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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7년 만에 결국 자진 철거 - `철거` 두고 서울시와 갈등 끝, 27일 기억공간 서울시의회 내 임시 공간 이전 - 더민주 송영길 대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등 결정…`월권` 지적도

김호은 기자

  • 기사등록 2021-07-27 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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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의 철거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던 세월호 유족 측이 27일 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 공간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유족 측이 27일 광화문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 공간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6일 밤에 열린 자체 회의 결과를 정리해 이같이 밝혔다. 협의회 측은 이날 오전 세월호 사고 추모 시설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 측 입장을 밝힌 뒤 시설 내 물품을 옮기기 시작했다.


협의회의 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장동원 씨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산 기간 중 시설을 이전할 장소가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는데, 시의회에 작지만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며 "임시공간은 협의회가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여당·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등이 시설 관계자 측과 논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4 · 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세월호 기억공간`이 이전되기 전 시설을 둘러보며 추모의 시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집행기관이 아닌 서울시의회가 시설 이전 등에 대해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행정책임은 서울시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일 세월호 추모 시설 관계자들에게 해당 시설의 철거를 통보하고 시설 내 물품 정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추모 시설 관계자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지난 23일부터 시설 철거를 반대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애초 계획은 26일 시설을 철거하는 것이었지만, 이들의 완강한 저항 탓에 철거 계획은 실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추모 시설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7월부터 광화문광장에 설치·운영돼 온 천막 14개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지난 2019년 4월12일 세워진 목조 가건물이다. 서울시 측에 따르면 故 박원순 전 서울특별시장의 역점 사업인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 개시 전까지만 임시 운영하기로 돼 있었다.

 

유가족이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에 보관되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사진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폭염 속에 대치가 길어지면 유가족이나 공무원, 대치를 지켜보는 시민까지 모두에게 힘들고 안 좋은 기억이 될 것"이라며 "유가족의 슬픔에 절실히 공감하며 기억공간 전시물을 의회 내부에 임시 전시해 현재 상황의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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