는 날카로운 형사 콜롬보 흉내를 일부러 냈을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멀쩡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사진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게 하고, 펭귄들의 서식처인 파타고니아 지역을 영토로 가진 남미의 아르헨티나를 겨울이 없는 상하의 나라로 만드는 발군의 ‘쇼통’ 실력을 과시해온 까닭에서이다.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행사해온 문재인 정권이 끝물에 다다르자 김진욱 씨는 자신의 벤치마킹 대상을 형사 콜롬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돌연 수정한 양상이다, 그는 국회 답변에서 공수처는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는 궤변을 언죽번죽 늘어놓으며 야당 대선주자를 겨냥한 공수처의 집요하고 지저분한 표적 수사와 보복 수사를, 비루하고 너절한 스토킹 수사와 물귀신 수사를 합리화하려는 얼토당토않은 무리수를 서슴지 않았다.

 

김진욱 씨가 윤석열 씨를 살아 있는 권력으로 묘사한 일은 문재인 정권의 비밀경찰 총수가 현재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자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대선 패배를 공공연히 기정사실화한 발언이기도 하다. 윤석열이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며 정치인으로 성장할 근육을 키웠듯, 김진욱 역시 자기 딴에는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함으로써 화려한 정치적 데뷔를 노리는 모양새다. 한 가지 결여된 요소가 있다면 김진욱을 위해 추미애 역할을 우악스럽게 해줄 인사가 아직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필자는 김진욱 씨의 일련의 행태와 언행을 현행 헌법의 유지를 전제로 2027년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하겠다는 실질적인 대선출마 선언으로 해석하고 싶다. 그가 대권도전의 플랫폼으로 선택할 정당이 머잖아 당명이 변경될 것으로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일 것임은 물론이다.

 

김진욱 씨는 1966년에 대구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기득권 586 세대의 일원이다. 민주당 계열 정당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로 영남 출신 인물들에게 부당하고 특권적인 가산점을 부여해주는 당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오죽했으면 영남 당원 1명을 호남 당원 20명과 등가로 계산하는 희한하고 엽기적인 셈법까지 전당대회의 당대표 경선에 천연덕스럽게 도입됐겠는가?

 

고로 영남 태생의 초대 공수처장을 한 스펙이면, 더불민주당에서는 호남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20번에 당선된 것과 동일한 가치가 매겨질지도 모르겠다. 김진욱은 권력의 냄새를 맡는 정치적 후각이 놀랍도록 발달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이다. 그가 더불어민주당의 ‘밤의 정체성’을 규정해온 영남 프리미엄을 내심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 말한다면 이는 필자의 지나친 독단적 억측만은 아니리라.

 

기층의 일반대중은 특별히 지혜롭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어리석지도 않다. 그럼에도 역사의 전반적 진행 방향은 그것이 진보적이건 혹은 보수적이건 인민대중 사이에 형성된 평균적 여망과 합의에 기초해 대체적으로 결정돼왔다. 이러한 구조적 법칙의 발현 현상을 먹물들은 ‘집단지성’으로 명명하곤 한다. 다수의 집단적 의식 또는 무의식이 한 국가의, 한 민족의, 한 사회의, 한 조직의 존망과 흥폐를 판가름해온 셈이다.

 

공수처는 남한의 평범한 민중의 인식에서 문재인 정권의 임기 종료와 함께 곧바로 사라질 기구이다. 이 조직이 남길 유일한 흔적은 대구 태생의 야심만만한 B급 법조인을 민주당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띄운 게 아마 유일하고 독보적일 유품일 성싶다. 인민의 고혈을 쥐어짜 조성된 귀중한 혈세로 운영된 국가조직이 이뤄낸 유일무이한 성과물이 음흉한 흑심에 가득 찬 특정인의 인생역전일 뿐이란 점에서 문재인 정권의 공수처는 전두환 소장의 국보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두고두고 후세의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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