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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청소노동자, 병원의 `5년간` 노조파괴 시도 규탄 기자회견 -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장, 직접 노조파괴 지시 및 용역업체 부사장 등과 공모 - 진정성 있는 사과 및 교섭권 인정 등 원상회복 조치 이행 촉구

김호은 기자

  • 기사등록 2021-05-18 14: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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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병원 측의 `노조 파괴 시도 규탄 및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18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병원 측의 `노조 파괴 시도 규탄 및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노조 측은 "검찰이 3월 12일 당시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장과 용역업체 `태가비엠` 부사장 등 9명을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기소했다"며 "이들이 민주노총 세브란스병원분회 설립을 저지하고 노조 탈퇴를 종용한 사실이 드디어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과 살인적인 노동강도, 이의를 제기해도 바뀌지 않는 부당한 업무 상황 탓에 민주노조 가입을 최후의 수단으로 삼았다. 그러나 그때부터 `민주노조 파괴`를 위해 병원과 용역업체는 청소노동자들에게 더 큰 불이익을 주며 탈퇴를 종용하기 시작했다고 노동자 측은 주장했다.

 

청소노동자 측은 두 평 남짓한 창고 같은 휴게실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작년부터 `코로나 감염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금지 당하고 저임금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7000원이 넘는 병원 밥을 매끼 사먹으라고 강요당했다.

 

또한 `코로나가 퍼진다`는 이유로 휴게실 이용을 통제하는 바람에 200명 넘는 노동자들은 제대로 쉴 곳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을 대하는 병원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중환자실을 담당하던 한 청소노동자는 C형 간염에 걸린 에이즈 환자가 숨져 나간 자리를 청소하다 버려진 수술용 칼에 손을 찔렸다. 일하던 곳이 응급실이었지만, 병원과 용역회사는 병원 밖으로 나가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용역업체 태가비엠은 오히려 "너 때문에 용역계약이 안될 수 있다"며 부상당한 노동자를 핍박했다.

 

용역업체는 부당 전환배치, 부당징계를 남발하며 조합원들을 협박하고 불이익을 주며 노조를 지속적으로 탄압했다. 쉬는 시간에 사과나 떡을 먹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아울러 조합원은 본래 일하던 자리가 아닌 `유동`으로 배치됐다. 유동은 빈자리를 찾아 병원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하루하루 다른 구역을 청소해야 하는 초보자에게 주어지는 자리다. 이와 더불어 민주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재계약이 되지 않는다는 협박을 일삼았다. 노골적으로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청소노동자와 공공운수노조가 피켓을 들고 서있다.

이러한 지시 뒤에는 병원이 있었다. 업무일지를 통해 용역업체에게 노조를 탄압하라고 깨알같이 지시했다. 연서명 형식으로 100여명의 민주노조 조합원들에게 사인을 강요한 뒤, 집단 탈퇴서를 노조에 보냈다. 민주노조 출범을 막기 위해 간담회를 핑계로 청소노동자들을 감금하기도 했다. 이에 `문을 열라`고 항의하는 연세대학교 학생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노조 측은 "병원과 용역업체가 공모한 범죄사실이 드러나 전 사무국장과 전 파트장은 현재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며 "그들이 해왔던 악행들은 반드시 정당한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노조와 청소노동자들은 5년간 노동범죄를 통해 청소노동자들을 노예로 만든 관련자들을 강력하게 징계할 것을 촉구하며 노동탄압 전문 업체 태가비엠을 지금 당장 내쫓으라고 촉구했다.

 

앞으로는 태가비엠 같은 악질 용역 업체가 아닌 제대로 된 업체를 선정해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또한 병원 측은 피해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지금이라도 교섭권 인정 등 원상회복 조치를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조 측은 현재 태가비엠 관리자의 유인물 탈취 행위, 휴게실 출입 저지 행위, 신규채용 절차에 지배개입한 건에 대해서는 검찰이 기소하지 않아 항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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