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46년 카이사르가 태양력을 발표할 때 음력과 양력의 차이로 인해 각 달의 날짜 수는 이전의 음력 날짜와 달라야 했습니다. 이전의 달력은 31일인 달이 네 개(3,5,8,10), 29일인 달이 7개(1,4,6,7,9,11), 28일인 달이 하나(2)였습니다. 율리우스력에서는 31일인 달 7개(1,3,5,7,8,10,12), 30일인 달 4개(4,6,9,11), 28일인 달 1개(2)로 고정되었습니다. 물론 윤년일 때는 음력 시대의 전통에 따라 12월 말이 아닌 2월에 하루를 추가했습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에 의해 태양력이 공식 달력으로 공포되었지만 각 달의 이름은 그대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원전 44년 카이사르가 죽은 후 그에 대한 존경의 뜻에서 그가 태어난 7월(Quintilis)이 July로 바뀝니다.(카이사르가 직접 바꾼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기원전 8년 당시 황제였던 아우구스투스(Augustus)는 8월(Sextilis)을 자신의 이름을 딴 August로 바꿉니다. 그가 황제가 되기까지 중요한 사건들이 8월에 일어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우구스투스가 August를 30일에서 31일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는 잘못된 것입니다. 이미 카이사르에 의해 8월은 처음부터 31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 후 아우구스투스의 뒤를 이은 테베리우스 황제 때는 원로원 의원들이 9월을 Tiberius로 바꾸자고 제안했지만 황제가 이를 거절했습니다. 황제가 바뀔 때마다 달 이름을 바꾸면 나중에 어떻게 할 것이냐며 오히려 원로원 의원들을 꾸짖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악명 높은 네로 황제는 서기 65년 April을 자기 이름을 딴 Neroneus로 고치고, 5월 May와 6월 June도 Claudius(네로 황제의 양아버지), Germanicus(네로의 외할아버지이자 클라우디우스의 형)로 고치지만 그가 죽자 모두 원래대로 환원되었습니다.
로마 최초의 태양력인 율리우스력은 1년을 365.25일로 해서 4년에 한 번씩 윤년을 두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지구가 태양을 공전해서 다시 원래의 춘분점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태양년 혹은 회귀년이라고 함)은 365.2422일입니다. 따라서 율리우스력에서는 매년 0.0078일(365.25일 - 365.2422일)의 차이가 생깁니다. 1년에 0.0078일(시간으로 나타내면 11분 14초)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128년 정도가 지나면 이 차이가 하루가 됩니다.
처음 율리우스력이 공포되었을 때 춘분날은 3월 25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서기 325년에는 3월 21일로 옮겨져 있었습니다. 율리우스력의 오차 때문이기도 하지만 초기에 윤년을 잘못 적용한 문제도 있었습니다. 춘분의 날짜가 계속 바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봄의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춘분이 1월이나 2월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춘분을 기준으로 부활절을 정하는 기독교인들에게도 춘분날이 변하는 것은 문제였습니다. 당시 로마 황제였던 콘스탄티누스 1세는 기독교를 정식 종교로 인정하고 기독교인들의 화합을
위한 니케아 종교회의를 소집합니다. 이 자리에서 춘분날이 3월 21일로 고정되고, 춘분이 지난 후 첫 번째 보름달이 뜬 다음 일요일이 부활절 날짜로 결정됩니다.
세월이 흘러 그레고리우스 13세가 로마 교황으로 있었던 16세기 후반에는 실제 춘분이 3월 11일로 달력과 10일의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이 차이를 수정하기 위해 다시 달력 개혁이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그레고리력입니다.
생활천문학 강좌가 3월부터 시작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페이스북에 친구 추천을 해 주시거나 메일 (byeldul@nate.com), 또는 네이버 블러그 http://blog.naver.com/byeldul 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