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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제로 사라질 장기미집행공원 부지, 84% 지켜내 - 정부·지자체·민관 거버넌스 노력으로 368㎢ 중 310㎢ 유지

윤승원 기자

  • 기사등록 2020-06-19 11: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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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제로 사라질 장기미집행공원 부지, 84% 지켜내 

정부, 지자체, 시민이 힘을 모아 사라질 위기에 처한 서울시 면적 절반 규모의 공원 부지를 지켜냈다.

오는 7월 1일이면 20년간 조성되지 않은 공원이 자동 실효될 예정인 가운데, 실효 대상 368㎢ 중 84%인 310㎢의 부지가 공원으로 조성되거나, 공원 기능을 유지하게 됐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 시민 등 다양한 주체가 공원조성과 보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실효가 도래한 368㎢를 최대한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8년 4월과 ’19년 5월, 두 차례 대책을 통해 반드시 공원으로 조성해야할 공원 부지를 선별하고 지자체에 대한 재정지원을 최초로 시작했다.

도시재생, 지역개발사업 등 국고사업과 연계한 공원 조성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LH 토지은행에서는 지자체를 대신해 부지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자체도 지방채를 발행하고 ‘18년 선별한 우선관리지역보다 더 많은 공원 조성사업에 나서는 한편 지역주민·환경단체 등과 민관 거버넌스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협력하는데 앞장섰다.

확정된 공원사업이 완료되면 전국 650곳의 공원이 새롭게 조성되고 1인당 공원면적은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원 조성과 유지를 합쳐 총 1,500만 그루의 나무 조성효과와 연간 558톤의 미세먼지 흡수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6월 18일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해 이 같은 장기미집행 공원 해소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공원 조성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했다.

국토교통부 권혁진 도시정책관은 “시민, 지자체, LH, 정부 모두의 노력으로 공원 대부분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며 “기후 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공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녹색공간이 최대한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시공원 실효제는 지자체가 공원 부지로 지정한 뒤 20년간 조성사업을 시행하지 않으면 공원 지정 효력이 상실되는 제도다.

도시공원은 지자체가 도시관리계획을 통해 공원부지를 지정, 공원조성사업에 대한 실시계획 승인, 부지 매입, 공원시설 설치 등의 절차를 거쳐 조성하게 되는데, 사유지가 공원 부지로 지정될 경우, 해당 토지는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 없게 된다.

지자체가 그간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공원으로 지정만 하고 장기간 조성하지 않는 ‘장기미집행공원’이 누적되자, 헌법재판소는 1999년 헌법 불합치 결정을 통해 정부에 국민의 재산권과 공원 조성의 공익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적정한 기간을 두도록 했다.

이에 정부는 2000년 7월 1일 공원 지정 후 20년간 조성 사업을 시행하지 않는 공원부지는 지정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실효제를 도입했고 올해 7월 1일 최초로 자동 실효 기한이 도래하게 된다.

공원 부지는 면적이 넓고 지정 후 조성사업을 하지 않아도 주민들이 등산로 산책로 등으로 이용하고 있어 실효될 경우 대규모 난개발이 이뤄지거나 주민들이 자주 찾던 휴식공간이 상실되는 문제가 있다.

실효제가 도입된 2000년 당시, 공원으로 지정만 되어 있고 실제로 조성하지 않은 공원부지는 서울시 면적의 1.2배인 738㎢였다.

정부는 미집행공원 해소를 위해 공원을 대체할 수 있는 도시자연공원구역, 민간자본을 통해 공원을 조성하는 민간공원 제도 , 지방의회 해제권고제 등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노력 등에 힘입어 장기미집행 공원은 꾸준히 감소했으나, 실효제 시행을 2년 반 앞둔 시점인 ‘18년 1월 기준으로 남아있는 공원부지는 368㎢에 달해 서울시 면적의 60%가 넘는 공원이 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2년반 후에 실효가 도래하는 368㎢를 최대한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두 차례 대책을 마련해 직접적인 지원에 나섰다.

2018년 4월 정부는 첫 번째 대책을 통해 지자체와 함께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고 실효될 경우 난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부지 130㎢를 선별하고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해 공원을 조성할 경우 이자의 50%를 지원하는 재정적 지원도 최초로 시작했으며 도시재생, 지역개발사업과 같은 국고사업과 연계해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공원 조성이 어려울 경우에는, 실효가 되어도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는 용도지역·구역 지정도 추진했다.

2019년 5월 정부는 추가대책을 마련해 지방채 이자지원을 70%까지 확대하고 LH 토지은행에서 지자체를 대신해 공원 부지를 매입했으며지자체가 부지매입이 시급한 사유지부터 우선해서 공원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국공유지는 실효를 최대 20년간 유예했다.

LH도 장기미집행공원 부지에 임대주택과 연계해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두차례 대책을 계기로 지자체도 보다 적극적 공원 조성에 나섰다.

지방채를 적극 발행해 2018년에 선별했던 우선관리지역보다 많은 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인천, 광주, 청주, 익산 등 다수 지자체는 지역주민·환경단체 등과 민관 거버넌스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공원 조성을 추진했다.

이처럼 정부, 지자체, 환경단체, LH 등 다양한 주체가 공원 조성과 보존을 위해 노력한 결과, 실효 대상 368㎢ 중 84%는 공원으로 조성하거나 공원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올해 7월 실효 대상이었던 장기미집행 공원부지 368㎢ 중 137㎢는 지자체, 민간, LH가 공원 조성 사업을 확정했다.

확정된 공원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650곳의 공원이 새롭게 조성되고 1인당 공원면적은 30% 증가할 전망이다.

사업이 확정된 공원 부지는 부지매입을 5년 내 완료하고 공원시설 설치 등을 통해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공원 조성 주체별로 보면, 지자체가 조성할 예정인 공원은 110㎢, 민간이 조성하는 공원은 25㎢, LH가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를 조성하는 공원은 2㎢이다.

공원 기능을 유지하는 173㎢는 실효가 유예된 국공유지와, 지자체가 용도구역·용도지역 등의 지정·변경을 통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공원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게 한 부지다.

실효 대상 장기미집행 공원부지 중 국공유지는 총 94㎢로서 이 중 97%인 91㎢가 2030년 7월 1일까지 10년간 실효가 유예됐다.

나머지 3%는 대부분 주택가로 시가화되었거나, 도로·군사시설 등이 서류상으로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으로서 이미 공원 기능을 상실한 부지이거나, 도로 공공청사 등 다양한 공공사업 계획이 확정되어 공원 해제가 필요한 부지였다.

이러한 국공유지는 소관부처에서 도로 공공청사 등으로 이용할 계획이며 향후 지자체와 함께 이용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적극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지자체가 용도구역으로서 도시자연공원구역을 지정한 부지는 총 59㎢로서 서울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은 자연환경 및 경관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토지주의 재산권 행사가 제약되는 측면도 있으므로 정부는 지난 5월 도시자연공원구역 규제를 완화하고 매수청구 인정 요건도 확대한 바 있다.

한편 23㎢의 공원 부지는 지자체가 용도지역을 보전녹지로 변경하거나, 경관지구 지정 등을 통해 난개발을 방지하도록 조치했다.

실효되어도 난개발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부지인 58㎢는 7월 1일 실효될 예정이다.

대부분 개발제한구역, 보전산지와 같이 개발이 제한되는 부지나, 경사가 가파르고 고도가 높아 지자체의 개발행위허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부지가 이에 해당된다.

상당수 부지는 주로 도시 외곽에 위치한 공원 부지로서 주민이용이 많지 않고 개발압력이 낮아 실효되어도 난개발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전망이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와 기후변화 시대에 공원을 비롯한 도시 내 녹색 공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공원 조성 사업이 확정된 부지를 국민들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안전한 휴식 공간으로 차질 없이 조성하고 공원을 조성·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민불편을 해소하는 한편 7월 이후에도 지속 발생하는 공원 실효에 대응해 다양한 녹색공간을 적극 확충해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공원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재정부족 등으로 보상 및 공원 조성이 지연되지 않도록 지방채 이자를 차질 없이 지원하고지자체가 토지은행 비축제도를 활용해 부지를 추가 매입할 수 있도록 토지은행 이용료를 현재 4% 내외에서 2% 수준으로 인하한다.

공원의 질적 향상을 위한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정부는 스마트시티와 연계한 스마트공원 시범 조성사업을 통해, 첨단 기술을 접목한 공원을 조성·확산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LH는 지자체·민간의 공원조성사업 추진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발생할 경우, 공공임대주택지구를 활용한 공원조성 사업으로 전환해 신속하게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LH는 7월 이후 실효 기한이 도래하는 장기미집행공원 부지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공원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주체가 공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국민신탁제도를 개선해 시민모금·기부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공원 조성 및 기능 유지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토지주의 재산권 제한, 주민이용 불편 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련제도를 개선하고 지자체와 공동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등으로 발생하는 토지주의 재산권 행사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 공원녹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연 경관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설치 가능한 수익·편의시설을 확대하고 매수청구 요건도 추가 완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공원 부지에서 철조망 등으로 출입을 제한하는 행위로 주민들의 공원 이용에 불편이 발생할 경우, 공원관리청인 지자체의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원상회복 조치하는 등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여가·휴식공간과 기후변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완충지대로서 공원을 포함한 도시내 녹색공간을 지속 확충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시공원, 도시숲, 도시생태축 복원 등 다양한 녹색 공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 내 제도·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앞으로 미집행공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원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실현가능한 재원계획을 미리 마련하도록 하는 등 공원 지정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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