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마티스가 엮은 보들레르의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 출간 - 문예출판사, 마티스가 보들레르에게 그림을 바친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 국내 최초 출간

임지민 기자

  • 기사등록 2018-11-12 09:10:08
기사수정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화가 앙리 마티스가 직접 편집하고 삽화를 그린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이 국내에서 최초로 번역·출간되었다.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 표지 

이 책은 보들레르가 쓴 단 한 권의 시집인 ‘악의 꽃’ 제1판에서 제3판까지 수록된 시 가운데 화가 앙리 마티스가 직접 선별한 시 33편과 역자가 추가해 번역한 ‘만물교감(Correspondances)’, ‘가을의 노래(Chant D’Automne)’를 포함해 총 시 35편을 담은 것이다.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은 1947년에 마티스가 출간한 300부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 있는 263번째 판본을 재현한 것으로, 프랑스에서 출간된 ‘Les Fleurs du Mal’(Éditions Hazan, Paris, 2006; Éditions du Chêne, Paris, 2016)을 참고했다. 시인 아라공의 후기에 따르면 이 시집은 그 인기가 대단해 마티스조차 원본을 챙겨두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소진되었다.

더불어 마티스의 편집의도를 살리고 시와 그림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원본의 판면을 그대로 옮겨 편집했으며, 프랑스 정부로부터 프랑스어 교육문화훈장을 수여받은 김인환(이화여대 명예교수)의 번역과 정장진 미술·문학평론가의 그림 해설을 추가해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마티스는 보들레르의 시를 읽고 자신의 작업과 연결 짓기를 시도해왔다. 그의 1904년 작품인 ‘풍요, 고요, 쾌감(Luxe, Calme et Volupté)’은 보들레르의 시 ‘여행으로의 초대(Invitation au Voyage)’에 나오는 시구를 인용한 것이며, 1906년 작품인 ‘삶의 기쁨(La joie de Vivre)’ 또한 ‘풍요, 고요, 쾌감’을 다른 기법으로 해석한 완결판이었다. 보들레르의 시는 마티스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예술가 스스로 자신만의 예술적 형식을 찾아야 함을 알려주는 경고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는 암 선고와 전쟁의 여파로 힘든 날들을 보내던 그 시기에도, 멈추지 않고 자신의 50여 년 화업을 정리하며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의 작업을 이어나갔던 것이다.

마티스가 보들레르의 시에 곁들인 그림들은 모두 사람 얼굴을 그린 초상화다. 마티스는 시인의 성찰이 담긴 ‘고백’, ‘자정의 심의’, ‘인간과 바다’ 같은 시에는 각각 다른 보들레르의 얼굴을 그려냈고, 욕망과 열정이 뒤섞인 ‘망각의 강’, ‘이국의 향기’, ‘아름다움’ 등 대부분의 시에는 여인의 얼굴을 담아냈다. 대화체로 이뤄진 많은 시편들을 읽으며 마티스는 시인의 부름을 들은 그림을 그리기도, 꿈속의 먼 나라 같은 여인의 얼굴을 그리기도, 파멸의 예감을 느끼며 불길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그림은 보들레르와 마티스 사이에 존재한 8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고 인간 내면의 어둠과 쾌락을 더욱 극대화하며 예술의 조화를 이뤄낸다.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
샤를 보들레르 지음 | 앙리 마티스 엮고 그림 | 김인환 옮김 | 정장진 그림해설 | 문예출판사 펴냄 | 2018년 11월 5일 출간 | 216쪽 | 1만3000원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axnews.co.kr/news/view.php?idx=2557
  • 기사등록 2018-11-12 09:10:08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우리은행, 서울주택도시공사와 청년주택 공급 확대 나선다 우리은행(은행장 조병규)이 2일 서울주택도시공사(사장 김헌동)와 상생금융 업무 협약을 맺고 청년세대 주거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다. 서울주택도시공사 본사에서 진행한 이번 협약식에는 우리은행 조병규 은행장과 서울주택도시공사 김헌동 사장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가 참여해 △청년주택 공급 확대 사업 기획 및 발굴 △청년주택 공급 ...
  2. LH, 청년·신혼 등 매입임대주택 3천 호 공급 LH는 지난 3월 28일 게시된 ‘24년 1차 청년,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모집공고’ 청약 접수를 오는 8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매입임대 사업은 LH가 도심 내 교통 접근성이 좋아 직주근접이 가능한 신축 및 기존 주택을 매입해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등에 저렴하게 임대하는 제도이다. LH는 지난해 청년·신혼부...
  3. 민주 경기도당,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고발...공영운 후보 관련 허위사실공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화성을 공영운 후보에 대해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없이 공 후보의 딸이 주택을 매입하면서 전세를 끼고 샀다고 말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를 선거낙선 목적 허위사실공표죄 및 후보자비방죄로 3일 경찰에 고발했다.이준석 후보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자간 토론에서 공영운 후보에게 딸의 부동...
  4. 괭이부리마을 쪽방촌에 임대주택 건설, 2025년 착공 목표 인천광역시는 4월 3일 인천시, 동구, 인천도시공사 세 기관이 괭이부리마을 쪽방촌 개선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 사업은 괭이부리마을 중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 정비가 시급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으로 현재 거주 중인 주민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50세대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하고 공원 ...
  5.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주간 운영…야생생물 공존 가치 널리 알린다 환경부(장관 한화진)는 멸종위기종의 날(4월 1일)을 계기로 4월 2일부터 9일까지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주간’을 운영한다. 올해 처음 운영하는 보전주간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과 공존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국민과 함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번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주간’...
포커스 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